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이재명, 김부선 인터뷰한 KBS에 "언론 중립성 훼손, 선거법 위반"



미디어

    이재명, 김부선 인터뷰한 KBS에 "언론 중립성 훼손, 선거법 위반"

    '저널리즘 토크쇼 J'서 입장 밝혀
    "이 인터뷰도 억지로 한다… KBS 무시했다가 또 어떤 피해 입을지 모르니"
    KBS의 김부선 인터뷰, 내용-형식-시기 부적절했다는 비판 나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방송된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인터뷰 중단 논란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로서의 비전이나 도민의 삶 등 미래지향적인 질문이 아니라, 과거에 나온 흑색선전에 치중한 점이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사진='저널리즘 토크쇼 J' 캡처)

     

    6.13 지방선거 당일 가장 큰 이슈였던 '인터뷰 중단 논란'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선거 사흘 전,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을 인터뷰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24일 방송된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인터뷰 태도 논란을 첫 번째 주제로 다뤘다. 이 지사는 당선이 확정된 지난 13일 밤, 여러 언론과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여배우 스캔들 질문만 연달아 나오자 향후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때 MBC 기자가 저희는 그런 질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MBC 스튜디오에서 현장 연결을 했으나 이 지사는 앵커의 질문을 다 듣지 않고 잘 안 들린다며 인터뷰를 끊었다.

    이 지사는 이날 방송에 직접 출연하지는 않았으나, '저널리즘 토크쇼 J' 취재진의 취재에 응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과거의 근거 없는 이야기에 대한 질문이 주였고, 그 이후에도 지금 이 순간 이 방송 취재조차도 경기도의 삶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보다는 이 네거티브한, 정말 소모적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야 힘없는 후보니까… 지금 이 인터뷰조차도 하고 싶지 않은 것 억지로 하고 있다. KBS 무시했다가 또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모르니까요. 도민들의 삶이나 경기도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고 그 점에 집중해야 할 이 시기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자체가 정말로 자괴심이 들고 도민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방송에 대신 나온 김병욱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다음 날 바로 사과했다. 이재명답게 쿨하게 소양이 부족했다면서 사과를 한 것"이라며 "앞으로 소양이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나가도록 주변에서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 기자 겸 PD인 안톤 숄츠는 "(이 지사가) 오늘 이 자리에 직접 나왔다면 (해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가가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미디어를 무시하는 것은 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배우 스캔들을 주된 화제로 삼은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안톤 숄츠는 "그 자리에서는 여배우 스토리에 대해 집착하는 게 맞지 않다고 본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도덕적인 스토리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독일에서는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언론이 도덕성 검증을 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하더라도 양적 균형과 질적인 면으로도 팩트체크를 철저히 한 후에 방송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황색 저널리즘에 입각한 카더라 통신들을 인용해 방송을 내보내다 보니 대부분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이재명 후보와 남경필 후보의 공약이 뭔지 모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강욱 변호사는 여배우 스캔들 질문이 새로운 얘기가 아니었고 정치 공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누가 봐도 유권자를 대신해 물어보는 언론을 상대로 '예의가 없어'라고 한 건 진짜 해선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인터뷰하면 사전에 어떤 내용 인터뷰를 할지 물어보고 준비하고 그러지 않나. 녹화인 경우는 돌발 질문이 나와도 서로가 양해한다. 그런데 라이브일 때는 여러 방송이 쭉 예정돼 있는데 계속 돌발 질문이 나오면 당선인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준희 교수는 2005년 영국 총선 당시 제레미 팩스만에게 "흑인 여성 국회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 자랑스럽나?" 등의 공격적인 질문을 받은 조지 갤러웨이의 사례를 들어, 미디어를 대하는 자세는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태도이자 책략'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은 일단 당선이 되면 말 그대로 선거 구민들의 의사를 인정해준다는 의미에서 축하를 먼저 하고 말 그대로 주례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영국은 당선자한테 호되게 물어본다. 그렇기에 문화적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면서 "정치인의 책임성을 위해서는 당선 자리가 단지 축하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지고 갈 짐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런 자리도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톤 숄츠는 '미리 질문 보내는 관행'을 비판했다. 그는 "미리 질문 보내는 것도 사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라이브라면 그 자리에서 직접 물어보고 바로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지사는) 오래된 정치가이니 이 질문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갑자기 약속 안 지켰다고 하는 게 조금 이상하다. '이 인터뷰도 하기 싫었다, 억지로 나왔다' 하는 걸 보면 (앞서 한 사과가) 사과가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놨다.

    24일 방송된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거 사흘 전인 지난 10일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인터뷰를 단독보도한 KBS를 비판했다. (사진='저널리즘 토크쇼 J'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KBS가 '뉴스9'에서 김부선 인터뷰를 내보낸 것이 적절했는지에 관한 토론도 이뤄졌다. KBS '뉴스9'는 스캔들의 당사자인 김부선의 인터뷰를 선거 사흘 전인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때 김부선은 이 지사와 연인 관계였다며 "이게 거짓이면 저는 천벌을 받을 것이다. 살아있는 제가 증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대한민국 최대 공영방송인 KBS가 정치적으로 매우 예민한 주제에 대해 객관적인, 다 드러나 있는 팩트에 대해 단 한 개도 체크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을 '9시 뉴스'에, 다음날 4번씩이나 반복 방송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가중계'처럼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그것도 반복적으로 선거 하루 이틀 전에 집중적으로 한 것은 언론의 중립성을 훼손한 것뿐만 아니라 선거법 위반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대변인 역시 "우리 입장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새로운 내용 없이 옛날에 했던 것을 김부선 씨의 입으로, 영상으로 나온 것에 불과하다"며 "어떻게 보면 특정 후보를 당선 또는 낙선시킬 의도까지 있지 않았나 할 정도로 과잉 보도, 네거티브 보도였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당사자의 입을 통해 말을 듣는다는 것 외에는 사실상 보도 가치가 없는 보도를 한 것은 맞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선거법 위반이다, 나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그랬다고 한 것은 너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인 것 같다. 언론 윤리상의 문제인 것이지 법 위반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KBS의 김부선 인터뷰가 내용 면에서 부실했고 시기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데에 대체로 뜻을 모았다.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은 "여배우 스캔들은 사생활이 핵심은 아니다. 거짓말을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문제로, 아주 가볍게 다뤄질 만한 사안은 아니"라면서도 "KBS 인터뷰를 보니까 아무 증거도 없더라. 그런 점에서는 대단히 실망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KBS가 선거 (사흘) 전날 김부선 씨를 단독으로 인터뷰한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이건 보도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특히 선거와 관련된 측면에서는 당사자를 직접 부르거나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용인될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안톤 숄츠는 "선거 가까운 날짜에 이런 인터뷰를 보여주고 싶다면 두 명을 똑같은 테이블에서 만나서 양쪽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그건 어느 정도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한쪽만 이야기를 듣고 팩트체킹도 제대로 안 한다면 유감스럽지만 이건 좋은 저널리즘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KBS의 김부선 인터뷰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기에 한쪽의 주장만 담을 것이 아니라, 두 당사자에게 똑같이 기회를 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저널리즘 토크쇼 J' 캡처)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