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새끼곰(CCTV 관찰)
국내 기술진이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인공수정을 통한 새끼 출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남 구례군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 있는 반달가슴곰 어미 2마리(RF-04, CF-38)가 올해 2월에 각각 출산한 새끼 2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로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암컷 곰 4마리를 대상으로 인공수정을 시도했고, 그 결과 지난 2월 어미곰 2마리가 각각 새끼 1마리씩 출산했다.
연구진은 인공수정 외에도 증식장 내에서 자연교미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태어난 새끼를 포획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인공증식으로 태어났음을 최종 확인했다.
다만 CF-38이 출산한 새끼 1마리는 어미가 키우던 중 지난달 초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폐사했다.
반달가슴곰의 인공수정(초음파 검사)
그동안 반달가슴곰 복원을 위해 해외에서 개체를 도입하고 있지만, 국제적 정세 등에 따라 도입이 쉽지 않았다.
또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대상지 안에서도 자연번식을 통해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세력이 강한 몇몇 개체만 번식에 참여해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해 인공수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곰의 경우 지연 착상이나 동면과 같은 독특한 번식기작을 갖고 있어 번식생리의 구조를 확인하고 인공수정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
팬더곰의 경우 2006년 처음으로 인공수정에 성공했지마 성공률이 25% 미만에 불과하고, 북극곰과 말레이곰 역시 2008년부터 미국 연구진들이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새끼 출산에 성공하지 못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간 미국 스미소니언연구소, 독일 라이프치히연구소 등 해외 전문가와의 교류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반달가슴곰 인공증식 기술 개발에 들어가 3년 만에 인공수정을 성공시켰다.
이번에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새끼 1마리는 오는 8~9월 쯤 증식장 인근의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옮겨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후 올해 가을에 방사될 예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송동주 종복원기술원장은 "이번 인공수정 성공을 계기로 반달가슴곰 복원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더욱 넓히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