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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이번엔 왜 백두산에 올랐을까



통일/북한

    北 김정은, 이번엔 왜 백두산에 올랐을까

    김정은 구상 ‘신년사’ 반영 예상

     

    연말에 산에 오른다는 것은 대체로 회고·전망·결의·선전(대외 의지표명)과 관련이 있다. 북한 김정은이 최근 백두산에 올랐다. 그리고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 3일 자강도 만포의 압록강 타이어 공장 방문 보도, 6일 삼지연 감자가루 공장 방문 보도에 이어 9일 백두산 등정 보도가 나왔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 공중훈련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평양을 벗어나 북중 접경지대인 북부지방을 시찰하다 백두산 천지 방문으로 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2년 권력을 승계한 이후 고비 때마다 백두산 지역을 찾았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11월 말 삼지연 혁명 전적지 등을 둘러본 뒤 고모부인 장성택에 대한 숙청이 이뤄졌다.

    1년 뒤인 2014년 11월말에는 백두산 천지에 직접 올랐는데, 한 달 뒤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며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은 이번에는 어떤 이유로 백두산 천지에 올랐을까? 백두산 방문 소식을 전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나타난 핵심용어는 ‘11월 대사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혁명전통교양의 강령적 과업 제시’ 등이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위대한 조선의 ‘11월 대사변’을 이루시고 백두산을 찾았다”며,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장군봉 마루에 서시여 억년 드놀지 않는 백두의 신념과 의지로 순간도 굴함 없이 국가 핵 무력 완성의 력사적 대업을 빛나게 실현해오신 격동의 나날들을 감회깊이 회억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선의 정신적 기둥이며 백절불굴하는 사상적 힘의 뿌리인 백두성산을 혁명전통교양의 거점으로 더 잘 꾸리는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했다”면서, “위대한 장군님의 친필 ‘혁명의 성산 백두산’의 글발을 어느 때, 어디서 보아도 가장 잘 보일 수 있도록 무게 있고 정중하게 더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발언에는 우선 북미 간에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백두성산’에 올라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 혈통의 혁명전통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통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11월 대사변’은 화성 15형 시험 발사에 따른 핵무력 완성 선언을 뜻한다. 따라서 김정은이 백두산 천지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의 력사적 대업을 실현한 격동의 나날들’을 회고했다는 것은 결국,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정운영 구상을 했음을 시사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현재 시기적으로 올해의 사업 평가와 내년의 목표 설정 등을 둘러싸고 총화가 이뤄지는 시기”라며, “백두산 천지에서 김 위원장이 한 구상의 일단은 내년 1월 1일 신년사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현재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 복귀를 요구하고,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대화를 주장하는 등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변 정세에 변화가 없어 김 위원장이 전격적인 태도 전환을 하기 보다는 핵-경제 병진노선에 따라 핵미사일 능력의 진전을 위해 도발을 이어가는 한편 주민들의 내핍을 요구하는 자력갱생 노선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나 북미간의 강대강의 대치 국면 속에서도 예전과는 다른 조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7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60일간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60일 플랜’을 재확인한 가운데, 제프리 펠트먼 유엔사무차장의 방북,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방북 추진설 등 대화를 향한 움직임도 있다.

    펠트먼 유엔사무차장은 8일까지 이어진 방북 기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북-유엔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하면서 “오판에 따른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긴급하게 대화채널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방문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을 방문한 김일국 북한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올라 핵 무력 완성을 선대 수령에게 보고하는 한편 내년도 대내, 대미 대남 정책의 큰 방향에 대해 구상을 하고 결의를 다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는 대내적으로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난을 극복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핵무력 완성 선언을 토대로 국면 전환을 주도하며,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이 한 겨울 백두산 천지에 올라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내년 1월 1일에 발표될 신년사에 보다 구체적으로 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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