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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인천 낚싯배 참사, 인명피해 왜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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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 인천 낚싯배 참사, 인명피해 왜 컸나?

    선실휴식 중 참변당한 듯…사고시각 사릿물때·중날물로 유속도 빨라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낚싯배를 해경·해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구조단이 실종된 승선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해역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선창1호'(9.77톤급)와 급유선 '명진15호'(336톤급) 충돌사고로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된 가운데, 대규모 인명피해 원인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5년 9월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제주 추자도 돌고래호 전복사고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낚시어선 사고다.

    이날 전복된 어서 '선창1'호는 영흥도 진두항에서 새벽 6시쯤 출항했고, 사고는 약 9분만인 6시 9분에 발생했다.

    336톤급 급유선과의 충돌로 '선창1호'가 큰 충격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선장과 선원, 그리고 낚시객 등 총 22명 중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된 데는 출항 직후 낚시어선 운영형태도 한 몫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12월 영흥권에서 출발하는 종일 낚시어선(새벽 6시부터 당일 오후 3시)은 출항 직후 첫 포인트로 이동할 때까지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영흥권은 물론 인근 자월도와 승봉도, 덕적도 등에서 우럭이나 쭈꾸미·갑오징어를 대상어종으로 하는데, 출항 시간이 이른 만큼 낚시객들은 전날 항구에 도착해 쪽잠을 자거나 이른 새벽 항구까지 운전을 해 이동한다.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는 낚시인 만큼 낚시객 대부분은 출항 직전 선실은 물론 조타실 아래 마련된 추가 선실에서 '쪽잠'을 자며 피로를 풀기도 한다.

    3일 오전 인천시 웅진군 영흥면 진두항에서 구조대원들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 사고 관련 구조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탑승객 22명 중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것은 사고 충돌로 '선창1호'가 짧은 시간 내에 전복되면서 선실 등에서 휴식을 취하던 낚시객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낚시 경력 12년의 권모(42) 씨는 "보통 낚시객들은 해경으로부터 인원점검을 받기 전 이미 배에 올라타 쪽잠을 자기 위한 선실 자리를 잡는 경쟁을 한다"며 "첫 포인트로 이동하기 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많이 그런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탑승객 중 14명이 전복된 배 안에 갇혀 있었고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선내에 갇힌 상태로 그대로 전복되니까 그 상태에서 의식불명이 됐을 것"이라며 "물이 들어가는 익수 상태가 되면 (생존하기) 쉽지가 않다"고 설명했다.

    생존자들은 '선창1호' 충돌 전 선실 밖에서 있다 바다로 빠져 표류하다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사망자 2명이 발생한 것은 구조작업 중 저체온증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낚싯배를 해경·해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구조단이 실종된 승선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날 진두항에서 출항한 '선창1호'가 영흥도를 빠져나오는 좁은 수로에서 급유선과 충돌한 만큼 해가 뜨기 전 어두운 시각에 첫포인트로 빨리 이동하려다 사고가 났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날 서해권은 '7물'로 한 달 중 두 번 있는 사릿물때가 시작되는 시기였고, 만조는 04시 5분으로 사고발생시 이미 '중날물'이 시작돼 사고해역 물살은 매우 강했다.

    또 겨울철 수온이 차가웠기 때문에 표류 중 저체온증도 피할 수 없었다.

    선체에서 발견되지 못한 실종자 2명에 대한 해경과 해군의 고강도 수색이 이뤄지고 있지만, 사고 당시 빠른 물살을 감안하면 수색 작업도 장기화 될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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