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강릉=노컷뉴스)
한국 피겨스케이팅 간판 최다빈(18·고려대 입학 예정)이 첫 올림픽에서 톱10에 들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깔끔한 연기였다.
최다빈은 23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74점에 예술점수(PCS) 62.75점을 합쳐 131.49점을 얻었다.
21일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점 67.77점까지 총점 199.26점이다.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때 세운 개인 최고 기록(프리 128.45점, 총점 191.11점)을 경신했다.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24명 선수 중 7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피겨 여왕' 김연아(28) 이후 한국 피겨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톱10에 들었다.
경기 후 최다빈은 "올림픽 무대에서 후회없이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너무 힘들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 끝났다는 것에 감격스러운 눈물이었던 것 같다"며 경기 후 흘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첫 과제인 연속 점프에서 트리플 러츠의 착지가 불안해 트리플 토루프를 붙이지 않는 실수는 나왔다. 그럼에도 최다빈은 중간 순위 1위에 올라 한동안 메달리스트 3인이 앉는 그린룸에 있었다. 최다빈은 "첫 점프 실수가 나왔는데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잘 이어갈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면서 "그냥 끝나고 너무 행복했고 그린룸에 앉아 있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돌아봤다.
대한민국 최다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강릉=노컷뉴스)
본인도 놀란 성적이었다. 최다빈은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10등 안에도 못 들 것 같아 내 연기만 다 하자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올림픽 톱10에 들어서 너무 영광이었고, 올림픽에서 연기한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련을 이겨낸 연기였다. 최다빈은 지난해 6월 어머니가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역경을 딛고 국가대표로 당당히 선발돼 올림픽에 나선 최다빈은 이날도 연기를 펼치며 어머니를 떠올렸다.
최다빈은 "어머니가 만약 살아계셨다면 '수고 많았다'면서 안아주셨을 것"이라며 하늘의 어머니에게 전했다. 이어 "이번 시즌 (모친상 등) 힘든 것들이 많아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는데 지금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롤 모델인 김연아도 이날 후배를 응원했다. 최다빈은 "(김)하늘이가 먼저 연기를 마친 뒤 '연아 언니가 응원왔다'고 하더라"면서 "롤 모델인 연아 언니가 직접 응원해줘서 저도 너무 든든했고, 다른 분들의 응원도 있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부츠 문제까지 겹쳤던 최다빈은 여러 고비를 넘긴 자신이 대견스럽다. 최다빈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내 자신에게도 감사하다"면서 "평창올림픽만 보고 달려와서 4년 뒤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생각하지 않아서 지금은 좀 쉬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 갖고 싶다"고 톱7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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