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천재 소녀' 클로이 김의 경기 장면 (사진=FIS 홈페이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중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는 누구일까. 아마도 스노보드 종목의 슈퍼스타 숀 화이트(32·미국)일 것이다. 화이트는 스폰서 수입만 연간 1천만 달러에 육박하고 소치동계올림픽이 개최된 2014년 수입은 2천만 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보드=숀 화이트'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숀 화이트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의 절대 강자다. 하프파이프는 원통형을 반으로 자른 모양의 슬로프에서 점프와 회전 등 다양한 기술로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역동적이고 화려한 스노보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2006년 토리노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수확한 숀 화이트는 스노보드의 인기를 전세계적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름을 딴 비디오 게임이 크게 히트하기도 했다.
숀 화이트는 4년 전 소치 대회를 빛낼 최고의 스타 중 한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을 놓쳤다. 평창 대회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렸으나 대표 선발전에서 부진이 계속 됐고 지난해 10월 훈련 도중 얼굴을 다쳐 62바늘을 꿰매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슈퍼스타는 달랐다. 숀 화이트는 지난달 월드컵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100점 만점 연기를 펼쳐 미국 대표 선발전 랭킹을 단숨에 4위에서 1위로 끌어올려 평창행 티켓을 땄다.
평창에서 소치의 아픔을 뒤로 하고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되찾으려는 숀 화이트는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안대를 끼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사진을 SNS에 올려 관심을 끌기도 했다.
스노보드 역사상 100점 만점을 받은 선수는 2명뿐이다. 화이트가 두 차례 만점 연기를 펼쳤고 '스노보드 천재 소녀'로 불리는 재미교포 클로이 김(18·미국)도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6년 2월 US 그랑프리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1080도 회전을 연속 성공하며 100점 만점을 받았다.
4살 때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6살 때 미국 내셔널 챔피언십 3위에 올라 천재성을 인정받은 클로이 김은 평창을 빛낼 스타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왔다. 최근에는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매거진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올림픽은 이번이 첫 출전이다. 만 14세였던 4년 전 올림픽에 출전할 실력을 갖췄지만 나이 제한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
AFP통신은 평창에서 주목할 선수 10명 중 한 명으로 클로이 김을 선정하면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의 스페셜리스트로 평창에서 엄청난 스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알파인스키는 동계올림픽을 넘어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손꼽힌다.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는 '스키 황제'로 불린다. 6년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절대적인 강자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만큼은 무관의 황제로 통한다.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평창에서 그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도 평창을 방문한다. 린지 본은 2010년 밴쿠버 대회 여자 활강 금메달을 땄고 통산 78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스키 종목의 레전드다. 4년 전 부상 때문에 소치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키 여제'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올림픽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자 스켈레톤의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는 지금도 같은 종목에서 뛰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우러러 보는 신화적인 존재다. 2009-2010시즌부터 8년 연속 월드컵 시즌 랭킹 1위를 차지하면서 한 시대를 지배했다.
하지만 두쿠르스는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에 머물렀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은 평창 대회에서 그 한을 풀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2017-2018시즌 '스켈레톤 황제'가 지켜온 세계랭킹 1위 행진에 제동을 건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윤성빈이다. 둘의 대결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놓쳐서는 안될 빅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