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현금을 들고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20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낮 12시 30분쯤 부산에 사는 A(26·여)씨는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하는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상대 남성은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확인이 될 때 까지 현금 100만원을 찾아 서울 금융감독원 앞으로 와서 직원에게 맡겨라"고 했다.
이 남성은 "금감원 직원을 만날 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A씨를 압박했다.
겁이 난 A씨는 곧바로 주변 은행에서 현금 800만원을 찾은 뒤 부모에게 "친구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문안을 간다"고 말하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통화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남동생이 어머니에게 "누나가 검사와 통화를 하고 불안한 표정으로 나갔다"고 말했고, A씨 어머니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위치추적 통해 A씨가 KTX를 타고 이동중인 사실을 확인했지만, A씨와의 통화를 유지하고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 탓에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
이에 경찰과 A씨 어머니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SNS 메신저 등을 통해 끈질기게 연락을 시도했고, 결국 A씨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A씨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동대구역에 하차했다.
경찰은 동대구역 철도공안에게 연락해 울고 있던 A씨를 사무실에 임시 보호하게 한 뒤 대구경찰청에 요청해 A씨를 어머니에게 인계했다.
A씨 가족은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