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 개봉하는 영화 '머니백'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사실 영화에 대한 갈증이랄까. 연기다운 연기에 엄청나게 갈증을 느낄 때 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좋았다. 속된 말로 선수(업계 베테랑)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SNL코리아'에서 선보인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로 유쾌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 김민교는 웃음기 뺀 진지한 연기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그런 차에 만난 영화가 바로 '머니백'(감독 허준형)이라며, 영화에 대한 큰 기대를 드러냈다.
5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머니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배우 김무열, 박희순, 임원희, 오정세, 김민교, 허준형 감독이 참석했다.
'머니백'은 말 그대로 돈 가방(Money Bag)이라는 뜻과, '돈 뒤에 누군가가 있다'(Money Back)는 뜻 두 가지를 갖고 있다. 가진 거라곤 몸뚱이뿐인 민재(김무열 분), 사채업자 백사장(임원희 분), 백사장의 수하 양아치(김민교 분), 사고뭉치 형사 최형(박희순 분), 왕년의 킬러(이경영 분), 돈으로 의원직을 탐하는 문 의원(전광렬 분), 택배기사(오정세 분) 등 반드시 돈 가방이 필요한 7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배우들은 재미있는 시나리오 덕분에 작품을 고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양아치 역을 맡은 김민교는 시나리오와 캐스팅 모두 너무나 기대돼 본인도 관객으로서 어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김민교는 "대본 볼 줄 아는 분들이 보면 너무 재미있겠다고 생각할 것 같았고, 저는 참여만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싶었다. 저는 초중반에 캐스팅이 됐는데, 다른 분들 캐스팅되는 걸 보면서 진짜 너무 감사했다. 제가 해 본 작업 중 가장 빨리 보고 싶은 영화다. 어떻게 나왔을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만년 취업준비생 민재 역을 연기한 김무열은 "각기 다른 7명의 캐릭터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책이 빨리 읽히더라"며 "무엇보다 재밌었던 게, 모두 다 주인공 같다는 점이다. 사연이 다 공감 가고 재밌게 잘 그려져 있는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박 중독 때문에 경찰의 생명인 총까지 저당 잡히는 최형 역을 맡은 박희순은 "매번 얘기하는 거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어, "바로 옆 동네에 김무열 씨가 살고 있는데 술친구기도 해서, 같이 작품 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머니백'에서 악덕 사채업자 백사장 역을 연기한 임원희도 "일단 저는 영화는 안 가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시나리오가 되게 잘 읽혔다. 악역에 목말라 있기도 했고, 캐스팅이 너무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머니백' 배우들과 허준형 감독이 제작보고회 소품으로 주어진 머니 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무열, 박희순, 허준형 감독, 임원희, 오정세, 김민교 (사진=김수정 기자)
요령 모르고 착실히 일하는 택배기사 역의 오정세는 "저도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여러 가지 인물이 많이 나오고 사건이 얽혀 있는데 복잡하고 어렵기보다, 쉽고 재미있고 통쾌하게 풀려나가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허준형 감독은 "아무 사고 없이 무사 완주하는 게 1차 목표였다"며 "막다른 길에 몰린 7명의 사나이가 같은 순간을 만나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금 우리의 현실을 빗대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미 한국 영화계에서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을 만큼, 범람하는 '범죄오락물' 사이에서 '머니백'은 어떤 차별점을 줄 수 있을까. 허 감독은 "그 예상 못 하는 지점을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미디도 슬랩스틱뿐만이 아니라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걸 살리려고 했다. 김민교 씨도 영화에서 코믹한 역을 맡은 게 아니다. 전복적인 장치도 있고, 저 스스로 (그런 부분에 대한) 압박이 있어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박희순은 끝인사에서 "저희는 2%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변두리 어벤져스랄까. 그만큼 부담이 없고 편하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너무 긴장해서 보는 영화라기보다 쉽게,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머니백'은 4월 중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