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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단 고리 끊겠다"…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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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단 고리 끊겠다"…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 출범

    "가해자나 가해자를 보호하는 사람과는 절대 함께하지 않을 것"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30 스튜디오에서 연출가 이윤택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하루가 다르게 공연계 내 성폭력 폭로가 쌓이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이 출범했다.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이하 연극인 행동)은 22일 페이스북에 선언문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연극인 행동은 하루 전인 21일 연극계 내 성폭력 사태 대처와 용기 있는 발언 지지를 위해 뜻을 모은 연극인 개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연극인 행동은 피해자들의 발언을 통해 '권위에 순응한 우리 자신'이자 '위계 구조'였고 '침묵의 카르텔'이었던 우리 안 폭력의 실체를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체를 알고 있으면서도, 또는 실체를 제대로 모른 채 침묵했고 방관했고 무지했던 점에 대해 피해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연극인 행동은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 그동안 연극 현장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폭력이 있었고, 위계적 구조에 의해 더욱 강화됐다. 우리는 한국사회의 권위주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무대뿐만 아니라, 창작 과정까지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을 직시하고 성찰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어, "그런 구조 속에서 성폭력은 은밀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이뤄졌고, 심지어 '관행'이라는 기만적인 표현으로 학습되고 묵인됐다. 연극 현장의 위계와 권력은 학교의 권위와 밀착되어 연극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도 그 폭력이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극인 행동은 "누구도 끊어 낼 수 없었던 권위주의 문화와 위계에 의한 폭력, 그리고 모든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까지, 이러한 폐단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우리는 모이고 연대하고자 한다"며 "지금도 혼자 고민하고 계실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힘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오랜 고통을 뚫고 미투(#metoo) '나도 고발한다'라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부터 시작하였음을 잊지 않겠다. 그리고 '함께'(#withyou) 하겠다"고 말했다.

    연극인 행동은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것 △가해자나 가해자를 보호하는 사람과 절대로 함께하지 않을 것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상담창구를 만들 것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단호히 대처하고 2차 피해가 이뤄지지 않게 대응할 것 4가지를 결의했다.

    연극인 행동은 "언론 또는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2차 피해에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 신원이 노출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에 알려지는 2차, 3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2차 가해 집단과는 협력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극인 행동은 "건강한 연극 생태계를 위한 시작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권위가 아닌 수평적인 구조에서 서로를 바라볼 것이다. 더 이상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으로 고통받고, 연극을 떠나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연극인 행동은 "용기 있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여전히 이들의 발언을 막고, 두려움을 심어주고자 하는 모든 위악적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뜻을 함께하는 연극인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행동해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하겠다. With you!"라고 글을 맺었다.

    연극인 행동의 활동은 페이스북 페이지(링크)에 게시될 예정이다. 연극인 행동이 운영하는 피해신고센터(theaterwithyou@hotmail.com)에서는 상담과 제보만 가능하다. 기타 문의 사항은 메일(theaterwithyou.press@hotmail.com)을 통해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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