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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부실한 공영홈쇼핑…이면에 '잔박' 있다"



사건/사고

    [훅!뉴스] "부실한 공영홈쇼핑…이면에 '잔박' 있다"

    -박근혜 前대통령 주도한 '공영홈쇼핑', 적자 속 방만경영
    -외부 감사인, 자료 확보 못한 채 "조사‧확인 불가" 결론
    -국회의원 후보 측 돌며 금품‧향응 전방위 로비 나서기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 여전히 공영홈쇼핑 요직에
    -"'잔박(殘朴)'의 또다른 적폐 없는지 살펴봐야"

    ■ 생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
    ■ SNS 참여 : 페이스북[www.facebook.com/981news]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 뉴스 속을 훅 파고듭니다. 훅!뉴스 시간,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어떤 뉴스 속으로 훅 들어가 볼까요?

    ◆ 김정훈> 요새 안팎으로 시끄러운 업계가 있습니다. 모두 7곳의 업체가 허가를 받아 운영중인 TV홈쇼핑 업계인데, 이러저러한 파열음이 잇따르고 있네요. 최근의 뉴스들부터 모아서 들어보실까요?

    [녹취: TV 홈쇼핑 관련 뉴스들]

    "검찰은 GS홈쇼핑이 지난 2013년 전병헌 전 수석이 회장을 지낸 한국e스포츠협회에 1억5천만 원 상당의 기부금을 낸 것이 전 전 수석의 압력 때문이라고 의심…"

    "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인 홈앤쇼핑의 신사옥 건설 시공사 입찰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홈앤쇼핑의 채용비리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 김현정> 요새 익숙한 뉴스들일 거예요. GS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에 대해서 수사가 진행중이네요.

    ◆ 김정훈> 뇌물, 입찰비리, 채용비리 혐의 등이 불거지면서 홈쇼핑 업계 전반이 눈총을 받고 있는데, 문제가 드러난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중소기업상품과 농수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지난 2015년 설립된 공영홈쇼핑이라는 곳입니다.

    ◇ 김현정> 청취자들 가운데는 생소한 분들도 계실 거예요.

    ◆ 김정훈>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재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신설 방안이 나온 뒤 6개월만에 승인이 이뤄진 곳인데, 개국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축사까지 할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업체인데, 그때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박근혜 전 대통령]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과 농수산업의 혁신적인 유통 플랫폼의 역할을 하면서 우수한 제품의 발굴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 김현정> 취지는 좋았잖아요? 그래서 빨리빨리 설립이 되고 빨리빨리 만들어졌던 곳인데… 그런데요?

    ◆ 김정훈> 그런데 이후엔 적자 속에 방만 경영이 이어지더니 '부실 감사' 그리고 '정치권 로비 의혹'이 있고요, 그 배경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훅!뉴스 시간에 그 속사정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 김현정> 공영홈쇼핑, 무엇이 문제였는지 하나하나 살펴보죠.

    ◆ 김정훈>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의원들의 지적부터 들어보실까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 그리고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입니다.

    [녹취: 김해영 의원‧정우택 의원]

    "제보에 의하면 내츄럴엔도텍 주식 불공정거래의 핵심이 공영홈쇼핑 지분 45%를 소유하고 있는 농협경제지주라고 합니다. 농협경제지주, 농협투자증권, 농협식품 측의 100여명 이상이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불공정거래 했다는 제보인데요."

    "공영홈쇼핑이 거대 벤더사들이 중간 수수료를 챙기는 기형적 형태로 바뀌어 버렸어요. 특히 이 과정에서 특정 거대 벤더사는 이례적으로 연간 24개 품목, 그것도 117회 방송을 하기로 했다는 거예요."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유뷰트 영상 화면 캡처/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내부 정보로 주식을 사서 이득을 챙겼다, 또 홈쇼핑에 입점하려는 업체한테 중간 수수료를 과도하게 떼왔다… 속된 말로 먹었다, 이런 것이죠? 벤더사는 뭡니까?

    ◆ 김정훈> 벤더사는 홈쇼핑 입점하려는 업체한테 지원을 하는 곳인데, 수수료를 챙기거든요. 그런 업체들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떼왔다는 것이죠. 다른 문제들도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2년간 임직원 대리운전비로 회삿돈 5천만원이 나갔는가 하면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난 임원에게 성과급과 교육비가 계속 지출되기도 했고요. 업무출장을 핑계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임직원들도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방만 경영이네요. 회삿돈을 물쓰듯 한 건데, 그렇게 여유가 있었나 보죠?

    ◆ 김정훈> 아니요. 반대로, 설립 후 3년 연속 적자입니다. 2015년 190억, 지난해 94억, 올해도 상반기에만 42억의 적자네요.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 농협경제지주 등이 지분을 나누고 있거든요. 결국 국민의 혈세가 이렇게 낭비되고 있는 셈이죠.

    ◇ 김현정>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감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던 거고, 실시가 된 거죠?

    ◆ 김정훈> 네. 지난 8월 한달, 외부 감사인들이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국정감사 때 나온 지적까지 포함해 이후 후속 조사도 했고요. 하지만 자료 확보가 어려워 중도에 아예 감사를 포기하자는 말까지 나왔다는데, 감사 과정을 지켜본 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감사 관계자]

    "마킹돼서 오고 그것도 감사실 직원을 경유해서만 갖다주고, 누구 직원을 호출하려고 해도 감사실을 경유해야 하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는 감사가 안 되겠다고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었는데…"

    ◇ 김현정> 마킹이라고 하면, 일부를 지워서 준다는 거잖아요. 어떤 자료는 지워서 주고 그나마 주는 자료든 직원이든 다 통제를 받고서 온다?

    ◆ 김정훈> 네. 그렇게 끝난 감사 보고서가 이달 초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도 "인사 채용관련 제출서류에 중요 내용이 가려져있어 인사채용의 적정성 여부 등을 조사할 수 없었다", "접대비 사용 등에 대해서도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사적사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네요.

    (사진=김정훈 기자)

     

    ◇ 김현정> 한마디로 감사를 한 것도 아니고, 안한 것도 아닌 상황이 됐네요. 왜 자료를 받기조차 어려웠을까요?

    ◆ 김정훈> 개인정보 보호 때문이라는 게 공영홈쇼핑 측 설명입니다.

    ◇ 김현정> 명분은 개인정보 보호다? 이게 다른 것도 아니고 비리를 조사하자는 건데, 무슨 개인정보가 앞선다는 건지… 참 이해가 안 가네요.

    ◆ 김정훈> 그 점 때문에 외부 감사인, 그리고 공영홈쇼핑 내 감사실장이 자료를 두고 '내놔라, 못 준다' 실랑이를 벌였고요, 중소벤처기업부 주무 과장이 현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감사를 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감사를 받던 공영홈쇼핑 감사실장과 중소벤처기업부 주무 과장의 말을 이어서 들어보시죠.

    [녹취: 공영홈쇼핑 감사실장‧중소벤처기업부 주무 과장]

    "자료 제출 그 부분에 대해서 거부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항의했어요. 그것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부 과장이) 한번 오셨죠. 저희가 뭐 자료제출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든지 그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갔어요."

    "정상적으로 자료제출하고, 뭐 갑질이니 뭐니 이런 일은, 큰 소리 친다느니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거 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감사되는 게 맞다라고..."

    ◇ 김현정> 감사하는 과정에서 자료 제출이 안되니까, 중소벤처기업부 과장이 현장에 왔어요. '자료 제출을 잘하시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사를 하는 쪽에다가 갑질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결국 감사는 힘빠진 채로, 부실한 감사 보고서가 나왔겠네요.

    ◆ 김정훈> 그런데 자료 제출에 인색한 공영홈쇼핑 안에, 드러나지 않은 또다른 비리 의혹이 있던 사실이 CBS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경영과 인사에 초점을 맞춘 이번 감사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공영홈쇼핑의 정치권 로비 정황이 외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겁니다.

    ◇ 김현정> 정치권 로비 정황?

    ◆ 김정훈>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영홈쇼핑 측은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방문 계획을 짰습니다. 문건엔 "각 지역구 유력후보의 사무실을 선별적으로 방문해서 긍정적 이미지를 생성하고 20대 국회 출범 전에 대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명시됐습니다.

    ◇ 김현정> 홈쇼핑 업체면 재허가 문제 등이 걸려 있어서, 정치권에 미리 선을 대놓겠다는 거네요. GS홈쇼핑 롯데홈쇼핑 이런 곳이 전병헌 전 수석 측에 후원금을 퍼다준 것도 이 이유라고 검찰이 보고 있는 거잖아요.

    ◆ 김정훈> 그렇죠. 선거 사무소 수십 곳을 돌았는데, 이때 후보 그리고 선거사무소 관계자와 식사를 해야 하고 선물도 가져다줘야 한다면서 13,400,000원의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사진=김정훈 기자)

     

    ◇ 김현정> 식사며 선물이며…?

    ◆ 김정훈> 네. 분기별 300만원이던 법인카드 한도도 이 기간에는 무려 2,000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계획을 집행한 공영홈쇼핑 대외협력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공영홈쇼핑 대외협력실장]

    "상임위들이 다 있잖아요. 회사가 해당되는 상임위들. 몇 군데가 있습니다. 이런 상임위 의원님들이 다시 출마하고 그러셨잖아요. 대관업무의 차원에서 먼저 인사를 간 거죠."

    ◇ 김현정> 저는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사실도 문제고, 또 하나는 돈을 흥청망청했다는 것도 문제고. 어떻게 봐도 문제네요. 법적으로는 어떻습니까?

    ◆ 김정훈> 저희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했거든요. 위법 소지가 있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선관위 관계자]

    "기업체에서 후보자 캠프에 준 것이 후보자의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를 지출한 것이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 확인 조사가 필요하겠죠. 만약 정치자금이라고 하면은 45조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것이고요. 그런 부분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이게 문서처리 사인해가면서 정식으로 후원한 돈이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럼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정치권 로비에 나섰다는 거예요?

    ◆ 김정훈> 그런데 금품과 향응을 돌리며 내 사람을 챙기는 모습, 그리고 앞서 자료 제출을 미루면서 끝까지 버티던 모습들은 어딘지 익숙한 장면들 아닌가요?

    ◇ 김현정> 정치권에서야 흔히 있을 수 있는 모습이죠. 그때마다 논란도 일었고.

    (사진=자료사진)

     

    ◆ 김정훈> 알고보니 후보자 선거 캠프에 식사와 선물을 제공했던 공영홈쇼핑의 대외협력실장, 그리고 이를 무마하고 외부 감사 때는 자료 제공에 인색했던 감사실장이 모두 박근혜 정부 청와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 김현정> 공영홈쇼핑 대외협력실장, 그리고 감사실장이 다 청와대에서 간 사람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 김정훈> 대외협력실장은 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연설문 작성을 도운 뒤에 청와대로 들어가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2년간 근무했습니다. 구미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기도 했었고요. 감사실장 역시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으로 있다가 공영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김현정> 물론 홈쇼핑에 대해서 이분들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능력이 있다면 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합리적으로 의심해볼 만한 여지는 '낙하산으로 간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네요.

    ◆ 김정훈> 내부에서도 그런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정치권에서 청산해야 할 행태가 기업에 스며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기업의 경영활동이 정치권과의 로비 형태로 왜곡되는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더 심해지고 있다 지적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제윤경 의원]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하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입증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게 아니고 정치적 힘에 의해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나 그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힘에 의해서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 전체를 불공정하게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 김현정>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공영홈쇼핑인데 이렇게 방만하게 운영되고, 수상한 정치권로비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감사를 하겠다는 사람들한테 자료조차 안 주고… 이게 뭔가 굉장히 정상적이지 않은 느낌이예요. 특히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여전히 기업에 남아 문제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오늘 이 부분을 지적을 해주셨네요.

    ◆ 김정훈> 굳이 표현하자면, 남아있는 친박들… 이를테면 ‘잔박’들이라고 할까요? 이들이 또다른 적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점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김현정> 잔박이라고 표현을 하셨어요. 아직도 남아서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잔박은 없는지 살펴보자. 오늘 공영홈쇼핑을 통해 그 단면을 본 것 같습니다. 김정훈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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