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을 받고 "이게 그건가 보네"라며 웃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신 전 비서관 증언에 따르면, 그는 2014년 7월 이병기 전 원장 취임 후 축하 겸 안부인사를 위해 전화통화를 했다.
이 전 원장은 "청와대는 돈 없지?"라며 "내가 좀 보내줄게"라고 말했다. 이후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신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은밀히 만났다.
이 자리에서 추 전 국장은 A4용지 크기의 주간지에 돈봉투 2개를 각각 다른 페이지에 책갈피처럼 끼워 신 전 비서관에게 전달하며 "앞으로 매월 주겠다. 수석과 비서관님의 활동비다"라고 말했다.
돈봉투에는 현금으로 500만원과 300만원이 각각 들어있었다. 이에 500만원이 든 봉투를 조 전 수석에게 전달했다.
조 전 수석은 "전에 행사장에서 (이병기) 원장을 봤는데 도와준다더니 이게 그건가 보네"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후부터 매달 신 전 비서관이 돈봉투를 건넬 때마다 조 전 수석은 "아예"라며 자연스럽게 챙겼다.
한편 조 전 수석 측은 지난달 13일 열린 자신의 국정원 특활비 뇌물 사건 재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뇌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