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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독설', 누그러뜨리는 김성태…왜?



국회/정당

    홍준표의 '독설', 누그러뜨리는 김성태…왜?

    갈등인가 보완인가, 주목받는 '투톱 사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투 톱'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최근 현안에서 엇갈린 해법을 내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홍 대표가 특유의 독설을 쏟아내며 강경 일변도로 '대여 투쟁'을 이끌어가고 있다면 김 원내대표는 타협책을 제시하며 역할을 달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성안한 개헌안에 대한 정반대의 대응이 대표적 사례다. 홍 대표는 개헌안 발의 전날인 지난 25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방선거용 관제개헌음모는 즉단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주의 개헌 음모 분쇄 투쟁에 전 국민과 함께 장외로 갈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개헌 발의를 '관제 개헌'으로 규정하면서 국회가 아닌 길거리로 나가 싸우겠다는 얘기였다. 홍 대표는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에 표결될 때 참여하는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극단적인 대응책까지 이미 밝힌 상황이었다.

    김 원내대표 역시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개헌안을 '관제 개헌'이라고 규정했다. "관제 개헌을 막겠다"는 목표에서 홍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생각이 같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향후 개헌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무작정 반대하는 방식은 아닌 것이다. 이날 합의 전까지 한국당의 입장은 민주당이 개헌에 대한 당론을 먼저 공개하지 않을 경우 협상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이었지만 선회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민주당이 어떤 당론을 가져오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대통령 안을 그대로 가져와 협상에 임한다면 여당이 당론이 없는 셈인데, 그 모습이 좋게 보이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홍 대표의 '무조건 반대' 입장에 비해 한층 유연해진 셈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고발 조치한 대응에 있어서도 홍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생각이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장제원 대변인이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서실을 압수수색한 경찰에 대해 "미친 개"라고 지적해 비난 여론이 들끓던 상황에서도 "백골단 행태를 그만두라"며 지원 사격을 가했다. 당 대표와 대변인이 연일 경찰을 향해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전국 치안 현장에서 밤낮으로 수고하고 계신 일선 경찰"이라고 추켜세운 데 이어, "대변인 발언이 좀 강했던 건 사실"이라며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두 사람 간 현안에 대한 정반대의 해석은 MB(이명박) 구속, 북‧미 정상회담 추진, 미투 운동 등 건건이 이어지고 있다. 홍 대표가 모든 사안에 이념 문제를 끌어들려 이른바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전략을 쓰는 반면, 김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권에서 민주적 합리성이 저하됐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전향을 환영", "미투 운동은 사회 대변혁" 등으로 온도 차를 드러냈다.

    홍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의견 불합치에 대해 두 사람 모두와 가까운 한 재선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역할을 달리할 뿐 목표는 같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가 '투쟁가'로 자기 역할을 규정한다면, 김 원내대표는 '협상가'가 되었다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로선 자신을 '들개'로 규정했던 데서 스탠스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갈등 기류가 내재돼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원내대표가 당초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홍 대표와는 임시방편으로 가까워졌을 뿐 정치적 결이 달라 궁극적으론 결별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 단체장 6석' 확보를 재신임의 기준으로 제시한 홍 대표가 목표 미달로 퇴출될 경우 김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권을 승계하게 돼 있다. 이 같은 미래를 가정해 미리부터 각 사안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부터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투 톱 간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해왔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에 당선됐던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과 당시 황우여 대표 사이는 나빴던 관계에 해당한다. 황 대표가 최 원내대표의 경선을 돕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반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간 사이는 한때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으로 평가됐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공유하면서 생긴 연대감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바른정당 탈당 문제로 현재는 관계가 악화됐다.

    관계 악화의 요인을 잘 알고 있는 홍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가 친구인 이주영 의원과 갈등을 감안해가며 김 원내대표의 당선을 도왔던 것 아니냐"라며 "문 대통령과 대립하는 두 사람 관계가 당분간 나빠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순망치한에 가까운 사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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