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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만상 해경 비위…"시대에 맞는 자정시스템 필요"



울산

    천태만상 해경 비위…"시대에 맞는 자정시스템 필요"

    금품수수·성매매 알선 등 최근 5년간 징계 354건 달해
    해경, 울산구조대 폭군 간부 논란 이후 조직문화 개선 나서

    최근 해경은 구조대원들을 상대로 수년에 걸쳐 욕하고 때리는 것도 모자라 "가족까지 죽이겠다"고 협박한 한 간부에게 '감봉 2개월'의 경징계를 내렸다. 비난이 빗발쳤지만 해경은 이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덮는 분위기. 그러나 조직 내부는 자정 기능을 상실한 해경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해체와 부활'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쇄신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 해경의 민낯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어느 해경의 폭로 "인명구조업무 팽개치고 서장과 회식"
    ② "반성했으니 경징계" 해경의 황당한 고무줄 징계
    ③ 천태만상 해경 비위…"시대에 맞는 자정시스템 필요"

    울산해양경찰서 (사진=자료사진)

     

    승진 대가로 부하직원에게 돈 받은 경감, 어민에게 어획물 받아 챙긴 경위, 성매매 알선한 경사까지.

    올 상반기 해양경찰이 저지른 범죄의 양태다.

    CBS노컷뉴스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징계를 받은 해경은 모두 354명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14년 103명, 2015년 58명, 2016년 70명, 2017년 67명, 2018년 6월 현재 56명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6명이 징계 처분을 받아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징계 유형별로는 파면 9명, 해임 13명, 강등 16명, 정직 74명, 감봉 86명, 견책 156명 등이다.

    바다에서 선박 음주단속을 하는 해경이 음주운전에 적발된 경우도 5년간 97건에 이른다.

    비위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범죄를 저지른 해경이 공무원법에 따라 징계를 받는 비율이 크게 낮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2017년 8월까지 해경 직원들의 범죄 연루 건수는 588건에 달하지만 내부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은 경우는 236건, 전체의 40.1%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잇따르고 있는 해경의 비위행위와 제 식구 감싸기식 징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부 자정시스템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목포해양대 김종선 교수는 "해양범죄 수사와 인명구조, 방재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탓에 해경의 업무 강도가 어느 조직보다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바다에서 근무하는 해경의 특성 때문에 일반 경찰보다는 국민들의 관심이 적고, 이에 따라 조직문화도 폐쇄적인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울산 구조대의 갑질 간부 사건의 경우 애초 강도 높은 징계를 내렸다면 이 같은 논란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SNS를 비롯해 다양한 소통 창구가 있는 만큼 감찰 시스템을 피해자 신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비위행위를 선제적으로 적발하는 방향으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경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울산구조대 간부의 간질 논란 이후 해경은 강도 높은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

    해경은 함정에서 근무하는 폐쇄적 특성 때문에 상명하복의 구시대적 조직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 갑질을 비롯해 폭행, 폭언과 관련한 문제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한달 동안 갑질행위 특별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한편, 감찰 문화 개선을 위해 오는 19~20일 토론회도 마련한다.

    해경은 감찰의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감찰 담당 직원을 공모나 추천에 의해 선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감찰 업무 근속 연수를 제한하는 제도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송용섭 감사담당관은 "그동안 해경 내부에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폭행, 갑질 등을 엄격한 위계질서라고 여기며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간부들의 품행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고 밝혔다.

    송 담당관은 "울산구조대 간부의 만행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해경을 향해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내부 개선을 이뤄내겠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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