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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30]韓 썰매 개척자 강광배, 후배들에 남긴 조언



스포츠일반

    [G-30]韓 썰매 개척자 강광배, 후배들에 남긴 조언

    한국 썰매종목의 개척자 강광배 교수는 자신이 뿌린 씨앗의 '꽃'과 '열매'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황진환기자

     

    “너희는 이미 메달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부담 없이 올림픽을 즐겨라”

    1998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제18회 동계올림픽. 루지 종목에 출전한 3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31위에 올랐다. 비록 최하위였지만 이는 한국 썰매 종목의 위대한 첫걸음의 시작이었다.

    이후 루지를 위해 유학길에 올랐고, 오스트리아에서 운명처럼 스켈레톤을 만났다. 비록 한국이 국제연맹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오스트리아 선수로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제19회 동계올림픽과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제20회 동계올림픽에 당당히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참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1회 동계올림픽에는 봅슬레이 4인승에 출전해 한국은 물론, 세계 최초로 썰매 전 종목 선수로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이 모두는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45) 한국체대 교수가 걸어온 외로운 싸움의 결과다. 선수도, 연맹도 없던 한국에 썰매 종목이 안착할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이끈 주인공이 바로 강광배 교수다.

    강 교수는 선수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외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뛴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은 그야말로 꿈만 같았다. 특히 자신이 직접 발굴한 스켈레톤의 윤성빈(24)과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33)-서영우(27)가 안방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에 크게 기대하는 듯했다.

    강광배 교수(아래)는 '썰매에 미친 남자'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는 1998년 나가노 대회에 루지로 시작해 스켈레톤과 봅슬레이까지 세계 최초로 썰매 전 종목에서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역사의 주인공이다.(사진=강광배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가량 앞두고 CBS노컷뉴스와 만난 강광배 교수는 “한국의 썰매 종목은 올림픽 유치 실패가 성장의 좋은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그는 “2003년 처음 유치를 실패하고 나서 재도전이 결정됐을 때 실업팀의 필요성을 제안해 강원도청 실업팀이 생겼고, 2007년 두 번째 실패하고 나서는 훈련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해 평창에 스타트훈련장이 생겼다. 그리고 이제는 동계올림픽까지 열리게 됐다. 어떻게 보면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덕에 썰매 종목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1994년 처음 썰매 종목의 선수가 됐던 강광배 교수는 24년이 흐른 2018년의 자신을 ‘원로’라고 불렀다. “다른 종목 같으면 6, 70세가 되어야 원로라고 불리겠지만 썰매 종목에서는 내가 벌써 원로가 됐다”는 그는 “지금까지 내 역할은 한국에 썰매 종목의 씨를 뿌리는 일이었다. 이제는 후배들이 꽃피우고 열매를 맺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배 교수가 말하는 ‘꽃’과 ‘열매’는 무엇일까. 그가 발굴한 윤성빈과 원윤종-서영우 조는 세계 최고의 자리를 경험했고, 이제 안방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강광배 교수가 직접 발굴한 윤성빈(가운데)은 타고난 신체조건과 끊임없는 노력 덕에 평범한 학생에서 세계 최고의 스켈레톤 선수로 우뚝 섰다.(사진=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강 교수는 “국민의 세금으로 훈련하는 국가대표로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은 의무다. 좋은 성적에 대한 부담을 갖는 동시에 현재 썰매 종목을 향한 많은 국민의 관심에 감사해야 하는 것도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급함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기대치는 크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강광배 교수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가장 좋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 짧은 시간에 메달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것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럽다. 너무 조급해 말고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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