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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귀몰한 고급차량 절도 사건…'스마트 키'가 문제였다



IT/과학

    신출귀몰한 고급차량 절도 사건…'스마트 키'가 문제였다

    보안 허술 '스마트 키' 디지털 신호 이용 문 열고 시동까지 걸어

     

    영국에서 '듣도 보도 못한' 신종 차량 절도 사건이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 주 경찰과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최근 흰 옷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2인조 차량 강도가 솔리헐 지역의 한 주택가에서 고가의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자동차 키 없이 수십 초 만에 훔쳐 달아나는 모습이 CCTV에 잡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2인조 강도는 심야 한 주택에 세워진 메르세데스 벤츠에 다가가 주변을 어슬렁 거리더니 문을 따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첨단 도난방지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다. 나타나서 훔쳐 달아나기까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잠겨있던 차량의 키도 없고 아무런 물리적 힘을 가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한 것일까.

    강도들은 도난방지 장치가 되어 있는 고급 차량을 훔치기 위해 특수 장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하게 제작된 디지털 송수신 장치를 주택 외벽과 창문 등에 대고 집 안에 있는 차량 주인의 스마트 키에서 송출하는 신호를 잡아 다른 장치에 신호를 증폭시켜 중계하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자동차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신종 기술 범죄(Tech Savvy Criminals) 였다. 일명 ‘릴레이 어택(relay attack)’이라고도 불린다.

    스마트 키는 양방향 통신 기술 기반으로 키를 몸에 지닌 채 일정 거리에 있으면 차량의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고 시동까지 걸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벤츠 S클래스에 처음으로 적용됐고, 주요 브랜드 고급 차량에 대부분 이 장치가 기본 적용되어 있다.

    강도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전자 키에 내장된 암호와 차량 키박스에 연결된 전자유닛의 정보가 일치해야 시동을 걸 수 있는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 도난방지 시스템도 해제했다. 스마트 키를 해킹하지 않고 신호를 증폭시킨 뒤 연결된 장치를 통해 주인의 스마트 키 신호를 차량에 그대로 전달한다.

    다만 강도들이 사용한 장치는 벽이나 나무 문, 창문을 통해 신호를 수신할 수 있지만, 금속으로 막혀있을 경우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을 비롯한 북미·유럽은 대부분 목조 전원주택 형식이어서 이러한 범죄에 특히 취약하다.

    한 보안 전문가는 "최근 사물인터넷(IoT)의 보안이 허술해 데이터가 손쉽게 해킹 당하거나 집 자물쇠를 해제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미 오래 전 도입된 스마트 키도 간단하게 뚫리는 등 보안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중순 발생한 이 차량 도난 사건은 경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하면서 CCTV 화면이 공개됐다. 범인들의 행방은 현재 묘연한 상황이다.

    솔리헐 경찰의 팀 에반스 경관은 "솔리헐에서 발생한 이같은 유형의 신종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사전 대책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또다시 유사한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CCTV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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