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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염 직격탄 죽도시장 "밑지고 팔려해도 사람이 없어요"



포항

    [르포]폭염 직격탄 죽도시장 "밑지고 팔려해도 사람이 없어요"

    죽도시장(사진=김대기 기자)

     

    "40년 넘게 여기서 장사했는데 이런적은 없었다. IMF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가마솥 더위에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기면서 상인들은 어느때보다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과일·채소·생선 할 거 없이 생물이 쉽게 무르거나 녹아 내려 날이 갈수록 손해가 커지고 있다.

    25일 포항 죽도시장.

    오전 11시 현재 기온이 33.5도로 시장 안은 말 그대로 찜통이다.

    물건 정리를 하는 상인들은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을 연신 훔치고 온몸은 땀으로 젖은 모습이다.

    폭염에 직격탄을 맞으며 경북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오가는 사람이 적다.

    과일 상인 이 모(70·여)씨는 "보통때 같으면 도로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지금은 보는데로 사람이 없지 않냐. 40년 넘게 장사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IMF때 장사가 안된다안된다 했는데 그때도 지금보다는 나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아케이드가 설치된 곳은 땡볕은 피할수 있지만 열기는 고스란히 상인과 손님들의 몫이다.

    상인들은 선풍기 바람을 쐐고, 부채도 부쳐보지만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리는 땀을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사진=김대기 기자)

     

    여기에 폭염에 과일·채소·생선 할 거 없이 생물들은 몇 시간이면 물러버려 상인들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냉장고에 넣고, 보관 케이스를 특별 제작해 보기도 했지만, 기록적 폭염을 버티지 못하고 버리는 게 반이다.

    채소 상인 허 모(45)씨는 "오전에 잠깐 물건을 내놓고 냉장고로 옮겨야 한다. 안그러면 다 녹고 눌러서 팔지를 못한다"면서 "손님들은 눈에 안보이니 안사시고 매출은 바닥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날 팔지 못하면 물건은 다음날에 팔수 없을 정도로 눌러 버리니 저녁 청소차에 버리는데 절반은 버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에는 그나마 손님이 있지만, 오후로 접어들면 오가는 사람을 손으로 꼽을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한산해 진다.

    시민 김내미(31·여)씨는 "요즘같아서는 시장에 나올 엄두가 안난다"면서 "오전에 오면 좀 낳을거 같아서 왔는데 덥기는 마찬가지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시장을 찾는 발길이 끊기자 죽도어시장 내 물회집들은 오후 3~4시면 문을 닫는다.

    물회 상가 상인 김 모(55)씨는 "하루에 1~2그릇 파는 날도 있다. 요즘은 말그대로 문을 닫을수 없어서 열고 있다"면서 "일하는 사람 인건비도 안나와 가족과 2명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인들은 손해 보고 팔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못 판다고 하소연이다.

    수산물 상인 김 모(56·여)씨는 "가자마 1박스에 10만원에 떼왔는데 8만원에 사가라해도 안사간다"면서 "밑지고 팔고 싶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못판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 만큼, 전통시장 상인들의 주름을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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