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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일성 식' 승부수 띄우며 국제무대 파격 데뷔



통일/북한

    김정은, '김일성 식' 승부수 띄우며 국제무대 파격 데뷔

    (사진=로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카드였다.

    상당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설이 구체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시점에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한국이나 미국이 오해할 수 있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먼저 만나버리면 다른 정상회담의 김이 빠질 우려가 있을 것"이라며 그의 직접적인 방중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만큼 파격적인 행보였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2012년부터 집권하기 시작한 이래 한번도 북한을 벗어나지 않았던 그로서는 철저한 비공개였지만 집권 7년 만에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하며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켰다.

    최룡해·박광호·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권력의 핵심 인사들을 대거 대동한 것은 물론 부인 리설주까지 옆에 두고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올 초부터 시작됐다.

    (사진=청와대 제공)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선언하고, 친동생인 김여정까지 대남 특사로 파견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한발 더 나아가 경제 제재와 선제타격론으로 자신을 옥죄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핵과 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전쟁위기를 한순간에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켜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은 고비 때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바탕으로 한 노련한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는 여러모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정치행보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은 머리스타일과 걸음걸이 등 단순히 외모 뿐 아니라 김일성의 카리스마를 배우고 권력안정을 유지해온 과정을 많이 연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지난 1945년 33살의 젊은 나이로 조선공산당 북조선조직위 책임비서로 권력의 전면에 등장한 이후 5년간 군사력 증강과 토지 정비에 힘을 기울였고 6.25 전쟁 도발을 감행하기 직전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잇달아 방문해 지원을 요청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전쟁 이후에는 박헌영과 최창익, 박창옥 등 정치적 경쟁자들을 대거 숙청하면서 1인 독재체제를 완성했다.

    김정은도 28살의 어린 나이에 후계자로 권력을 승계한 이후 6년간 핵무력 건설에 매진하면서 경제 개혁 조치를 취했고, 고모부인 장성택과 현영철 인민부력부장 처형 등 피의 숙청으로 정치적 걸림돌을 제거하면서 3대 세습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권력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비핵화 협상 의지를 천명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던졌고, 할아버지처럼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을 방문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원사격을 요청했다.

    (사진=로동신문 캡처)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이 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이번에 우리의 전격적인 방문 제의를 쾌히 수락해주셨다"고 말해 북중 정상회담을 본인이 먼저 제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러시아에도 조만간 리용호 외무상을 파견해 연쇄적인 정상회담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같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구애는 철저한 계산에 따른 승부수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남한이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중국의 협조 없이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이후 뒤늦게 중국을 찾아간다는 것은 사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가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해도 당사자인 중국을 배제할 수 없고,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에 주어질 경제적인 보상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김정은 위원장이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택한 중국행이라는 것이다.

    손기웅 전 원장은 "김정은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해놓고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 임해야 '자신이 내놓는 조건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사전에 조율된 입장'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유리한 입장에서 담판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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