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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년 남성 엘리트? 공영방송 이사회에 필요한 건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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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중년 남성 엘리트? 공영방송 이사회에 필요한 건 '다양성'

    [현장] 방송독립 시민행동 '공영방송 이사의 조건' 토론회
    성평등·더 다양한 연령·지역 대표성 등도 반영돼야
    '이사 연임 반대' 의견 나오기도

    KBS와 MBC의 최고의결기구이자 관리·감독기구인 KBS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공모에 각각 49명, 26명이 지원했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는 지난 13일 KBS 이사,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후보 공모를 마감했다. 그 결과 KBS 이사에는 총 49명(여성 8명), 방문진 이사에는 총 27명(현재 26명, 여성 4명)이 지원했다.

    공영방송 이사회 조직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최고의결기구로서 사장 선임, 회사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 의결 등 중책을 맡는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이념 성향이 강한 인물들이 정부여당 추천으로 이사회에 다수 진입하면서 자질 시비가 끊이지 않아 주목받은 경향이 있다.

    방송법 어디에도 이사 임명 권한을 국회가 갖는다는 내용이 없지만, 여야는 관행적으로 7:4(KBS), 6:3(방문진)으로 자리를 나눴다. 언론시민사회단체가 뭉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이하 방송독립 시민행동)은 정치권에 '공영방송 선임에서 손을 떼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이유다.

    언론시민사회에서 공영방송 이사 자격으로 공영방송 독립성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이해를 가장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에 휘둘리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공영방송 이사로 부적합한 편향적 인물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어느 때보다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1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송독립 시민행동의 주최로 '공영방송 이사의 조건'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방송독립 시민행동 오정훈 운영위원장(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자격과 검증 기준으로 △방송의 독립성 △공영성 △이사 업무역량과 민주주의 철학 △업무 전문성 △공적 업무 경력과 이해 △시청자·국민 대변 △방송법·여론 다양성 △다원적 가치 △성평등 △노동 존중 10가지를 제시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첫손에 꼽히긴 했으나, 인적 구성에서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흔적이 보인다. 오 위원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이사들이 있긴 한지 의문"이라며 "사회는 다변화, 계층화되고 있다. 여론 다양성을 수용하고 문화 다양성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들이 공영방송 이사로 선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기자 층에서는 (남녀 성비) 역전 현상이 벌어지긴 하지만 상층부에는 여성이 아예 없다. 공영방송도 마찬가지"라며 "사회적 소수자와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1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송독립 시민행동의 주최로 '공영방송 이사의 조건'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수정 기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슬아 사무국장은 더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정 국장은 "'방송 정상화'에서 뒤로 미루거나 사소하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은 '미디어에서의 성평등'이라고 본다"며 "결정권을 가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성별과 어떤 관점, 어떤 정체성을 가졌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국장은 현재 공영방송(KBS-MBC-EBS) 이사 29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며 "앞으로 선임될 이사 후보진에서 특정 성별이 60% 넘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동안 공영방송 이사 구성을 보면 50~60대의 중년 전문직 남성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는 "이사 구성에서부터 바꿔나간다면 내부도 여성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정 국장은 또한 △현 이사의 연령대가 50대 이상에 집중된 만큼 만 39세 이하 후보자에게는 가산점 부여하는 등 연령 다양화 △특정 영역(언론·법조·시민사회·여성 등)의 비율 30% 넘지 않게 할 것 등을 제안했다. 정 국장은 "시대정신의 키워드로 '성평등'이 말해지고 있다"며 "(이사) 구성이 달라질 때 방송사 내 조직문화나 프로그램도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이경호, 이하 새노조)의 송현준 부본부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이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송 부본부장은 "2016년 기준으로 5100만 인구 중 2600만 명이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살고 있는데 이번에 지역성과 관련해 공모한 분은 2명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송 부본부장은 "그동안 지역 출신 인사가 KBS 이사가 된 적은 있지만 지역 이야기를 한 적은 별로 없다"며 "독일이나 영국 독일방송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이사가 포함돼 있다. KBS 이사 11명 중 지역을 대표하는 이사가 최소한 4명은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함으로써, 지역민들의 갈증을 해결할 수 인물이 공영방송 이사회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이사 연임 금지'를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공영방송 이사는 기본적으로 연임해선 안 된다. 인맥이 생길수록 이권과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사 자체가 직업이 되어선 안 되고, 시민 대표성을 갖고 순환해 (새 인물이) 새로운 시각을 갖고 감시·감독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언론시민사회의 염원과 달리 '적합한' 이사를 뽑는 데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 본부장은 "오늘(16일) 오전 10시에 이사에 공모한 명단이 공개됐는데, 이를 보려면 휴대폰 실명인증을 해야 했다"면서 "방통위는 시민들이 후보자 정보를 아는 것을 원치 않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 후보들의 지원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견 제출' 팝업창을 통해서만 이사 지원 현황과 구체적인 지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사진=방통위 홈페이지 캡처)

     

    민주언론시민연합 박태순 정책위원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방향으로 △공개성 △투명성 △전문성 △검증의 확실성 4가지를 제시했다. 후보자 추천· 평가·선임까지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이사 선임하는 평가위원의 정보도 공개하며, 후보들이 제출한 모든 자료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송독립 시민행동은 공영방송 이사 공모 전부터 시민이 참여하는 후보 검증을 요구했으나, 방통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송독립 시민행동은 제보 센터(http://www.b-act.kr/)를 마련해 공영방송 이사에 지원한 후보들이 적합한지 시민들의 제보를 받는다. 오는 19일 오후 6시에 마감된다.

    다음은 KBS, 방문진 이사 지원자 명단.

    [KBS 이사 후보]

    ▷강갑출 전 YTN라디오 대표이사 ▷강형철 현 KBS 이사(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고성균 전 KBS 라디오제작본부장 ▷고영균 전 KBS 목포방송국장 ▷권상희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 ▷권오연 전 연합뉴스 경영지원상무 ▷권정숙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 ▷김경달 네오 터치포인트 대표 ▷김대회 전 KBS 전략기획실장 ▷김덕모 호남대 신방과 교수 ▷김민아 노동교육센터 늘봄 센터장 ▷김보금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김상근 현 KBS 이사장(전 경기도 교육연구원 이사장) ▷김승채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사무총장 ▷김영근 KBS 보도본부 해설위원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 ▷김원한 전 KBS 재원관리국장 ▷김태일 영남대 정외과 교수 ▷김흥수 전 KBS 아나운서실장 ▷문건영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박옥희 한국여성재단 이사 ▷박원균 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박정숙 한국여성민우회 이사 ▷박형연 법무법인 코러스 대표 변호사 ▷백일 울산과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 ▷서재석 전 KBS 정책본부장 ▷손재경 중부대 신방과 교수 ▷신종원 서울 YMCA 시민중계실장 ▷양희섭 남서울대 교양대학 객원교수 ▷유애리 전 KBS 아나운서실장 ▷유찬욱 전 KBS청주총국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이석래 전 KBS 강릉방송국장 ▷이장종 전 KBS TV제작본부 환경정보팀장 ▷이정봉 전 KBS 보도본부장 ▷이종화 전 KBS 제주총국장 ▷장경수 전 KBS 보도국 국제부장 ▷전복수 전 KBS 제주방송총국장 ▷전용길 전 KBS 콘텐츠본부장 ▷정민규 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조상호 나남출판 대표이사 ▷조용환 KBS 이사(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조우석 KBS 이사(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이사) ▷천영식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최성민 방송독립포럼 공동대표 ▷최용균 전 KBS 경영평가위원 ▷표양호 전 대통령비서실 공보비서관 ▷황우섭 전 KBS 인재개발원장

    [방문진 이사 후보]

    ▷강재원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전공 교수 ▷김건일 전 제주문화방송 보도제작국장 ▷김경환 방문진 이사(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부교수) ▷김도인 전 MBC 편성제작본부장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전 광주MBC 사장) ▷김성규 법률사무소 신영 대표 ▷김정특 전 BBS 보도국장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형준 여성가족부 정책 자문위원 ▷류종현 전 부산대 신방과 초빙교수 ▷문진호 전 MBC 프로덕션 상무 ▷문효은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 ▷복성경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서승만 MBC 코미디언 및 탤런트 ▷신인수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 ▷양승현 전 서울신문 정치부장 ▷유기철 방문진 이사(전 대전MBC 사장) ▷이인철 방문진 이사(변호사 이인철 법률사무소 변호사) ▷장낙인 전 방송통신심의위원 ▷정일윤 전 광주방송 사장 ▷정창수 서울시의회 정책위원 ▷조영숙 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연대센터 소장 ▷최기화 전 MBC 보도국장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 ▷최윤수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황동열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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