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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 엇갈리는 통합구상…백의종군 對 초반총력전



국회/정당

    안철수·유승민, 엇갈리는 통합구상…백의종군 對 초반총력전

    安 '세 확보' 총력, 劉 '통합 초반 시너지' 집중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통합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신당의 당권 등 운영체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공동대표 체제, 양당의 합의에 의한 단일대표 체제 모두에 열어놓으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백의종군하겠단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유 대표는 창당 후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신당출범 후 지방선거까진 전면에서 통합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두 사람 간 이 같은 차이는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두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분석이다. '반대파와의 합의이혼 불가' 등의 입장에서 나타나듯 세(勢) 확보에 무게를 싣고 있는 안 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私)'를 부각시켜 중립파를 포섭해야 할 처지라면, 당내 이견이 없는 유 대표는 통합 후의 실질적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 安, 先통합 後백의종군…'중간지대' 의원들 이탈 최소화

    안 대표는 지난 21일 유 대표와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백의종군이라고 얘기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 대표의 입장은 당초 '통합 전 백의종군'을 검토하던 데서 '통합 후 백의종군'으로 한 차례 변경한 것이다. 입장변경은 통합 선언을 당론 채택에 앞서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는 당초 당내 통합논의에 대한 찬반의 중립에 있는 이른바 '중재파‧중간지대'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선(先)백의종군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유 대표와 만나 통합의 담판을 시도했던 지난 9일 이후 입장이 변경됐다. 이튿날인 10일 유 대표가 안 대표에 대해 '백의종군 불가'를 촉구했고, 안 대표가 이 안을 받았다. 10일 밤 두 사람은 '국민의당 전당대회 전 통합선언'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다.

    안 대표의 입장변경은 곧바로 국민의당 중간지대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반대파에 대한 설득을 위해 통합논의의 주도권을 갖길 원했던 이들은 "중재안이 거부됐다"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반대파로 구성된 '개혁신당' 측은 현재 통합 이탈 희망자 18명에 더해 중재파에서 추가적인 합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배숙 의원은 "이용호‧황주홍‧손금주 의원은 본인들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한 절망감을 토로했다"며 "적절한 시기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중재파와 유 대표 양측을 껴안아야 하는 안 대표로선 "통합 후에 당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며 또 다른 중재안을 만든 셈이다. 안 대표 측에선 유 대표를 향해 거꾸로 백의종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안(친안철수)파로 분류되는 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마당에 유 대표가 혼자서 통합신당의 대표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안 대표의 입장을 두고는 중재파 일부와 반대파 비례대표까지 모두 이끌고 통합을 강행, 향후 신당 내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겠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劉, "安‧劉의 대안이 없다"…바른정당 창당초반 실패, '시너지 총력전'

    반면 통합의 파트너인 유 대표는 자신은 물론, 안 대표 역시 백의종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21일 공동 기자간담회에서도 "신당 출범 후 처음 1~3개월이 골든타임"이라면서 "이 결정적인 시기에 지도부 문제로 너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안 좋다"고 말했다.

    당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는 창당 초반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에서 비롯된다. 사실상 각 당의 유일한 잠재적 대권주자인 두 사람이 함께 전면에 나서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것이다. "신당 (창당)하고 나면 지방선거가 불과 몇 달"이라며 시점의 특수성을 거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을 대체할 마땅한 인재가 없는 점도 절박하다. 백의종군을 주장하는 일각에선 '제3지대' 영입인사인 김종인‧손학규‧정의화 등 3인과 세대교체의 의미에서 김관영(국민의당), 하태경(바른정당) 의원 등이 대체재로 거론된다. 그러나 3인은 '통합의 울타리' 역할이 적합하고, 두 의원은 아직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양당 안팎의 주된 기류다.

    바른정당이 지난해 초 창당과정에서 '탄핵 후 보수개혁'을 강조했던 유 대표 측과 '반기문 영입'에 초점을 뒀던 김무성(자유한국당) 의원 간 노선갈등에 이해 초반 동력을 상실했던 점도 반면교사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유 대표 측 관계자는 2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초반 동력 확보에 주력할 뿐, 실제로 당 대표를 맡느냐의 여부는 중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창당준비위원회 가동 등 초반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데 총력을 펴 지방선거 파고만 넘을 수 있다면 당 대표라는 자리에 연연치 않는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공통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모여 '박수받는 통합'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온 유 대표는 통합과정의 파열음을 줄일 방법으로 정치적 타협에 의한 반대파와의 결별방식을 안 대표를 향해 줄곧 거론해왔다.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비례대표들을 출당시켜 반대파와 '합의이혼' 협의에 나설 것을 제안한 셈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우리 비례대표 분들은 당의 자산"이라며 '포기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유 대표는 앞서 이 같은 안 대표의 '비례대표 사수' 입장에 대해 "의석수라는 게 현실적으로 국회 안에서 힘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 지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세력 확보에 무게를 둔 안 대표와, 초기 시너지에 방점을 찍은 유 대표의 엇갈리는 구상은 향후 통합 순항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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