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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사장 후보, '방송작가 처우 개선 요구'에 어떤 답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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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새 사장 후보, '방송작가 처우 개선 요구'에 어떤 답 줄까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이우호-최승호-임흥식 후보에 공식 질의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방송사는 '비정규직 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불안정한 형태의 '노동'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가장 대표적인 직업군이 바로 작가다.

    시사교양·라디오·뉴스·예능·드라마까지 전 장르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간 '프리랜서'라는 미명 하에 구두계약, 원고료 지급 지연 등 각종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

    지난달 11일 공식 출범한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지부장 이미지, 이하 방송작가지부)는 지난 1일, 이우호-최승호-임흥식 등 MBC 새 사장 후보자 3인에게 공식 질의했다.

    "MBC 자사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방송 산업에 종사하는 작가, 비정규직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을 갖고 계십니까?"라고.

    ◇ 방송작가들의 3가지 요구와 그 근거

    방송작가지부가 지적한 현재 방송작가들이 처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담당PD와 구두계약으로 일하는 관행 때문에 일방해고를 당하거나 원고료를 받지 못하고 △드라마 작가를 제외한 방송작가 원고료는 방송 후 지급되는 점 △원고료 책정 기준이 모호한 점 등이다.

    방송작가지부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송작가 처우 개선 방안'이라며 △서면계약서 의무화 △원고료 지급체계 현실화 △사회보험 확보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출범식에는 '방송작가도 노동자다!', '표준근로계약서 씁시다! 열정노동 이제 그만, 당당히 요구하자~'라고 씐 현수막이 등장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방송작가지부는 현재 담당PD-작가 간 계약 중 구두계약이 80% 이상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 방송영화작가협회가 협회에서 제시한 공동거래협정(WGA)에 서면으로 계약한 회사와 일하게 하는 것을 근거로, 국내에도 '서면계약'이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최저기본계약(MBA)에는 방송사와 일할 때 작가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백여 개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방송 후 임금 지급'의 현 관행은 사전기획단계에 드는 비용 지급을 하지 않고, 방송이 취소·결방될 경우 노동을 제공해 놓고도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비판했다.

    작가가 원고를 납품하면 프로그램 방송 여부와 상관없이 48시간 내에 원고료를 지급하고 어떤 경우에도 지급 기한 7일을 넘길 수 없도록 규정한 미국의 MBA와, 방송사에 출근해 근무할 경우 하루 근무수당을 주는 영국의 예시를 들어 원고료 지급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방송작가지부는 "가장 기본적인 산재보험 보장도 받지 못하고 정기적으로 일할 수 없는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보험조차 가입돼 있지 않다"면서 '사회보장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방송작가지부는 작가협회와 계약을 맺은 모든 방송제작회사가 협회에 건강보험료 8.5%, 연금기금 6.0%를 부담해야 하는 미국의 MBA와 건설근로자공제회를 통해 12개월 이상 퇴직공제부금을 납부했을 때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국내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사회보험 확보'의 배경으로 들었다.

    ◇ '비정규직 처우 개선' 공약한 세 후보, 어떻게 응답할까

    MBC 신임 사장 후보 3인 (사진=imbc 홈페이지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의 72일 파업을 불러일으킨 김장겸 사장이 지난달 13일 해임되면서 현재 MBC 신임 사장 공모가 진행 중이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 이하 방문진)는 오는 7일 오후 최종면접을 거쳐 선발된 1인을 사장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이우호-최승호-임흥식 세 후보는 지난 1일 개최돼 imbc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된 '사장 후보 정책 설명회'에서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을 공약한 바 있다.

    이 후보는 TF를 구성해 비정규직 업무 현황과 근무 실태를 조사하고, 프리랜서 작가 및 출연자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며, '열정페이'를 타개하겠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창작자들과 상생'하겠다며 방송 스태프 노동조건 개선, 표준계약서 도입, 비정규직 대표와 정기적 현안 협의, 독립제작사와 수평적 동반자 관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임 후보도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실질 대책을 마련하고, 외주제작사에게 갑질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큰 기업의 갑질을 고발하면서 자신들은 경영을 앞세워 약자를 밟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방송사 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고 정책을 세우는 데에 한 사람의 예외도 없었던 만큼, 정말로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MBC 사장 공모는 서류전형 후보 압축부터 정책 설명회, 최종 면접까지 공개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내 구성원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MBC 사장 후보에 질문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었다.

    시청자들은 세 후보 공통질문 혹은 각 후보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할 수 있다. imbc ID로 로그인해 질문 대상별로 한 ID당 총 2번씩 참여 가능하다. 접수기간은 오는 5일 정오까지다. (의견 접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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