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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1년,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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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1년,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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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만여명 정규직 약속에도…민간부문에 질 높은 정규직 전환 모범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천국제공항청사를 찾아 직접 약속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1년, 목표치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었지만 아직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

    문 대통령의 약속 이후 정부는 지난해 7월'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을 본격 진행했다.

    생명·안전 업무는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상시·지속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그동안 번번이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곤 했던 파견·용역 노동자도 전환대상에 포함시켰다.

    이후 특별실태조사를 거쳐 지난 10월에는 '연차별 정규직 전환계획'을 발표해 1차로 2020년까지 20만 5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1단계 전환 목표는 오는 7월까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교육기관 등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0만 7천명이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결정돼 1차 목표의 절반 이상을 넘겼고, 이 가운데 5만 9천명은 실제로 전환 작업이 마무리됐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양성하겠다는 애초 목표와 거리가 먼 질 낮은 정규직 전환이 양산됐다는 점이다.

    지난 1년 무기계약직은 48.3%나 늘어난 반면 정규직 증가율은4.3%로 예년(4.2%)과 같은 수준에 불과하다.

    임금체계도 문제다. 정부는 전환 대상의 기존 경력을 인정해 기존 정규직과 같은 호봉제를 적용해 연봉을 정하는 대신 숙련도를 따로 평가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세운 '표준임금체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직무평가 기준은커녕 당사자 의견수렴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데다, 최고 승급을 받아도 최저임금의 1.4배에 그쳐 저임금 노동만 양산한다는 노동계의 반발을 샀다.

    결국 지난달 정부는 '기준임금 기준을 최저임금으로 설정하겠다는 방안을 취소했고, 이후 관련 논의는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자회사 간접고용 방식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에서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되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자회사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지만, 정작 관련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고 자회사 형태나 운영에 대한 방침도 명확하지 않다.

    물론 파견·용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해 고용형태를 결정한 204개 기관 가운데 자회사 방식을 선택한 곳은 9곳 뿐으로 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자회사 방식을 택한 기관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 대통령이 직접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을 선포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비롯해 한국공항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조폐공사 등 대형 사업장들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흔들렸다"며 "양질의 정규직화에 초점을 맞춰야 했는데 단순히 양적인 목표에 치중하는 경향 속에서 노동조건이 하향평준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실태 파악도 잘 되지 않는데, 현장 반응을 종합하면 중앙정부 가이드라인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정규직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더구나 올해부터는 지자체 출연기관, 공공기관 자회사 등에 파견용역, 민간위탁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난 1년보다 사정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민간부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남은 중요한 과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민간부문을 포함한 전체 비정규직의 겨우 6%,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정부 스스로도 민간부문의 정규직화를 이끌기 위한 '마중물' 역할이다.

    지난해 10월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서 정부는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사유를 제한해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산을 막고,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한편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경대학교 황선웅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은 정부가 시키면 하지만, 민간부문까지 확대할 장치가 없다"며 "사용사유를 제한하려면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계에 대해서도 "무기계약직 등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노동계도 임금을 올리라고만 주장하기 보다 호봉제의 문제점을 보완할 임금체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특히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위한 공동교섭제도는 서울지하철, 인천공항 등 정규직과의 연대를 통한 사례를 만들어 민간부문에 제시하는 선례를 노동계가 주도해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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