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민기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배우 조민기가 청주대에서 교수로 있던 시절 지속해서 학생들을 성추행하고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둔 가운데, 오늘(22일) 하루에만 또 피해 사례가 추가됐다.
2011년 청주대 연극학과에 입학했고, 첫 실명 폭로자인 송하늘 씨의 선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22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이하 연뮤갤)에 "묻히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저 역시 조민기 교수를 고발한다"는 글을 썼다.
A 씨는 휴학 후 복학했을 때, 얼굴 한 번 학교에서 마주친 적 없는 연예인 교수가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온 것에 감사했으나 점점 전화가 걸려오는 횟수가 잦아졌다고 밝혔다.
개강 전 자취방을 구하고 있을 때는 조민기가 '내 오피스텔에서 살아라. 내가 샤워할 때 등 좀 밀어줘라. 어차피 나는 서울에 촬영하느라 자주 오피스텔 못 갈 거다. 내가 가면 밥도 차려주면 어떠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교수님이라고 하지 말고 다정하게 불러. 오빠 쟈기…" 등의 말을 마치 장난인 것처럼 얘기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조민기는 서울에 올라와 있던 A 씨에게 매일 밤이건 낮이건 전화와 메신저를 해 왔고, 술에 취해 새벽에 전화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또, 조민기는 A 씨에게 자기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준다며 일본 촬영을 제안했고, 옷 사이즈를 위해 가슴과 엉덩이 사이즈를 알려달라고 했다. A 씨는 방을 어떻게 쓰느냐는 질문에 조민기가 방은 같이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해서 정신 차렸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조민기가 새벽에 전화해서 남자친구 관계에 관해 물었고 성적인 얘기, 술 먹자는 얘기 등 제자와 나눌 소재가 아닌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A 씨의 글에도 그동안 보도됐던 피해자들이 밝힌 내용이 담겨 있었다. 술자리를 할 때 2차는 꼭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하기를 원했다는 점, 이런 일을 겪은 후 본인도 후배들에게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언질을 줬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A 씨는 "조민기는 지금 억울하다며 입을 다물고 있지만 연습실에서 땀 흘려 힘들게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런 몹쓸 짓을 했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학생 폭로도 추가 … "조민기 교수 매뉴얼 있었다"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남학생이라고 밝힌 B 씨도 같은 날 연뮤갤에 '예술대학의 권력자 조민기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적었다. B 씨는 조민기가 학과장이었을 때 학교에 다녔고, 조민기의 수업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B 씨는 '조민기 교수 언행이 적절치 못해 본인이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는 말이 반은 사실이고 반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언행이 적절치 못했던 건 맞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를 결정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B 씨는 조민기가 공연 제작 수업에서 폭언, 욕설, 성희롱적 발언을 했으며, 학생들의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강의를 갑자기 끝내버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이미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는 '내 여자'도 실제 존재했다고 폭로했다. B 씨는 "한 학번마다 한두 명씩 조민기 교수의 '내 여자'가 있었다.'너 내 여자 해라' 말 한마디면 내 여자가 됐다"며 "'내 여자'는 무엇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 여자'는 존재했었다. 나는 남자였기 때문에 '내 남자'는 없었으니까"라고 부연했다.
20일 JTBC '뉴스룸'에 나온 조민기의 해명 (사진='뉴스룸' 캡처)
또한 오피스텔 호출 역시 진짜였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과 같이 갔다고 설명했다. B 씨는 △여학생 혼자 오피스텔에 두지 말 것 △여학생 호출 시 남학생 필히 대동해서 갈 것 △남학생 그곳에서 술 취하지 말 것 등 암묵적인 '조민기 교수 매뉴얼'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B 씨는 조민기가 본인을 '깡패'라고 표현하며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말했으며 학생들은 조민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B 씨는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용기 내서 목소리를 내준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은 절대로 흐지부지 끝나선 안 된다"면서 "부디 그 더러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학생들의 폭로가 계속되는 가운데, 청주대 교수평의회도 이날 사과문을 내어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들을 대표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과 학생, 학부모, 동문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교수 평의회는 재발 방지를 위한 교수사회의 대책 마련을 약속했고, 학교 당국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충북지방경찰청은 "인터넷 게시글, 학교 자체 조사 등 내사 결과에서 드러난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학 자체 조사 내용 검토, 피해자 진술 청취 후 범죄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조민기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