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묵자, ~쟈나" 유행어 상표등록
- 광고에 유행어 나와도 1원도 못받아
- 유행어도 창작물…저작권 보호받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대희 (개그맨)
지금부터는 제가 목소리 연기를 조금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잘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영구 없다.' '반갑구먼, 반가워요.' '그때그때 달라요.' 이렇게 해야 되나요? (웃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행어들을 제가 조금 해 봤습니다. 유행어가 한 번 터지면 온갖 광고며 마케팅이며 쓰이기 마련인데요. 정작 유행어를 만든 당사자들, 개그맨들은 그동안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나라 처음으로 개그맨 김대희, 김준호, 컬투, 이런 분들의 유행어가 소리상표로 등록이 돼서 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고 그러네요. ‘소리상표’ 굉장히 생소하죠. 도대체 소리상표는 뭔지 또 유행어를 가진 개그맨들의 속앓이, 속사정은 어떤 거였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반가운 목소리 개그맨 김대희 씨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대희 씨 안녕하세요?
◆ 김대희> 네. 안녕하세요, 김대희입니다.
◇ 김현정> 김대희 씨하고 이런 저작권, 소리상표 이런 얘기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 김대희> 저도 김현정 앵커님하고 이렇게 통화를 할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서두에서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영혼 없는 유행어 따라하기.
◇ 김현정> (웃음) 제가 잘 안 돼요.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상표라는 게 진짜 뭐예요, 이게?
◆ 김대희> 그 말 그대로 소리에 상표권을 부여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는 광고에서 노래가 깔리고 성우가 개그맨들 유행어 갖다 막 쓰잖아요. 아무런 보상이 없었던 겁니까?
◆ 김대희> 전혀 아무런 1원어치도 없었죠.
◇ 김현정> 1원어치도. 그러면 이번부터는 이번에 등록한 유행어 4개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거군요, 상표권을.
◆ 김대희> 그렇게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4개가 어떤 어떤 건지 김대희 씨가 직접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4개의 유행어?
개그맨 김대희 씨, KBS 개그콘서트 코너 <대화가 필요해=""> 코너에서 '밥 먹자'라는 특유의 유행어로 인기몰이를 했다. (사진=KBS)
◆ 김대희> 일단은 '밥 묵자.'
◇ 김현정> 개콘 대화가 필요해?
◆ 김대희> '뭐라 쳐 씨부리쌌노, 밥 묵자.' 그리고 김준호 씨의 '케어해주쟈나~' 그리고 컬투 선배님들은 '그때그때 달라요.' '쌩뚱맞죠?' 이렇게요.
◇ 김현정> 그렇게 4개. 받아들여진 거죠, 지금?
◆ 김대희> 그렇죠. 최초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몰랐는데.
◇ 김현정> 그런데 그냥 밥 묵자라는 문자나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문자는 원래 있던 건데 이게 어떻게 소리상표로 인정받을 수가 있었죠?
◆ 김대희> 음절이 있잖아요. 음절이. 그러니까 제가 했던 유행어가 '밥 묵자' 이 음절과 '그때그때 달라요.' 이런 음절이 있잖아요. 아까 오프닝에서 그때그때 달라요 이렇게 하신 건 해당이 안 됩니다. 그때 그때 달라요 이게 맞는 거고요.
소리상표로 등록된 개그맨 김준호의 '케어해주자냐~', 컬투 '그때 그때 달라요' '쌩둥맞죠?'
◇ 김현정> 그렇겠네요. 이제 이해가 됐어요, 확실히. 그럼 앞으로 광고나 어떤 상업적인 목적으로 유행어를 쓸 때는 '밥 묵자'를 쓸 때는 김대희 씨한테 허락을 받고 상표권료 지급하고 써야 되는 거네요.
◆ 김대희> 그렇게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일단 무엇보다 이렇게 등록이 되는구나, 개그맨 후배들이 개그맨 생활하면서 했던 유행어들 다 등록을 하게 되면 상업적인 용도로 만약에 쓰게 될 때는 해당 개그맨들에게 허락을 받든지 아니면 지급을 하든지, 이렇게 되겠죠.
◇ 김현정> 그런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나 많은 유행어 씁니까?
◆ 김대희> 그럼요, 그럼요.
◇ 김현정> SNS상에도 막 올리기도 하고. 이런 것도 다 뭘 지불해야 돼요? 허락받아야 돼요?
◆ 김대희> 아니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 일반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얼마든지 마음껏 사용하셔도 되고 오히려 그렇게 사용해 주시면 오히려 저희는 감사하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광고나 이런 데에 쓰는 걸 제약하다 보면 혹시 유행이 덜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런 걱정은 안 되세요?
◆ 김대희> 일단 국민 여러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그 유행어를 많이 따라해 주시기 때문에 그걸 등에 업고 광고에 사용하는 건데 문제는 개그맨을 쓰는 게 아니라 그와 비슷한 목소리의 다른 사람, 제3자를 저렴한 출연료로 사용을 하기 때문에 좀 저희 개그맨들이 불만이 있었던 거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개그맨들이 유행어를 하나씩 갖고 있는 개그맨들은 다 한 번씩 다 전화를 받았어요. 뭐냐 하면 저도 예전에 ‘돈 마이 벌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이 유행어를 했을 때 그게 광고에 나오더라고요. 저도 몰랐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전화가 왔어요, 밥 사라고. 왜요? 그랬더니 아니, 너 라디오 광고 녹음했더만 왜 이렇게 많이 나와, 잘 듣고 있어라는 얘기를 많이 듣거든요.
◇ 김현정> 저도 그 광고 생각나요. 그거 김대희 씨가 하신 거 아니에요?
◆ 김대희> 아니요, 저는 라디오 광고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들어오지를 않아가지고요. 그렇게 비싸지도 않은데.
◇ 김현정> 광고주 여러분, 김대희 씨 그렇게 비싸지 않답니다. 오리지널로 불러주세요.
◆ 김대희> 그러니까 유행어라는 것도 사실 저희가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서 나름 창작물인데 가수들의 노래 아니면 음악, 작가 분들의 글 이런 것들은 저작권으로서 보호를 받는데 그런 창작물과 똑같은 저희 개그맨들의 유행어 창작물은 전혀 인정 못 받고 있어서 사실 좀 안타까웠었거든요. 김준호 씨하고 예전에 한 코너를 1년 6개월 동안 짠 적도 있어요. 어떤 코너는 정말 단시간에 나오는 코너도 있지만 천차만별이죠, 코너라는 건. 그런데 코너 안에서 나오는 유행어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서 이게 탄생되는 건데 저는 그냥 이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이름이다?
◆ 김대희> 유행어는 누구나 그 개그맨을 알릴 수 있는 이름과 같은 거라서요.
◇ 김현정> 그렇네요. 오늘 굉장히 심각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단 말입니다. 우리 김대희 씨가 나오셨는데 최고의 코미디언 김대희 씨가 나오셨는데 이렇게 심각한 얘기만 하다 끝낼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 김대희> 최고의 코미디언은 아니고 그냥 코미디언이죠. (웃음)
◇ 김현정> 겸손하세요, 김대희 씨. 김대희 씨가 생각하는 역대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유행어는 뭡니까?
◆ 김대희> 많은 유행어가 떠오르는데, 이거 딱 듣는 순간 이게 딱 떠오르네요. '돈 마이 벌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 김현정> (웃음) 자기 걸 이렇게 꼽으세요. 그러면 그것 빼고는, 빼고는 뭡니까?
◆ 김대희> 그것 빼고 올해로 따지면 올해 유행했던 유행어들 생각하면 저는 이분이 지금 요즘 막 전성기를 누리고 계셔서 저는 너무 기분 좋거든요. 친한 형이기도 하고 선배이기도 한데 김생민 씨.
◇ 김현정> 아, 김생민 씨.
[2017 유행어] 김생민 '스튜핏, 그레잇', 박지훈 '내 마음속의 저장', 영화 범죄도시 (사진=KBS, TVN,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김대희> '스튜핏, 그레잇' 그리고 워너원의 박지훈 군이 했던 '내 마음속에 저장' 이런 것들이요. 또 범죄도시의 우리 윤계상 씨, '너 내 누구인지 아니? 나 장첸이야.' 하고 육두문자 나오는.
◇ 김현정> '니 내 전화 아이 받니?'
◆ 김대희> 윤계상 씨인가요?
◇ 김현정> 괜찮았어요, 이번에는?
◆ 김대희> 여보세요? 윤계상 씨인 줄 알았어요. 똑같으시네요. 잘하시네요.
◇ 김현정> 김대희 씨 배 아파서 얼른 끊어야 될 것 같아요. 오늘 김대희 씨한테 많이 배웠습니다. 개그맨들의 소리상표, 유행어에 대한 개념을 좀 바꿔주는 중요한 인터뷰였던 것 같고요. 오늘 김대희 씨와의 인터뷰 내용 제 마음속에 저장하겠습니다.
◆ 김대희>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유쾌한 인터뷰 개그맨 김대희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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