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부두에 정박 중인 대형 화물선에 21일 불이 났으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화재는 오전 9시 39분께 발생해 오후 3시 현재에도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선박 안의 선원 28명은 배 옥상으로 긴급 대피한 뒤 119 구조대에 전원 구조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선박은 인천항 1부두에 정박 중인 파나마 국적의 5만2천422t급 화물선 A호이다.
불이 나자 인천소방본부는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80여대와 인력 240여명을 투입했다.
그러나 불이 난 화물선 규모가 큰 데다 연기와 열기가 거센 탓에 내부 진입이 쉽지 않아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선의 선장 B씨는 "중고차 선적 작업을 하던 중 절반가량 화물선에 실었을 때 불이 났다"며 "화재 발생 연락을 받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조기 진화에 실패한 소방당국은 선박 측면을 절단해 진입로를 확보한 뒤 방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석 인천 중부소방서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농연과 열기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워서 용접 작업으로 3곳에 구멍을 내 화재 진압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 현장 인근에서는 40대 소방관이 수관에 걸려 넘어져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 화물선에는 리비아로 갈 예정인 수출용 중고차 2천100여대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수출용 중고차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직 조사팀이 선박 안으로 진입하지 못해 아직 정확한 조사원인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일단 선적된 중고차에서 엔진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