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잊어' 대한민국 김도겸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경기를 마치고 임효준을 위로하고 있다.(강릉=CBS특별취재팀)
순항하던 한국 쇼트트랙이 마지막 날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골든 데이'로 기대를 모았지만 불의의 변수로 '노 골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한국 쇼트트랙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효자 종목임을 입증했다.
한국 대표팀은 22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남자 500m와 여자 1000m, 남자 계주 5000m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다. 남자 500m에서만 황대헌(부흥고), 임효준(한체대)가 은과 동메달을 따냈다.
기대했던 여자 1000m와 계주 5000m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울었다. 여자 1000m 결승에서는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과 주장 심석희(한체대)가 마지막 바퀴 코너에서 엉켜 넘어졌고, 계주 5000m에서도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메달을 얻지 못했다.
당초 이날 한국 선수단은 금빛 기대에 부풀었다. 최대 금메달 3개, 적어도 1개 이상은 따낼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가장 먼저 열린 남자 500m 결승에서는 일단 최강 우다징(중국)이 정상에 올랐다. 황대헌과 임효준이 안간힘을 썼지만 스타트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심석희-최민정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0m 결승전에서 경기를 마친 후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강릉=CBS특별취재팀)
여자 1000m는 한국 선수들의 초강세로 예상됐다. 1500m와 계주 2관왕에 오른 최민정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 1위였고, 심석희가 3위였다.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지만 취춘위(중국)의 반칙으로 구제돼 기사회생하면서 기대감은 더 높았다.
하지만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결승에서 최민정과 심석희는 3, 4위 권에 머물며 기회를 노렸고, 마지막 바퀴에서 스퍼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둘이 엉켜 넘어지면서 모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심석희가 페널티를 받았고, 최민정이 4위에 머물렀다.
쇼트트랙 마지막 종목인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불운이 이어졌다. 곽윤기(고양시청), 서이라(화성시청), 김도겸(스포츠토토), 임효준(한국체대)이 나선 대표팀은 20바퀴를 남기고 2위를 달렸지만 20여 바퀴째를 남기고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최하위로 처졌다.
경기 후 최민정은 굳은 표정으로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요"라면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심석희도 "이제 나의 올림픽이 끝났다"면서 홀가분한 표정이었지만 눈물이 비쳤다. 특히 임효준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아쉬워 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임효준은 지난 10일 1500m에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500m에서도 값진 동메달을 보태며 자신의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다. 심석희 역시 계주에서 주장으로서 든든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승에 일조했다. 여기에 서이라도 1000m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한국 쇼트트랙은 최선을 다했고,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비록 골든데이는 눈물로 끝났지만 이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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