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박근혜 정권 청와대가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의 공천을 고의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병기‧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신 전 비서관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지난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현기환 정무수석의 지시를 받아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유 공동대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에 마찰을 빚으며 심한 갈등을 벌이자 공천 배제를 시도했다.
청와대가 불법 여론조사를 반복적으로 실시해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서 당시 이재만 예비후보(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지지율을 확인했으나 유 공동대표가 압도했다.
이에 따라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동원해 이 후보를 단수 공천하도록 했다. 다만 당시 김무성 대표가 이른바 '옥새파동'을 일으키며 이 후보의 공천은 무산됐고, 유 공동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또 청와대는 민정수석 출신인 곽상도 의원에 대한 불법 여론조사를 대구 달성군과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 모두 실시했다.
신 전 비서관은 "곽 전 수석은 대구 달성을 원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안 된다'고 현 전 수석에게 말했는지 (현 전 수석이) 저한테 '너가 정해라'고 말했다"며 "곽 전 수석이 달성에서 뛰고 있으니 중남구로 옮기기 저로서는 힘든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신 전 비서관은 "다른 기회를 주기 위해서 박 전 대통령에게 허락받지 않고 현 전 수석과 제가 그냥 빼내서 대항마가 정해지지 않은 지역구에서 (여론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대구 중남구에서 공천받아 당선됐다.
이 같은 불법 여론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20대 총선 전략은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또 이 자료는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수시로 전달됐고, 현 전 수석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정기적으로 만나 총전 전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광역 지역구별로 인기몰이를 할 핵심인물도 선정됐는데, 서울 강북은 안대희 전 대법관, 서울 강남은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라는 게 신 전 비서관의 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