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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넘나든 친노…정치권 최대 계파 부상



국회/정당

    여야 넘나든 친노…정치권 최대 계파 부상

    대통령.국회의장.제1야당 비대위원장까지 친노 출신
    盧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제2의 전성기…계파분화는 불가피

    이해찬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바야흐로 친노(친노무현)가 제2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 수장 뿐아니라 여야 거대 정당을 이끌 대표나 비대위원장을 모두 친노 출신들이 차지할 공산이 커졌다.

    오는 8월에 있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친노그룹에서 당 대표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아직 출마여부를 밝히진 않았지만 유력 후보인 이해찬 의원은 ‘친노 좌장’으로 꼽힌다.

    출마를 선언했거나 할 예정인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의원 등도 이래저래 참여정부 또는 문재인 정권과 인연이 닿아 있어 범(凡)친노로 불릴만하다.

    박 의원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김진표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송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맡고 있다.

    박영선 의원도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의 타이틀을 단 만큼 자칭 '친문'임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홍영표 의원도 친노 핵심으로 분류되고 있고,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친노 출신이다.

    지난 2016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이 떨어져 나가면서부터 형성된 이런 흐름은 시간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소위 비주류 의원들이 국민의당을 만들면서 계파 분포가 단순화된 결과다. 이제 민주당 내부에선 "친노 아닌 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는 일정부분 정치적 수사임을 감안하더라도 민주당안에는 최소한 '반노(反盧)'는 없다는데 이견이 없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회수장도 정세균 전 의장에 이어 신임 문희상 의장도 친노그룹에 속한다.

    문 의장은 참여정부 시절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국회 사무총장인 유인태 전 의원도 문 의장과 함께 정무수석으로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지난 6.13지방선거 참패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은 결국 친노 출신인 김병준 교수를 비상대책위원장에 앉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93년 노 전 대통령이 운영하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함께 일한 인연으로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역임했다. 이후에는 교육부총리도 짧게 역임했다.

    친노 출신인 그의 방향 전환에 대해 일부 친노에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그쪽(한국당) 일 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주시기를 당부 드린다"며 쏘아 붙였다.

    김 위원장은 "그건(노 전 대통령을 입에 올리지 말라는 건)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다"라고 응수했다.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김 위원장이 참여정부에서 주요 정책을 이끈만큼 한국당에서 적잖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일단 김 위원장은 성장 중심의 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에 임명되기 전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시장 안에서 할 수 없는 게 있다. 사회 불균형을 맞추는 문제, 복지 등은 시장이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국가는 그런 것을 보충적으로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차 전국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김 위원장의 정치적인 지향점이 여권 주류 친노들과 일치할지는 미지수다. 세월의 간극이 세상 보는 눈도 바꿔놨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는 박근혜 정권 말기에 총리 후보로 지명될 만큼 친박(친박근혜)과도 인연이 없지 않다.

    친노 그룹은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으로도 대거 진출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좌우.상하를 넘나들며 친노 출신들이 최대 정치계파로 부상한 모양새다.

    지난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폐족'을 자처했던 친노가 정치권의 주류를 형성한 것이다.

    친노 그룹의 화려한 부활은 그들 고유의 '개혁성향'과 시대흐름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촛불혁명 이후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욕구가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다.

    친노가 몸집은 커졌지만 갈수록 '단일대오'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김 위원장만해도 정반대 진영으로 자리를 옮겼고, 시간이 갈수록 계파 분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벌써 친노 간에도 미묘한 경쟁관계가 만들어졌다"면서 "내년 총선에서는 여러 갈래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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