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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버튼 대신 핵담판...100일간 북미간 무슨일?



통일/북한

    핵버튼 대신 핵담판...100일간 북미간 무슨일?

    정의용 방북부터 100일만에 북미정상회담 열어
    트럼프 수락후 억류 미국인 석방, 핵실험장 폐기
    北 벼랑끝전술에 트럼프 회담 취소 통보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회담 불씨 살려
    3개월여 여정 마침표 찍을 역사적 순간 임박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건물에 들어선 미디어센터에서 취재진들이 업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6.25전쟁 종료 이후 65년간 이어져온 한반도 냉전체제 종식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서막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오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제안을 신호탄으로 어렵게 포문을 연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은 3개월여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며 정점을 향해 달려왔다.

    ◇ 회담제안부터 핵실험장 폐기까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특사단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지난 3월 5일부터 1박 2일간 북한을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방북 직후인 8일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정 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방북 성과를 설명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한 것이 북미정상회담의 첫 걸음이었다.

    연초 까지만 해도 '핵단추'까지 언급하며 북한과 말전쟁을 벌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즉석으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수락하며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당시만 해도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김 위원장을 만날지 여부를 놓고 북미관계에 정통한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회담 제안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3월말 전격적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하는 등 물밑에서 회담 준비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며칠 뒤인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5월 또는 6월 초에 만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미정상회담은 공식화 됐다.

    이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고 이어 5월 9일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방북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을 미국으로 데려오며 북미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북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5월 23일~25일 사이 각국 언론을 초청한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국제 사회를 향해 성의표시를 했다.

    ◇ 北 정상회담 재고 카드 꺼내자 美 정상회담 취소 통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순탄할 것 같았던 북미정상회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핵실험장 폐기 의사를 밝힌지 나흘만인 5월 16일 북한은 연례적 한미연합 훈련인 '맥스선더'를 문제 삼아 남북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여기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직접 지목해 비난하며 '북미정상회담 재고'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미국도 이에 지지 않고 5월 22일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며 북한에 위협을 가하자 북한은 이틀 뒤인 24일 최선희 외부성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카드를 다시 한번 꺼냈다.

    그동안 남북간 크고 작은 협상과정에서 흔히 등장하는 북한의 일명 '벼랑끝 전술'로 남한 정부 입장에서는 익히 경험한 북한의 협상 전술이었지만 미국 내에서는 회담 무용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결국 정상회담을 불과 20일도 남기지 않은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친애하는 위원장'으로 시작되는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언젠가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며 회담 개최의 여지를 남겨놨다.

    ◇ 남북 정상 직접 나서 회담 불씨 살려내

    지난 5월 26일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제공)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이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해 오자 이번에는 남북 정상이 나섰다. 1차 남북회담이 개최된지 불과 한달여 만인 5월 26일 북한의 요청으로 2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개최됐다.

    남북 정상이 한달여 만에 2차례 회담을 가진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그만큼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담으로 꺼져가던 북미정상회담 불씨가 되살아났고 바로 다음날인 27일 북미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통일각에 마주않아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실무회담을 열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72시간만에 회담 재개 의사를 밝혔다. 그는 "회담 재개가 논의되고 있지만 시간 부족과 계획 불충분으로 6월 12일에 열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는 틀렸다(오보다)"라고 밝혔다.

    이후 판문점과 싱가포르 등에서 북미간 실무협상이 수차례 진행됐고 지난 6월 1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은 개최가 재확정됐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나란히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입국해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마지막 담판 만을 불과 몇시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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