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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개발 제조사들이 '특허괴물'에 대처하는 법



IT/과학

    자율주행차 개발 제조사들이 '특허괴물'에 대처하는 법

    포드·현대차·폭스바겐 등 등 방어적 NPE 가입…BMW, 퀄컴·에릭슨 등과 로열티 계약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는가운데 첨단 기술에 관한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심열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수십억 달러의 소송 비용을 겪은 스마트폰 특허 전쟁의 희생양과 같은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포드, BMW, 현대자동차 등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가 하면 관련 기술 스타트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충돌 회피 시스템, 와이파이 커넥티드 등 다양한 센서와 컴퓨터 시스템이 탑재되는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해 특허 출원을 강화하고 있다. 법적 분쟁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이들 기업간 기술 라이선스를 공유하거나 리눅스와 같은 비독점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특허나 관련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미국 지식재산권자협회(IPOA)에 따르면 도요타와 포드는 각각 10년 전보다 3~5배 많은 1540건과 1530건의 자동차 기술 관련 특허를 미국에 출원했다. 현대차도 약 1000여건, 혼다 800여건, 닛산이 300여건을 출원했다. 최근에는 구글과 애플, 퀄컴 등 기술기업들까지 특허 출원에 합류했다.

    도요타가 가장 최근에 출원한 특허는 차량이 차선을 유지하고 교통신호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기술이다. 포드는 다른 차량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하는 센서와 운전 중 표정이나 말의 표현으로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이처럼 자동차 제조사들이 특허 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관련 컴퓨팅 시스템 제조사들의 충돌로 촉발된 특허 전쟁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다툼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로열티를 요구한 분쟁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술 기업들과 달리 분쟁시 비교적 조용히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 중 하나로 다른 회사들과 협력해 기술을 공유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연대 방식은 특허권을 주장하는 '특허괴물(Patent Troll)'로부터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만든 방식이다.

    자동차 제조사 미국 특허청 특허 출원 건수 (자료=IPOA/블룸버그)

     

    포드, 현대차, 테슬라, 폭스바겐 그룹 등이 포함된 '라이선스 온 트랜스퍼 네트워크(LOT Network)'는 특허를 대량구입 후 무차별적인 로열티 소송을 벌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에 대항 하기 위해 결성됐다.

    페이턴트 프리덤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특허소송에 휘말린 기업들의 소송건수는 애플이 191건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 151건, 구글 127건, 아마존 125건, 소니 124건, LG 117건에 달했다.

    2014년 구글 주도로 캐논, SAP, 드롭박스 등 6개 기업이 모여 결성한 LOT 네트워크는 회원사의 특허권에 대해 로열티를 내지 않고 서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특정 회원사가 특허를 매각하더라도 나머지 회원사들의 특허 이용권은 유지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들 6개 회원사의 특허 건수만 30만건에 달한다. 현재 완성차 업체와 금융기업 등이 대거 합류하면서 65만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다임러와 포드, 도요타는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특허를 취득한 특허권자들을 위한 방어형 NPE인 유나이티드 페이턴트(United Patent)에 가입되어 있고, 포드는 RPX 에도 가입되어 있다.

    반면 BMW는 지난주 퀄컴, 에릭슨, 소니 등 8개 주요 무선 기술 표준 특허 회사들과 대당 로열티 비용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최초로 맺었다.

    포드 글로벌 테크놀로지 부문 윌리엄 컬린 CEO는 "변호사들만의 잔치가 된 이 특허 전쟁을 되풀이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애플과 퀄컴의 특허 소송전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퀄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인텔과 손을 잡으려 하자 단속에 나선 퀄컴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애플도 자사의 기술 특허를 침해 했다며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두 공룡의 싸움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소송 결과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이 퀄컴에 지불해야 할 무선 칩셋 등 로열티 가격이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패소한다면 칩셋의 가격은 고공행진 할 것이고, 퀄컴이 패소한다면 가격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 생산 원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비특허 방식의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방법도 강구되고 있다.

    GM과 다임러는 리눅스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오픈소스 특허 분쟁에서 회원사를 보호하는 비영리단체 '오픈 인벤션 네트워크(Open Invention Network)'에 가입해 자율주행차를 위한 트래픽 패턴 분석, 충돌 회피, 운영체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오픈 인벤션 네트워크를 주도하고 있는 키스 베르겔트(Keith Bergelt)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휴대폰 제조사 간의 '특허 전쟁'은 많은 기업들에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고 꼬집었다.

    자율주행차 특허출원 기술 분포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자회사 웨이모의 라이다(LiDAR) 레이저 센서 시스템이 유출됐다며 차량 공유업체 우버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애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는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차에 탑재되고 있고 포드와 BMW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융합하고 있다.

    기술 업계는 18개월마다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린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려면 길게는 4년이 걸린다며 특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더 많아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방어적 특허관리전문회사 유나이티드 페이던트의 공동설립자인 숀 엠브와니는 "시장에 진출하는 플레이어의 수는 극히 적고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5년마다 분석해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서 "자동차 제조 산업은 스마트폰처럼 아웃소싱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컬린 포드 테크놀로지 부문 CEO는 "모든 이들이 자신이 투자한 것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누군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한 무지막지한 특허소송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GM, 다임러 등 글로벌 리더그룹의 자동차 제조사들과 구글, 애플, 테슬라 등 기술기업들은 2020년부터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되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출시할 예정이다. 불과 2년여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들이 특허괴물의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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