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율 반전을 위한 막판 카드라고 보고, '야권 후보 단일화론'의 불씨를 이어가려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21일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로 전덕영 전남대 교수를 영입했다고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제가 야권 대표선수다. 저만이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라며 "단일화는 시민들이 표를 모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더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스스로 밝힌 입장이다.
'표심에 의한 단일화'는 그가 서울시장 출마 때부터 줄곧 강조해 온 개념이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줄곧 단일화에 대한 즉답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시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인위적으로 손을 잡지 않아도 야권 성향의 표심이 김 후보가 아닌 자신에게 쏠릴 것이라는 얘기다.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지만, 굳이 선을 긋지도 않으면서 보수 확장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따라붙었었다.
그러나 안 후보 캠프 인사가 이날 설명한 단일화 구상은 과거보다 훨씬 적극성을 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론을 언급한 것 자체가 단일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본인이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며 "김 후보가 단일화론을 제기한 것에 대한 간접적인 응답을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선거 결과 안 후보에게 야권 성향표가 집중될 것이라는 식의 '결과적 단일화'가 아닌, '선거 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거대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려면 한 쪽으로 표를 모아줘야 한다는 견제 심리가 작동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여론이 출렁이는데 배(정치인)가 조용히 있을 수 있느냐. 국민 여론에 밀려서라도 (단일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여기저기 적을 옮긴 김 후보를 대안으로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 야권 단일화는 역시 안철수로 가야 박 후보,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거대 여권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여론이 무르익으면) 선거 마지막에 16대 대선 때 '정몽준·노무현'처럼 (단일화) 세레머니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안 후보 캠프의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도 적극적으로 단일화론을 띄우기 시작했다. 손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이런 식으로 오만하고 독주를 해서 나라살림을 엉망으로 만들 때, 이것은 안 된다고 하는 힘이 합쳐져야 한다"며 "안 후보가 단일화 선봉에 나서면 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력농단은 같이 반성해야 한다.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 권력농단,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에 대해 같이 반성하고 안 후보가 옐로우 카드를 드는데 같이 동조해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일화론은 결과적으로 김문수 후보의 '포기'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현실화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김 후보는 앞서 "안 후보의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 기업, 언론, 신앙과 자유로운 정당 활동에 대한 신념이 확실히 확립 된다면 저는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하겠다"며 먼저 단일화 카드를 꺼내긴 했다.
다만 "과거보다 많이 중도화 되긴 했지만, 아직 안 후보는 정치적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는 만큼, 자신이 보수진영의 대표주자임을 강조하며 완주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두 후보의 동상이몽 속 단일화 가능성이 실제론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