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원순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박영선, 우상호, 전현희 의원, 정봉주 전 의원 (사진=자료사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도전장을 이미 던졌거나 출마를 예정하고 있는 후보자가 6명에 이르는 등 경선 판이 커지고 있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비롯해 출마를 공식화 한 민병두‧박영선‧우상호 의원 외에 출마 시동을 걸고 있는 전현희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있다.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는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야권보다 여권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서울시장의 경우 유권자의 견제 심리가 작동돼 집권여당이 아닌 야당의 인사가 당선 되는 게 공식처럼 여겨졌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고건 시장, 노무현 대통령 당시 이명박‧오세훈 시장,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다. 이는 정권 심판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유례없이 높은 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에 더해 야권의 인물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과거 이명박 서울시장과 현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포스트 대권 주자로 꼽혔던 사례처럼 서울시장이 되면 다음 대권 물망에 오르게 된다는 점도 출마의 배경으로 꼽힌다.
경선에 통과하지 않더라도 출마하는 것만으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정치인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경선이 본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민주당 경선에 출마할 경우 여론의 주목도는 자연스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4선의 박영선 의원이나 3선의 민병두·우상호 의원 등도 이번 경선을 통해 차차기 서울시장에 도전하거나 당 대표 경선, 나아가 대선 등에 도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박원순 시장도 3번째 연임에 성공한다면 대권가도서 한층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사면복권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얻은 정봉주 전 의원은 경선을 통해 존재감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교적 당세가 약한 강남에서 당선된 전현희 의원도 경선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는 한편 정치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경선 도전을 주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시장의 3선 도전이 여권의 서울시장 출마 러시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2014년 지방선거 때만 해도 보궐로 입성한 박 시장의 시정 기간이 2년여밖에 안 된다는 점 때문에 당 내에서도 ‘박 시장이 한 번 더 해야 하지 않겠냐’는 여론이 강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3선 도전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여의도 정가에서는 3선 피로감과 반감 등에 대한 불만이 감지됐다.
동료 의원들의 잇단 출마에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도 덩달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선이 다가오면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지역의 세를 이용해 돕기 마련인데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후보를 정해 놓고 마음 편히 도울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지역 한 초선 의원은 "도와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데 정말 난감하다. 얼마 전 의원들끼리 모여서도 ‘난감하다’는 고민을 서로에게 토로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 역시 "인연이 없는 사람이 없다. 대놓고 누구를 지지한다고 하면 서로 서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자들 역시 선뜻 도와준다고 나서겠다는 사람이 없어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내밀고 있다. 출마를 선언한 한 인사는 “의원들이 마음으로는 돕고 싶어하는데 동료 의원들의 경쟁이 되다 보니 나서서 돕겠다는 사람이 아직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