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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트럭섬' 위안부 26명 명단 첫 발굴



사회 일반

    남태평양 '트럭섬' 위안부 26명 명단 첫 발굴

    위안부 미등록자 1명 신원도 확인…공식 피해자 240명 넘겨

    (자료=서울시 제공)

     

    남태평양의 '트럭섬'으로 끌려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들의 존재가 문서와 사진 등을 통해 처음 확인됐다.

    또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 1명의 신원도 다른 공문서를 통해 추가로 확인돼 인적 사항이 공식 확인된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는 최소 240명을 넘기게 됐다.

    서울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해군함대의 주요기지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기지건설 등을 위해 강제 동원됐던 '트럭섬'(Chuuk Islands)에서 조선인 위안부 26명이 있었던 사실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증언으로만 있었던 '트럭섬'의 조선인 위안부가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성과는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 합동 발굴팀이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물 발굴 관리 사업을 위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번에 처음 위안부 노역장으로 확인된 '트럭섬'은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섬으로, 일본인들의 발음에 따라 '트럭' 섬으로 불리는 곳이다.

    ‘트럭섬’에서 분산되기 위해 일본배 이키노 호에 탑승한 일본인, 조선인, 오키나와인의 명부 (사진=서울시 제공)

     

    조선인 위안부들의 존재는 이 '트럭섬'의 환초에 속한 드블론(Dublon)에서 전쟁이 끝난 1946년 1월 17일 일본으로 소개하기 위해 탔던 호위함 이키노(Escort IKINO) 호의 승선자 명단과 소개 사실을 보도한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 등으로 확인됐다.

    승선명부에는 조선인 249명의 이름, 직업, 조직, 주소가 표시돼 있으며, 그 가운데 여성 26명과 아이 3명의 것도 포함돼 있다.

    이들 여성들에 대해 당시 뉴욕 타임즈 기사(Japanese On Truk Are Not Prisoners, 1946.03.02.)는 이렇게 기술했다.

    "트럭섬 사령관인 해병 준장 로버트 블레이크(Robert Blake of Berkeley, Calif.)에 의해서 조선인들과 27명의 조선인 '위안부(Comfort girls)'들이 보내졌다. 블레이크 장군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남아서 미국인을 위해 일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다른 조선인들이 일본군에게 협조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을 바다에 빠뜨릴 것이라고 두려워했는데, 하지만 블레이크 장군은 그러한 일을 듣지 못했다."

    뉴욕타임스 1946년 3월 2일 기사 (사진=서울시 제공)

     

    승선자 명단에는 26명인 여성이 기사에는 27명으로 표기된 것은 아이 3명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나온 착오로 보인다.

    발굴팀은 여성 26명 가운데는 이미 위안부로 등록됐던 고(故) 이복순 할머니의 명단도 발견돼 이들 여성이 모두 틀림없는 위안부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명단에 표기된 나머지 25명에 대해서도 위안부임을 추가로 증명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번 발굴팀의 발굴 과정에서 생전 위안부 피해사실을 고백하고도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고(故) 하복향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던 사실도 밝혀졌다.

    경북 경산 출생인 고(故) 하복향 할머니는 2001년 2월 한국정신대연구소 고혜정 소장을 만나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처음으로 고백했지만 정부에 등록하기 전에 숨을 거두면서 피해사실도 함께 묻혔었다.

    고 하복형 할머니의 포로 심문카드 (사진=서울시 제공)

     

    고(故) 하복향 할머니의 경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증명할 수 있었던 데에는 포로 심문카드가 주효했다.

    발굴팀은 미군 심문카드에 나와 있는 사진, 생일 날짜, 주소지, 열 손가락 지문을 토대로 경찰청의 지문 정보와 대조해 해당 인물이 하복향 할머니가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심문카드에는 포로번호 51J-20946-CI와 함께 1945년 9월 14일 필리핀 루손섬에서 미군에 의해 발견되어 루손 제1수용소에 수용된 사실도 기록돼 있다.

    또 하복향이 민간인 억류자 150여명과 함께 귀환선 J.N.E 60호를 타고 1945년 10월 12일 일본으로 떠났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서울시는 정부에 공식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9명이지만 고(故) 하복향 할머니 같이 피해사실을 밝히지 않아 누락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이번에 발굴된 자료를 정리‧분석해가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새롭게 발굴, 축적해 온 일본군 위안부 사료를 바탕으로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1,2권을 내년 1월에 출판하기로 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영화 '아이캔스피크'처럼 우리 주변엔 여전히 피해자였어도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직 갈길이 먼 만큼,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꾸준한 자료 조사, 발굴, 분석을 통해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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