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 중 법원행정처로부터 관련자들의 하드디스크 등 추가 자료를 받기로 하고 구체적인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대법원은 3일 "검찰이 대법원 청사 내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법원행정처 관계자의 입회하에 수사에 필요한 하드디스크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의 행정적 지원 하에 이번 주 중 관계자들의 하드디스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원행정처로부터 지난 주 받은 410개 문건 외 추가 자료를 받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필요한 객관적 자료는 다 받을 생각이지만, 대법원에서도 내부적으로 우선 건넬 수 있는 자료가 있다는 입장이니 그것부터 받겠다"며 법원의 수사협조 의지를 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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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앞서 디가우징(정보 영구 삭제)했다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하드디스크를 포함해 관련자들의 하드디스크 실물, 관용차 운행목록, 법인카드 내역서, 이메일 등을 대법원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신속한 자료 제출엔 법원과 검찰 사이 큰 마찰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강제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법원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해가면서 수사가 '사법농단' 의혹 관련 고발인·참고인 조사를 병행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추가 자료 제출과 관련한 대법원과의 논의 과정에서 양승태 대법원이 당시 하창우(64) 대한변호사협회장과 협회를 전방위적으로 사찰한 의혹에 관한 추가 자료도 요구했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양 전 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 전 회장 소유 건물 등 재산을 몰래 뒷조사하거나, 과거 수임 내역 등을 모아 국세청에 넘기는 방안 등 하 전 회장에 관한 각종 불법성 조치가 담긴 문건을 작성했다.
하 전 회장은 2015년부터 2년간 대한변협회장직을 맡으면서 양 전 대법원장의 숙명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에 강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