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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예비역 장교들이 말하는 기무사…"장군들 보면 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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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뒤끝작렬]예비역 장교들이 말하는 기무사…"장군들 보면 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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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기무사령부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검토 문건'에 대한 특별수사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얼마전 예비역 장교 두 분이 포함된 군 관계자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다.

    화제는 단연 기무사였다. 대한민국 군을 사랑하고 군인이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예비역 대령 두 명에게 기무사는 과연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각인돼 있을까.

    결론적으로 그들이 두시간 가까이 풀어낸 이야기를 종합해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기무사는 군대 내 갑 중의 갑이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악명 높았던 옛 보안사나 그 후신인 기무사에 대해 군의 일반적인 장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와 두려움의 처음과 끝은 이른바 세평(世評)과 동향파악이었다.

    세평은 사전적 의미로 세상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평판이나 비평인데 기무사 요원들이 바로 일선 장교와 지휘관들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대령이 부대장인 연대급 부대까지는 기무사의 중사와 상사 등 부사관들이 소속 장교와 지휘관을 감찰하며 보고서를 내고 준장이 지휘관인 부대는 원사, 사단장인 소장급 부대는 소령이, 군단장인 중장급 부대는 중령이 감시·감찰을 한다고 한다.

    "부사관이 앞에서 다리 꼬고 앉아서 담배를 피워도 뭐라고 말을 못하죠. 잘보여야 되니까 술도 사주고 가끔 용돈도 줘야 되고요. 유명한 얘긴데 군대 진급심사철에 계룡대 근처 골프장이 꽉꽉 찬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왜? 잘 보이려고 접대하는 거죠."

    "마음만 먹으면 진급을 시키기도 하고 떨어뜨리기도 하는게 기무사라고 보면 됩니다. 누구를 밀어주기 위해선 그사람에 대한 세평을 잘 써주기도 하고 또는 경쟁자들을 계속 나쁘게 쓰기도 하죠. 집안 얘기부터 사생활 문제까지 시시콜콜한 거까지 문제를 삼는 겁니다. 지휘관들이 꼼짝할 수가 없는 겁니다"

    기무대의 세평은 장군으로 진급해서도 비껴갈 수 없는 족쇄라고 한다.

    "소장, 중장을 달아도 마찬가지에요. 부대를 창의적으로 지휘하고 싶어도 잘 못해요. 나중에 평가를 받으면 되는데 계속 감시를 하면서 관여를 하니까 뭘 하고 싶어도 쉽지가 않은 거죠. 하물며 외부 약속이 있어도 기무사 소령, 중령을 항상 대동해야 돼요. 접대를 해주면서 감시를 받는 거죠"

    예비역 대령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별은 정말 하늘이 내려야 달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전 선배장군들 보면서 별을 달면 뭐하나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같으면 안달고 말겠다 싶고..."

    기무사의 이런 막강한 힘은 결국 비리로 이어지기 싶단다.

    "지방에 어느 부대가 있어요. 부대운용에 필요한 물건을 납품 받아야 되는데 담당자가 업체를 바꾸려 할 경우가 있어요. 단가가 더 싼 업체로 바꾸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돼요. 속된 말로 너 군생활 그만하고 싶어라고 하면 못하죠. 그게 뭐겠어요?"

    방위산업 비리의 밑바닥에도 기무사가 있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방위사업청이 무기도입 사업을 하는데 그들이 사업 검토 단계에서부터 모든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정보를 요구하죠. 도무지 안 줄수가 없어요. 그 정보들을 업체에 가져다 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퇴직하면 방산업체에 취업하는 그런 구조인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대규모 폭동시위가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대비해 기무사가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친위쿠데타 시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폭동시위 대비요? 기본적으로 그건 경찰이 해야 되는 거죠. 오지랍 넓은 기무사가 만들어 본건데 실제 그런 군대 동원이 가능하겠습니까?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SNS 한 줄이면 다 알려지고 하는데 부대장들이나 군인들이 예전처럼 그렇게 움직일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기무사만 옛날 생각만 하면서 변하지 않고 정체돼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다만 문건 작성을 친위쿠데타 시도라고 몰아가는 건 지나치다고 봐요. 본연의 임무도 아닌데 오지랍 넓게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만들어 본겁니다"

    기무사 개혁에 대해 그들은 때가 온 것이고 지금이 타이밍인 것 같다고 했다.

    "군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욕먹인 게 누굽니까? 또 장교들이 그들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압니까?"

    그래도 군 감시자로서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겠냐는 지적에 예비역 장교들은 "물론 그들이 전부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게 너무 많은 거지요"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부대내 기무사의 활동이 없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지휘관의 독단이나 비리 감시에 대해 상급 부대의 감사나 부대장을 보좌하는 참모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데 대체로 공감하고 자리를 마쳤다.

    이제는 기무사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예비역 장교들. 군문을 떠난지 길어야 4~5년 된 이들이 시류에 따라 일부러 기무사를 비판하고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새 정부들어 기무사가 조직개편을 하고 또 정치중립과 사찰 금지를 선언하고 과거와의 단절을 외치며 바뀌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는 중에도 댓글부대를 만들어 정치에 개입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계엄검토 문건을 만든 행적들이 속속 드러났다.

    국방부 기무사개혁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급기야는 대통령이 계엄 검토 문건 작성과 관련한 독립적 수사단 구성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기무사는 보안·방첩이라는 핵심적 기능만, 그것도 소규모로 남은 채 거의 해체수준으로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4천5백명 규모의 부대가 1천5백명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근 기무사 부대원들의 사기는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가족과 지인들에게조차 부끄럽고 뛰어내려야 할 난파선에 탄 심정이라는 자조를 듣기도 했다.

    기무사를 이용하고자 했던 권력과 정권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며 출세했던 정치군인들 또 부대원들의 오래된 갑질 역사가 만들어낸 결과가 빚어낸 일이라 본다.

    나라에 충성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복무하는 또 복무했던 훌륭한 부대원들에게는 너무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예비역 대령이 내린 결론이 길게 여운을 남겼다.

    "다 자업자득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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