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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꽃' 박세영, 연기 호평에 "많이 부딪치고 깨진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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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꽃' 박세영, 연기 호평에 "많이 부딪치고 깨진 덕"

    [노컷 인터뷰] '돈꽃' 나모현 역 박세영 ②

    지난 3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돈꽃'에서 나모현 역을 맡은 배우 박세영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세영은 지난해를 바쁘게 보냈다. 3월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에서 명품을 두르고 특권의식에 가득 찬 최수연 역을 맡았다. 작품 자체가 엎어지긴 했지만 촬영을 기다리던 드라마도 있었다. 그러다 하반기에 만난 것이 바로 MBC 주말드라마 '돈꽃'(극본 이명희, 연출 김희원, 제작 유에프오프로덕션)이었다.

    사실 박세영은 '귓속말' 당시 연기가 어색하다는 혹평을 들은 바 있다. '귓속말'로 2017 SBS 연기대상 월화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을 탔을 때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돈꽃' 방송이 거듭되면서 "연기 많이 늘었다", "정말 잘한다" 등 좋은 반응이 더 많아졌다.

    연기력을 인정받고 시청률 면에서도 웃었던 대표작이 생긴 소감을 묻자 박세영은 "매 작품에서 고민하고 늘 열심히 했다"며 "성장이 있었다면 그건 제가 더 많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 현장에서 몸소 겪은 '고마운 일들'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본인의 노력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세영이 들려준 이야기를 옮긴다.

    (노컷 인터뷰 ① '돈꽃' 박세영, 실제 나모현 상황이라면? "못 살았다")

    ◇ 박세영이 말하는 '돈꽃'의 멋진 선배들

    돈을 지배한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돈에 먹혀버린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돈꽃'에서 박세영이 맡은 역할은 맑으면서도 심지가 굳은 나모현 역이었다. 그는 남편 장부천(장승조 분)과 자신을 첫사랑으로 둔 남편의 친구 강필주(장혁 분)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뤘다.

    드라마 안에서 연인 연기를 하다 보면 핑크빛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은데, 두 사람 모두 기혼자여서 아쉽지 않았냐는 짓궂은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박세영은 "왜 아쉬움이 없었겠느냐마는 저보다 감독님이 더 미안해하셨다. '현장에 오는 즐거움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라고 능청스럽게 답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어, "감독님이 정말 유머 감각이 대단하시다. '이렇게 다 유부남을 만나게 해서 미안하다. 다음에는 꼭 미혼자로 해야겠다'고 하셨다. 그러면 승조 선배님, 장혁 선배님은 '우리가 어때서! 우리가 이렇게 예뻐해 주는데…'라고 하셨다. 물론 많이 예뻐해 주셔서 저는 좋았다"고 말했다.

    박세영은 "설레고 찌릿찌릿한 장면이 있어도 (그걸) 연구하고 집중하기에 좋았다. 선배님들이 정말 철저히 역할에 몰입하게끔 도와주셨고, 오빠들 같았다. 캐릭터가 완전히 다른 큰오빠, 둘째오빠랄까. 한 명은 데리고 다니면서 보호해 줄 것 같고, 다른 한 명은 같이 장난도 치는 오빠"라고 설명했다.

    박세영은 정말란 역의 이미숙, 강필주 역의 장혁 등을 비롯해 촬영 현장에서 만난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몇 번이나 거듭해 말했다. (사진='돈꽃' 캡처)

     

    박세영은 "제가 볼 때 ('돈꽃'에는 다 열정 있으시고 대단한 분들밖에 없었다. '나는 선배야, 선생님이야'라는 마인드가 아니고 '우리는 같은 배우야'라고 대해 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 정말란 역으로 나오는 이미숙과 연기한 소감도 밝혔다.

    "처음 이미숙 선생님이랑 연기할 때는 얼마나 무서웠는데요. (웃음) 선생님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해서 말도 잘 못 붙였는데 (알고 보니) 완전 아니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게 틀렸구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해 주셨어요. 제 연기도 다 받아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고요. 선생님께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한 번만 봐 주시면 안 돼요?'라고 하면 귀찮게 하지 말라고 농담하시다가도 디테일하게 (연기 톤을) 잡아주셔서 그걸 흡수해서 씬을 찍었어요. 그럼 선생님도 되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잘했어' 라고 하시는데 저도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한 거예요. 같이 감정을 나눴다는 것에… 나는 선배님 복이 되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복에 겨웠죠. 진짜 많이 밤새웠는데 그럼에도 다른 배우를 챙긴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배려라고 봐요. 근데 다들 그렇게 많이 예뻐해 주시고 챙겨주셨어요. 감동이었어요."

    ◇ 바닥까지 가 본 느낌이었지만, '연기하는 자세' 달라져

    '돈꽃'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올랐다. 박세영은 "시청자들이 점점 늘어난 게 너무 좋았다.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게. 한 주 지날 때마다 1~2%씩 올라가는데 신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틀 사흘 밤새고 힘들어 죽겠는데도. 저희도 대본을 진짜 재밌게 봤다. 이거 나가면 20% 간다, 이러면서"라고 귀띔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호응해주셔서 같이 소통했던 드라마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시청률이 잘 나오든 못 나오든 모두가 많이 고생한 결과인데, 이번 작품은 보신 분들이 입소문 내 주셔서 신나게 일할 수 있었다. 많은 분이 함께해 주셨다는 든든함 때문에 기분이 좋고 '돈꽃'을 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처럼 성적도 좋았지만, 박세영에게는 '연기 많이 늘었다', '연기 좋아졌다'는 반응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작품이었다. 그는 "사실 저는 시청자들과 느끼는 게 굉장히 다르다. 매번 작품 할 때마다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지, 이번엔 좀 더 잘했고 저번엔 더 못했어 이런 건 아니었다. 늘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서 얼만큼의 큰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조금이라도 성장했다는 평을 듣는다면 '더 많이 깨졌기 때문'이라는 게 박세영의 설명이다. '돈꽃'을 만나기 전에는 '연기의 연'조차도 하지 않았었구나 느꼈을 정도라고. 갑자기 큰 무대의 주인공으로 서 버린 것처럼, '돈꽃' 촬영 현장은 부담스럽고 큰 공간으로 다가왔다.

    박세영은 '돈꽃'을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사진은 배우들과 스태프가 함께 모여 찍은 것 (사진=장승조 인스타그램)

     

    박세영은 "'돈꽃' 사람들끼리 모여 한 명씩 일어나 얘기하는 자리가 있었다. 저는 '작가님, 감독님, 배우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작품을 만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대본도 그렇고, 특히 이런 감독님을 만나기 너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나모현에게서도 정말 많이 배웠기에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성장할 수 있게 정말 많이 이끌어주신 분이 감독님이어서 특히 감사드린다. 늘 제게 맞춰서 얘기해주시고, (나모현을) 저보다 더 잘 이해하고 말씀해주셔서 '아 내가 정말 많이 부족하다. 이 자리가 무거운 자리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 드라마 중간에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고 못 하겠다는 맘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연기에 대한 생각과 자세가 확실히 바뀌었다는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이끌어주신 덕분이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평을 받는지는 모르겠는데, (시청자들은) 그런 작은 변화도 다 느끼는 것 같다. 작품 많이 보셔서 눈도 워낙 높으시고. 제가 뭔가 노력해서 얻었다기보다는, 정말 좋은 시기에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나서 저로서는 이제 조금씩 잘 자라가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30대 들어선 박세영의 목표

    박세영은 대단하고 멋진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며 연기를 다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좀 더 연기력을 갈고닦아서 작품 안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표현해 보는 게 꿈이다. '돈꽃' 이후로 '어떤 작품이 와도 잘할 거야'가 아니라 '어떤 작품이 와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그는 무사히 24부를 마친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열심히 했던 건 작은 물잔의 물이었구나 싶은 거예요. 사실 저렇게 거대한 바다가 있었는데. 다시 돌이켜보고 '나, 이제 연기 시작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세 자매 중 막내라서 어리다는 느낌이 있어서 중학교 때부터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어요. 예전에는 어떤 걸 해도 '얘는 어리니까 어린 생각'이라는 반응이었거든요. '내 행동이 잘못된 거여도 상관없어, 내가 알아서 책임지고 감당하면 돼'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30대가 된 작년이 너무 좋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어요. 아, 이걸 20대 때 느꼈으면 어땠을까 해서요. 29살 때도 이해를 전혀 못 했어요. '다 할 수 있다'는 말을 이제는 알겠더라고요. 30대가 되고 나서 더 열정이 생겼고, 다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박세영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서른하나가 된 박세영이 그릴 청사진은 무엇일까. 그는 "너무 어렵다"며 힌트 좀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내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 20대 때는 겁도 많고 조심성도 많고 실수하는 것을 무척 두려워했다면, 이제는 '그럼에도 깨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게 골자였다.

    박세영은 "30대엔 더 많이 깨질 준비가 돼 있다. 깨져도 괜찮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성숙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하진 못하겠다"면서 "20년, 40년, 60년 하신 선배님들을 보면 다들 가슴에 훈장을 달고 계신 것 같았다. 이분들과 작품을 끝나고 나니 어떤 깨짐도 견뎌냈고,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달게 받아야지 하는 단단한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온 신경을 쏟았던 드라마가 끝난 만큼 박세영은 당분간 쉴 예정이다. 1~2주는 아무것도 안 하고 방에서 늘어져 있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단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 있으면 바로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질문을 들으면 곰곰이 생각해서 되도록 자세하게 답했던 박세영은 오는 24일 방송되는 JTBC 예능 '아는 형님' 홍보로 마무리 인사를 했다. 함께 작품을 했던 배우 정혜성과 같이 최근 녹화를 마쳤는데 너무 재밌었다는 후문이다. "저는 열심히는 했어요. 정말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24일 밤 9시 30분에 꼭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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