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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마친 고리원전에서 잇단 이상 징후…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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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 마친 고리원전에서 잇단 이상 징후…불안 확산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사진=송호재 기자)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각종 고장과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우려와 함께 부실 정비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 신고리원전 1호기에서 '제어봉'이 낙하했다는 신호가 나온 건 지난달 28일 오후 7시 52분.

    낙하 신호가 발생하자 터빈 출력은 자동으로 85% 수준까지 감소했다.

    고리본부는 안전을 위해 매뉴얼에 따라 원자로 출력을 터빈과 같은 85% 수준까지 수동으로 낮췄다.

    제어봉은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중요 장비다.

    제어봉이 낙하할 경우 원자로 내 핵분열이 줄어 출력이 감소하고, 설계에 따라 터빈 출력도 자동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고리본부가 확인한 결과 이날 제어봉은 작동하지 않았고, 제어봉 위치를 확인해 알리는 신호 체계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리 1호기는 지난해 1월 23일부터 발전을 멈추고 계획예방정비를 진행한 뒤 지난 3월 발전을 재개했다.

    한수원은 계획예방정비기간 각종 법정 검사와 원전 연료교체, 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정비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생긴 신호체계에 대한 점검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대대적인 정비를 마친 지 불과 두 달 만에 오작동이 발생한 셈이다.

    고리본부가 운영 중인 원전에서는 지난 달에만 세 건의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지난 19일에는 고리3호기 증기발생기에 물을 공급하는 주급수펌프 3대 중 1대에서 진동이 발생했다.

    고리본부는 펌프를 수동으로 중단하고 발전소 출력을70% 수준까지 낮춘 뒤 정비에 나섰다.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에는 주 급수펌프에 물을 공급하는 복수펌프 4대 중 1대가 갑자기 멈춰서기도 했다.

    당시 고리3호기 역시 1년 이상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뒤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각종 고장이 잇따르자 환경단체는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계획예방정비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안심할 수 없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정수희 공동집행위원장은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며 "특히 일부 원전은 애초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까지 나오는 등 원전 설계와 운영, 점검에 대한 불신과 노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리본부는 심각한 이상증세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원자로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급수펌프나 신호체계에 이상 징후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사고로 보긴 어렵고 원자로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획예방정비 역시 법정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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