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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MBC 사장 취임 첫 행보는 '해직자 즉각 복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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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MBC 사장 취임 첫 행보는 '해직자 즉각 복직' 선언

    [현장] 피켓과 구호 없이 웃음과 박수 나왔던 1998일 만의 출근길

    최승호 MBC 새 사장이 8일 오전 첫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불과 9개월 전 김장겸 MBC 전 사장의 첫 출근 당시 등장했던 'Not My President'라는 손팻말과 "공영방송 사장이 아닙니다!"라는 외침, 임원들이 앞장 선 경호가 사라졌다. 그 빈자리를 박수와 환호, 웃음이 채웠다. 진행을 맡았던 허일후 아나운서의 말대로 노사가 함께 '웃는' 장면은 지난 9년간 MBC 안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최승호 MBC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로 출근했다. 지난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의 170일 파업 당시 해고된 후 1998일 만이다. 최 사장의 취임 첫 행보는 '해고자 즉각 복직 공동 선언이었다.

    "문화방송 노사는 지난 9년 방송장악의 역사를 청산하고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으로 노동조합의 공정방송 요구 파업 과정에서 불법으로 해고된 해고자 전원의 즉각 복직에 합의했습니다. 문화방송 노사는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의 해고를 무효로 하고 2017년 12월 8일자로 전원 복귀시킨다. - 2017년 12월 8일 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 최승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위원장 김연국"

    최승호 MBC 사장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이 '해직자 즉각 복직' 노사 공동 선언문을 읽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MBC본부 노조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출근한 최 사장은 "감격스럽고 고마운 순간이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 여러분들은 그 긴 세월을 가슴에 국민이라는 단어를 심고 지금까지 싸워오셨다. 제가 여러분의 대표로서 국민께 감사드리고 싶고, 앞으로 여러분들이 가슴에 품은 그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오늘 이 자리는 여기 계신 우리 MBC 구성원들 모두, 시청자들의 응원에 힘입어서 함께 싸우고 만들어 낸 자리"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해직언론인으로 지난 5년 동안 많이 고생하셨던 함께 싸워주셨던 최승호 선배께서 이제 사장으로서 우리 구성원들이 오로지 시청자만 바라보고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실 것을 기대하며 구성원 대표해 환영의 인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2천일 안팎으로 해고되셨던 지난 5년 전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 동안 진행했던 파업 때 해고되신 해직자 복직을 선언하는 자리다 이용마 선배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구성원들께, 신임 사장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승호 MBC 사장(맨 오른쪽)의 첫 출근길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최 사장은 발언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성원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품어왔던 그 모든 것들 그 숱한 세월 가슴에 담아놓고 있어야만 했던 그 모든 것들을 마음껏 발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그렇게 해서 우리 문화방송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가슴속에 다가가서 다시 일어나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 자신 있죠?"라고 말했다.

    그동안 최 사장은 해고자 신분이어서 MBC 사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었다. 고등법원의 2심 판결에서까지 '해고무효'가 나왔지만, 사측의 방해로 MBC본부 노조 사무실에만 드나들 수 있었다. 그는 이날 사장실이 있는 14층을 구성원들과 함께 올라가겠다고 밝혔다. 구성원들의 항의를 피하기 위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탔던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미였다.

    최 사장은 "저는 MBC를 아예 못 들어와봤으니까 14층이라는 데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말씀 듣기로는 도저히 제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들었다. 그래서 우선은 제가 약간은 겁나는 마음도 있고 해서 좀 여러분들과 함께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온갖 단절과 소외의 모든 상징들을 철폐하는 일들을 우리가 해 나가야 되겠다. 여러분들이 의견을 많이 주시면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최 사장 선임 이후 낸 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잃어버린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전제조건은 방송장악의 어두운 잔재에 대한 신속하고 단호한 청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MBC본부는 "방송장악의 어두운 역사를 단호하게 청산할 수 있는 인사,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방송과 제작자율성을 확고하게 지켜낼 수 있는 인사,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최고의 콘텐츠 생산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인사를 기대한다"며 "이제 노사 모두 MBC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승호 MBC 사장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장실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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