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왜 원숭이를 대상으로 배기가스 실험을 하고서도 실험결과를 숨기기에 급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 일간지 빌트(BILD)는 실험보고서를 입수.분석한 결과 “실험결과가 당초 예상과 정반대로 나타났고, 공개할 경우 독일 자동차업계에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자동차업계가 설립.운영해온 EUGT는 지난 2015년 미국의 러브레이스호흡기연구소(LRRI)에 자동차 배기가스의 유해여부를 확인하는 원숭이 실험을 의뢰했다.
이 실험은 폴크스바겐(VW)의 비틀 디젤 신용 차종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현저하게 줄어 건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결과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사실 VW 비틀에는 이미 연구팀도 모르게 배출가스 조작장치가 달려서 질소산화물이 실제 도로주행때보의 1/40만 나오도록 돼 있는데도 비교대상인 구형 포드 디젤차량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실험결과는 기대와 달리 정반대로 나왔다.
빌트의 의뢰로 이 실험보고서를 검토한 오스트리아 빈의과대학의 한스-페터 후터 교수는 “VW 신형 가스에 노출된 원숭이들에서 검출된 염증지표물질들이 낡은 포드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실험보고서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후터교수는 이유나 과정은 알 수 없지만 “유일한 이유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앞선 실험(포드자동차실험)에서 이미 (원숭이들의) 기관이 손상됐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실험을 위해 EUGT는 LRRI에 64만 9천달러(약 6억 9천만원)를 지불했으나 이런 중간 보고서가 나오자 잔금을 지불하지 않아 EUGT가 청산된 2017년 6월 30일까지 최종보고서가 완료되지 않았다.
LRRI는 EUGT측과 결과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비틀관련 결과는 빼는 방법 등 실험결과를 조작하는 문제 등을 논의하며 잔금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으나 잔금 7만 1처 857달러를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