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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학생들이 애플에 반기를 든 이유



IT/과학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애플에 반기를 든 이유

    "기술 중독 심각…통화·문자·사진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 만들어야"

    실리콘 밸리의 심장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에서 스탠퍼드 재학생들이 '기술 중독'에 항의하는 애플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캡처=스탠퍼드 데일리)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는 것으로 유명한 스탠퍼드대학 재학생들이 애플이 아이폰과 같은 기술 중독성이 높은 장치를 만드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스탠퍼드대 학보 스탠퍼드 데일리와 지역매체 팔로 알토 온라인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공대 컴퓨터과학 전공 재학생들이 주도하는 '중독성 장치 반대 스탠퍼드 학생(SSAAD)' 그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 밸리의 심장부 팔로 알토에 있는 애플 스토어 주변에서 "애플이 기술 중독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사용자가 자신의 장치에 중독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 기능을 변경 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로 웹사이트(https://captive.ml/)를 통해 자신들의 캠페인을 홍보하는 SSAAD는 이날 '애플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어쩌면 당신은 아이폰에 중독됐는지 모른다' 등이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휴대전화 중독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대인 관계를 손상시키며 생산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성명서도 배포했다.

    SSAAD는 "애플이 사용자가 휴대전화 사용 패턴을 추적하고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 앱을 배포해야 한다"며 "전화사용, 알림 메시지 등을 통제할 수 있고, 전화통화·문자 메시지·사진기능만 이용할 수 있는 '필수 기능 모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SAAD의 리더 중 한 명인 산제이 캐넌은 커먼센스미디어가 2016년 12-18세 청소년과 이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10대 청소년의 50%는 휴대전화에 중독 됐고, 부모의 69%는 매 시간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는 애플의 적극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SAAD는 특히 청소년들이 휴대전화 중독으로 인해 도파민이 과다분비 되는 현상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각종 알림을 끄고 '회색 음영 모드' 사용을 권장했다.

    애플은 이미 중독성 감소를 위해 아이폰 디스플레이 색상을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경하는 '회색 음영 모드'를 이미 도입했다. 시각적 자극을 줄이는 동시에 색각이상자(색맹)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래픽=노컷뉴스)

     

    애플은 지난 1월 디지털 기기의 중독성 논란에 대해 대변인 성명을 내고 "우리는 제품 사용 방법과 사용자와 사용자 주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며 특히 고객 보호에 관해서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 이를 달성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캐넌은 애플을 상대로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 업계의 선두주자인 애플이 휴대전화 중독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면 다른 회사들도 따라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애플은 새로운 기능을 대중화하고 모든 소비자가 기대하는 어떤 것을 만드는 회사였다"며 "페이스ID가 좋은 예다. 일부 기술은 다른 기업들이 먼저 내놓기도 했지만, 일단 애플이 만든다면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팔로 알토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시위대의 주장과 요구에 대해 "나는 100% 동의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중독되어 있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재학생인 마리아 보요르쿠츠도 SSAAD의 주장에 동의했다. 보요르쿠츠는 "많은 친구들이 휴대전화에 중독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우리가 함께 어울리는 동안에도 끊임 없이 휴대전화의 알림을 확인하는 것을 보면서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기술 중독은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 인지 부조화, 수면장애, 우울증, 비만, 사회적 고립, 비판적 사고능력 상실, 반사회성 장애, 기억력 저하 등 심각한 사회 문제을 불러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스탠퍼드 대학교는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에 있는 연구중심 명문 사립대로 뛰어난 글로벌 인재를 배출해 이 대학 출신 교수와 졸업생들이 시스코시스템스, 구글, 야후, 휴렛팩커드, 실리콘그래픽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을 창업하는 등 실리콘 밸리의 토대가 됐다.

    애플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출신은 아니지만 2005년 졸업식 축사 연사로 초빙돼 '여러분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는 명연설을 한 인연이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2년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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