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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인랑', 거절할 이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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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 "'인랑', 거절할 이유 없었다"

    [노컷 인터뷰] '인랑' 임중경 역 강동원 ①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인랑'에서 임중경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인랑' 개봉 기념 강동원의 라운드 인터뷰에 무려 10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돌아가면서 질문 한두 가지를 하기에도 빠듯할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린 건, 역시 작품에 관한 높은 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어느 작품에서나 본인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뽐낸,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김지운 감독의 신작인 데다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등이 출연해 기대작으로 꼽혔다. '공각기동대'로 국내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오시이 마모루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만큼, 강화복을 입은 특급 전사의 모습이 어떻게 실사화될지 궁금증이 쏠리기도 했다.

    '인랑' 개봉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강동원을 만났다. '골든 슬럼버'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본 그는 이번 영화 역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영화는 언론 시사회 때 처음 본 건가. 기대한 만큼 잘 나왔다고 보나.

    네.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분량 때문에 인물들이 안 살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인물들이 다 잘 살아있어서 좋더라. (최)민호한테 '너 이 씬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 거냐' 하기도 했는데, 다 잘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웃음)

    ▶ '인랑'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우선 한국에서 이렇게 갑옷을 입은 영화를 만든 적이 없으니까 되게 해 보고 싶단 생각이 컸다. 김지운 감독님이 하신다고 하니까 거절할 이유도 없었고, 임중경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여성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그런 것(강화복) 입어보고 싶은 게 있다. 이런 장르 자체가 마니아들도 강하고 해서 해 보고 싶었다. 이 마니악한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였다. 이제 봐야 한다, 오늘 개봉했으니까.

    ▶ 원작을 보았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봤다. 정확히 언제 처음 본 건지는 기억이 안 난다. 김지운 감독님이 준비하고 있으니까 보고 얘기해 달라고 해서, 그날 보고 바로 결정했다.

    영화 '인랑'은 디스토피아를 그린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강화복을 입고 촬영했는데 어땠나.

    이렇게 무겁게밖에 못 만드냐고 물어봤다. 이걸 입고 어떻게 연기하냐고. 그때만 해도 테스트여서 (실제로는) 이것보단 가볍게 할 거라던데, 크게 차이를 모르겠다. 뭘 가볍게 했단 건지. (웃음) 근데 가볍지는 않았다. 사실 제작비가 더 있어야 하고, 그러면 가볍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 (갑옷 담당하는 분도) '인랑' 팬이어서 엄청 열심히 해 주셨다. 덕분에 진짜 멋있는 그런 수트가 나왔다. 저희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런 걸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제 몸에 맞춰서 갑옷을 만든다는 게, 입을 때 되게 기분 이상하면서도 좋더라.

    ▶ 무기도 많이 등장했는데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저한테 주고 쏴 보라고 하길래 들자마자 '사람이 이걸 어떻게 들고 쏘냐. 이렇게 무거운 걸'이라고 물었다. (웃음) 땅바닥에 두고 쏘는 거라고 하더라. 어쩐지 너무 무겁더라. (웃음) 총이 너무 무거워서 반동이 없다. 총알 70발을 달아도 3초 만에 다 쏴 버리니까 신나게 쐈다. 재밌더라. (웃음) 권총보다 더 나았다. 반동이 없으니까. 권총만 해도 약간의 공포심이 있다. 탄피랑 화약이 뒤로 튀니까. 근데 얘는 밑에서 놓고 쏘고, 강화복까지 다 입고 있으니까 쏘고 있으면 속이 시원-했다.

    ▶ 경찰 특기대에서도 에이스로 손꼽히고, '인랑'(인간 늑대)으로도 활약하는 임중경 역을 맡았다. 역할 소화를 위해 어떤 점을 신경 썼나.

    원작 팬분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임중경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웃음) 제 캐릭터는 원작에 가깝게 가져가려고 했다. 서늘한 느낌 같은 것. 사실 원작(주인공)은 조금 아저씨 같다. (일동 폭소) 아무튼 남성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다른 캐릭터들이 좀 더 변하거나 강해질 수 있게, 제 캐릭터는 원작과 되게 비슷하게 가져간 측면이 있다고 본다. 감독님은 할리우드의 되게 마초 같은 남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 임중경은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죄책감 때문에 고뇌하는 장면도 짧게만 표현되고. 쉽지 않은 캐릭터였을 것 같다.

    대사가 없으면서 고민 많은 캐릭터가 되게 쉽지 않다. 이제 조금 경험이 쌓이긴 했다. '의형제' 때도 감정 숨기고 있어서 힘들었다. 이번엔 대사도 훨씬 더 없고, 더 끝판왕이었다. 처음부터 각오는 했다. 연기자로서는 감정 표현을 안 하는 게 되게 힘들다. 저 혼자 안 하면 내 캐릭터가 너무 이상해지지 않을까, 나 너무 별로로 보이지 않을까 싶다. 뭘 자꾸 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단 한 번도 감정 표현하지 않는 거로 그냥 쭉 밀고 나가자고 생각했다. 오히려 감정 표현을 좀 더 했다. 감독님이 시키셔서. 저는 완전히 냉혈한처럼, 마지막에만 딱 무너지는 쪽으로 계획했는데 감독님은 좀 더 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강동원이 맡은 임중경은 특기대의 명령을 충실하게 소화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아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였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강화복으로 얼굴을 가렸는데도 그 안에서 표정 연기를 다 했다고 김지운 감독이 칭찬했는데.

    촬영할 때 얘기해줬으면 더 열심히 했을 텐데. (웃음) 손 연기를 한다고 치면, 손으로만 계속하려고 하면 잘 안 된다. 똑같은 원리다. 액션을 할 때도 감정을 가져야 한다. 걷는 것만 해도 기분 나쁠 때와 좋을 때 걷는 게 다르지 않나. 신나는 걸음걸이와 축 처진 것. 그러니까 (강화복으로 가린 채) 안에 있어도 연기를 다 할 수밖에 없었다.

    ▶ 어느 영화보다 액션 장면이 많았는데 체력 관리는 어떻게 했나.

    처음부터 운동을 되게 많이 하면서 시작했다. 운동 많이 하면 얼굴이 좀 바뀌니까. 남성적인 캐릭터라서 몸도 많이 키우고 태닝도 하고 머리도 짧게 잘랐다. 질문이 뭐였죠? (웃음) 처음에는 갑옷 입고 걷고 총 쏘는 것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뛰고 치고받고 싸우기도 하고, 할 게 계속 늘더라. 근데 또 신기한 게 사람 몸이 한 일주일 지나니까 적응이 되더라. 운동을 많이 해서 건강했었다.

    ▶ 과거형으로 말했는데 지금은 건강하지 않단 의미인가.

    지금은 건강하진 않은 것 같은데, 그때만큼. (웃음) 그냥 보통이다.

    ▶ 상체 노출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관리를 열심히 한 게 보였다.

    그거 아무도 얘기 안 했었는데, 처음 질문하시는 것 같다. 별로 임팩트가 없었나 보다. (웃음) 감독님이 (몸에) 뭘 많이 달아놓기도 하고 얼굴에도 뭘 씌워서 사람들이 나인지 알아보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웃음) 엄청 열심히 운동했는데 잘 보이게는 안 나왔던 것 같다. 뭔가 상징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으니까… 고생한 것에 비해서는 좀 아쉽다.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해야겠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광화문 액션씬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을 한두 개만 꼽는다면.

    마음에 드는 장면이 두 장면 있었는데 다 빼셨더라. 감독님께 물어보고 온다는 걸 까먹었다. 이따 물어봐야겠다. (웃음)

    ▶ 촬영 현장에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

    엄청 더웠던 기억이 난다. 특히 남산타워 장면 찍을 때가 엄청나게 더웠다. 9월이었는데도. 되게 힘들었다. 그게 세트인데, 천장이 안 뚫려있어서 안이 너무 더웠다.

    ▶ 여성 요원을 굉장히 세게 가격하는 장면이 있었다.

    사실 뭐 남자들도 똑같았지만 제가 물어는 봤다, 정두홍 무술감독님한테. 여성분 목을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고. 남자도 다 똑같이 그러는데, 그럼 (적이) 총 들고 있는 데 어떡할 거냐 하시더라. (웃음) 안 죽이면 제가 죽으니까 남녀가 없었다.

    ▶ 마지막 액션 장면에서 정우성과 함께 혈투를 벌이지 않나. 합이 잘 맞았는지 궁금하다.

    강화복을 둘 다 입고 싸우냐, 총을 들고 싸우냐 이걸 찍기 한두 달 전에 결정했다. 강화복 입고 치고받고 싸우는 거라고 가자고. 우성 선배님이랑 둘이 대화하는 씬도 있었다. 그 장면도 되게 좋았는데… (웃음) 임중경이 혼자서 되게 고민하는 장면이 있고, 이윤희(한효주 분)에 대해 나오는 장면도 있다. 아쉽지만 분량상 빠졌다. (정우성과의 합은) 너무 좋았다. 너무 잘 맞았고. 너무 신사이셨다, 우성이 형은. 진짜 즐겁게 찍었다. 기회가 되면 좀 더 같이 찍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액션을 다시 한번 찍으면 재밌을 것 같다. 무거운 거 입고 하는 것 말고, 무기 들고 하면… 총이든 칼이든 들고 싸우면 재미있을 것 같다. <계속>

    (노컷 인터뷰 ② 강동원 "침체돼 있다고 생각하면 견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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