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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윤상은 윤씨가 아니라 이씨다



칼럼

    [논평] 윤상은 윤씨가 아니라 이씨다

    20일 오전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 윤상 음악감독(오른쪽)과 북측 대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평양에서 열리는 예술공연을 앞두고 느닷없이 남측대표 윤상씨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이 논란은 나라사랑바른학부모연대대표라는 긴 직함을 가진 방자경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트위터에 윤상씨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방씨는 작곡가 윤이상씨와 윤기권씨등을 거론하며 유난히 윤씨가 친북성향이 강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방씨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윤상씨를 우리 측 대표로 선정한 문재인 정권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헌데 작곡가 김형석씨가 올린 한 줄의 글로 방씨는 큰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사진=방자경 씨 트위터 캡처)

     

    '본명이 이윤상입니다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열 글자에 불과한 이 짧은 글로 방씨의 비난은 갈 길을 잃었다.

    윤상씨는 방씨가 그토록 비난하던 윤씨집안 사람이 아니라 이씨 집안 사람이었다.

    제대로 된 팩트조차 확인하지 않고 가짜뉴스를 퍼트린 셈이다. 더구나 친북인사라며 비난한 윤이상씨에 대한 팩트도 정확하지 않다.

    방씨는 윤이상씨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했다고 했지만, 작곡자는 당시 전남대 학생이었던 김종률씨다.

    방씨는 비난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트윗글을 정정했지만, 여전히 윤씨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은 채 평양공연을 취소하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방씨의 예는 최근 창궐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한 예에 불과하다. 주로 극우 보수층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확산되는 가짜뉴스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와 구속사태 이후 이 같은 경향은 심화되고 있다.

    정확한 확인을 거쳐 유포되는 사실이라면 정치성향에 상관없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방씨의 예처럼 기초적인 확인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종북'이라는 색깔까지 덧칠해서 확산되는 가짜뉴스는 사회의 공공질서마저 어지럽히고 있다.

    여기에 일부 보수 기독교계 인사들까지 가세해 기도회를 빙자한 정치집회를 여는가 하면, 자신의 교회 신도들에게 자신의 정치신념을 강요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몇 년전 중동지역을 휩쓸었던 민주화 시위과정을 보면서, SNS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체험한 바 있다.

    SNS는 소통의 도구이자, 자신의 주장을 확산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그리고 독점적인 권력을 누리며 정보를 장악해 온 매스컴에 대항 할 수 있는 민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씨의 예처럼 이를 악용하면 예기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극심한 사회혼란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글 한 줄을 올리기 전 철저한 검증과 자기 검열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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