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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차 안에 아이 방치, 얼마나 뜨거울까?



IT/과학

    폭염속 차 안에 아이 방치, 얼마나 뜨거울까?

     

    경기도 동두천에서 4살 여아가 폭염 속 차 안에 7시간 동안 갇혀있다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한 낮의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면서 차 안의 온도는 순식간에 50도에 육박한다.

    숨진 김양의 외할머니는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이)얼굴이 너무 끔찍해요, 얼굴이. 막 데이고 시퍼렇고 막 그냥 진짜. 그런데 그 아기 본 당시에는 아기가 팔도 막 이렇게 틀어져 있더래요. 그러니까 몸부림은 친 것 같아… 안전벨트는 못 풀지 저 혼자 발악을 하다가 열기는 뜨거워지지 그러니까 그냥 차에서 7시간을 그러고 있었으니"라며 애통한 심정을 전했다.

    매년 이같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지난해 5월 과천의 한 어린이집 차량 안에 2시간 30분동안 갇혔있던 5살 아이가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로 구출됐고, 2016년 7월 광주의 한 유치원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 갇힌 4살 아이가 의식불명에 빠져 2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폭염 속 차 안은 방치된 아이에게 얼마나 치명적일까.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37명의 아이가 차 안에 방치되다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다른 볼일로 아이의 존재를 잊어버리다 발생한 사고였다. 지난해 11월 미국령 괌에 휴가를 떠난 한국인 법조인 부부가 현지 마트를 방문했다가 아이들 차 안에 두고 가는 바람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사례도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ASU)과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대학(UCSD) 공동 연구진이 지난 5월 국제학술지 템퍼레이처 저널(Temperature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서 섭씨 38도의 기온에 노출된 차량의 실내는 불과 1시간 만에 아이에게 치명적인 온도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소형차, 미니밴, 중형세단 2대씩을 각각 노상과 그늘에 두고 섭씨 38도의 환경에 노출시켜 차량 실내 온도 변화 추이를 비교한 결과, 노상에 주차된 차량은 1시간 만에 인체에 치명적인 47까지 상승했고, 차 안의 시트는 50.6도, 운전대는 52.8도, 대시보드는 무려 69.4도에 달했다. 그늘에 주차한 차량은 다소 낮았지만 아이의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40도를 넘었다.

    소형차와 중형차 순으로 온도 상승이 빨랐고, 미니밴이 상대적 공기량 차이로 가장 늦었지만 1시간 이내 40도까지 상승했다.

    어린이집 차량에 갇혀있던 김양은 시트 좌석에 안전벨트를 하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동두천 낮최고 온도는 미국 연구진의 실험온도인 38도보다 낮은 33도였지만 7시간 동안 40도까지 달궈진 차량 안의 공기와 50도에 육박하는 시트 온도, 체온이 급격히 상승한 김양으로서는 불길속을 걷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제니퍼 바노스 센디에고 대학 가정의학 및 공중보건 부교수는 "극심한 더위에 노출된 어린아이들은 폭염에 취약한데, 아이들의 신체 내부손상은 섭씨 40도 미만에서 시작된다"며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신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신체 냉각 시스템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동저자인 낸시 셀로버 애리조나 주립대 지리학 및 도시계획 스쿨 연구교수는 "뜨거운 햋볕에 노출된 차 안에 갇히 아이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노상에 주차된 차량은 1시간 만에, 그늘에 주차된 차량은 2시간 만에 40~50도까지 상승했다며, 이같은 온도에 노출된 유아와 어린이는 생명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이고, 생존하더라도 영구적인 신경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2세 소년의 평균 신체와 체온을 기준으로 가상 실험을 진행한 결과 뜨거워진 차 안에 갇힌 아이는 1시간 만에 심각한 열사병 징후를 보이고, 섭씨 40도부터는 고열에 의한 중추신경계 등 체내 손상이 시작됐다.

    바노스 부교수는 "유아와 어린이가 차에 탑승하는 동안 주변환경 인식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고 잠드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적으로 진보한 사회인 미국에서도 사람의 실수로 매년 수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하지만 이는 100%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 주립대 진 브루어 심리학 부교수는 "아이를 차 안에 방치하고 잊는 것은 성별, 인종, 계급, 성격 등에 관계없이 흔히 자동차 키 놔둔 곳을 잊어버리는 것과 같다"며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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