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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해임-파업 중단 '그 후', MBC가 풀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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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겸 해임-파업 중단 '그 후', MBC가 풀어야 할 과제

    [일문일답] 언론노조 MBC본부 기자간담회

    지난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와 MBC 주주총회에서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잇따라 가결된 가운데 14일 오전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서울 상암동 사옥 로비에서 파업정리 집회를 갖고 총파업 특보를 읽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김장겸 MBC 사장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 이하 방문진)로부터 해임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도 15일부터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73일 만에 '정상방송'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각 부문별 업무복귀 상황, 차기 사장 선임, 조직 추스르기 등 여러 과제가 쌓여있는 가운데, MBC본부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파업 그 후'의 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연국 본부장, 도건협 수석부본부장, 박지민 보도부위원장, 조소형 경영부위원장, 김철영 편제부위원장, 김한도 기술부위원장, 정상희 영미부위원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주요 질문과 답변을 요약한 일문일답.

    ▶ 김장겸 사장 해임 후에도 기존 경영진이 '사장 권한대행'을 맡는데.

    MBC 몰락에 직접 책임이 있거나 (부당노동행위) 피의자가 포함된 현 경영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인사발령, 프로그램 개편, 예산 편성, 조직개편 등 MBC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영행위 일체를 인정하지 않겠다. 보직간부들도 (그들의 경영행위에) 힘 보태지 않기를 바란다.

    ▶ MBC본부와 각 지역지부의 파업 업무복귀 계획은.

    본부 차원에서는 파업 잠정 중단 선언을 했지만 대전지부는 이진숙 사장 퇴진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 지부 똑같이 뉴스와 보도 부문 제작은 중단하기로 결의했고 지부 특성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을 전면 중단하는 곳도 있다. 김 사장은 해임됐으나 안광한-김장겸 사장이 임명한 지역사 사장들은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 각 부문별로 프로그램 재개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보도/시사교양]
    뉴스의 경우 심각하다. 파업 잠정 중단하고 올라가지만 오정환 보도본부장-문호철 보도국장 그외 수많은 간부들 밑에서 뉴스를 만들 수는 없다. 7층 보도국에서 '적폐뉴스 당장 중단하라'는 쟁의행위를 이어갈 것이다. 'PD수첩'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제작중단을 이어간다.

    [라디오]
    20일부터 전 프로그램이 정상화된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신동호 아나운서국장은 하차하고 적절한 새 진행자를 찾을 때까지 다음주부터 임시 진행자가 음악 구성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라디오국 총회에서 결정됐고, 라디오국장과도 합의된 사항이다.

    [예능]
    15일 '라디오스타', 17일 '나 혼자 산다',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 25일 '무한도전', '쇼! 음악중심' 등이 차례로 재개된다.

    14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파업 이후 현안'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연국 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 각 부문별로 '방송장악 백서'를 작성하고 있다던데.

    [보도]
    세월호, 국정농단 사태, 뉴스 사유화 등 10여 개의 주요 이슈에 대해 130여 명 보도 부문 노조원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16일에 각 이슈별로 만든 내용물을 강독한 후, 서술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들면 보도 부문 노조원 전체에 보고하는 대회를 할 예정이다.

    [경영]
    백서 초안이 마무리되는 단계다. 그간 경영진이 조직, 인사제도, 회사 예산 사용을 사유화해 잘못된 경영행위를 자행했고, 공영성 담보할 수 있는 탄탄한 (경영적) 바탕을 상실하게 됐다. 2014년 교양국 해체 조직개편부터 신입사원 공채 금지 및 경력사원 채용 강행 배경, '노조 친화도'를 기준으로 불이익과 포상을 줬던 사례를 수집 중이다.

    [편제]
    권력의 타깃이었던 시사교양 부문을 어떻게 탄압하고 해체·배제하려고 했는지, 권력과 내부 결탁한 사람들이 어떻게 동료·후배들을 팔았는지 철저히 기록 중이다. 예능·드라마·라디오도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를 기록 중이다.

    [기술]
    보직을 미끼로 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의 부당한 사례들을 조사하자는 틀을 잡은 상태다.

    ▶ 파업 당시 목적 중 '공정방송 단협 체결'이 있었다. 앞으로 단협은 어떻게 되는 건가.

    노동법에 따르면 단협이 파기된 사업장에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총파업은 잠정 중단하지만 단협 파기로 인한 파업은 형태만 달라질 뿐 계속 이어간다.

    단협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국장책임제와 공정방송협의회 2가지 핵심이다. 국장책임제는 최종 실무책임자인 국장급에서 책임지고 방송을 내고, 본부장 등 경영진은 경영을 하라는 것이다. 공방협은 불공정 보도가 나갔을 때 사후적인 대처를 하는 기구인데, 보도/방송책임자가 이와 관련해 2차례 이상 문제가 되면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저희는 어떤 권력이 오더라도 제작자율성을 짓밟을 수 없도록 하는 훨씬 더 강력한 단협을 고민하고 있다.

    김장겸 전 MBC 사장 (사진=황진환 기자)

     

    ▶ 이번 파업에는 라디오 리포터, 뉴스 AD, 작가 등 프리랜서나 계약직들도 힘을 모아줬다. 이분들도 파업 중단 후 업무에 복귀할 방법이 있는지.

    저희 노조가 참 많은 빚을 졌다. 국민과 시청자에게 진 빚도 있고 세월호 유가족도 그 상처를 딛고 참사 이후 처음으로 상암 사옥에 오셔 격려해 주셨다. 프리랜서나 파견직에게는 제작중단=실직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번 총파업에 더 큰 책임을 느낀다. MBC뉴스가 저런 식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 시청자와 제작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양심적 선택을 해 결단을 내려주신 데에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 좋은 방송을 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분들과 다시 같이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

    ▶ 파업 불참자들과의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

    MBC본부 노조원 수가 파업 기간에 2천 명 돌파했다. 서울지부만 하면 올해 초 800명대 초반이었던 수가 1200명으로 늘었다. 거의 대부분의 MBC 구성원들이 노조 파업 대의에 동의하고 조합에 가입, 파업에 동참했다는 뜻이다. 파업 참가 안 한 분들은 극소수다. 그들은 지난 5~7년간 MBC에서 보도와 프로그램으로 부역 행위를 했거나 그걸 침묵했던 분들이다. 사규에 따라 엄정징계해야 할 분들이며, 앞으로 MBC 재건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 신임 사장 선임 논의가 진행될 텐데 어떤 사장이 와야 하고, 사장 선임 방식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김장겸 씨의 법적 지위(사장)가 박탈됐기 때문에 당장 해야 한다. 더 이상 시간 끌 수 없다고 본다. 보궐사장이지만 권력의 방송장악과 이에 협력한 부역자들 때문에 바닥까지 추락한 MBC 현 상황은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이 사장이 되느냐가 다시 MBC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저희가 줄기차게 일관되게 요구해 온 것이 있다. 여든 야든 정부와 정치권은 손 떼라는 거다.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9년 동안 국가정보기관까지 나서서 MBC를 좌우했던 불행한 역사가 있으니, 이 사태를 기회로 정치권이 MBC 사장을 뽑는 데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독립성'은 기본 전제조건이다. 현행법을 보더라도 정치권이 사장 선임에 개입할 근거가 전혀 없다. 방문진 이사 여야 6:3 구도는 오로지 관행에 의한 것이다. 이런 관행과 철저히 단절해야 한다. 오로지 방문진 이사들이 국민 뜻을 받들어 독립적·자율적으로 논의해 MBC 사장을 뽑아야 된다는 게 저희의 주장이다.

    또한 사장 뽑는 과정이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시청자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그동안은 사장 후보자들이 도대체 어떤 비전을 갖고 MBC를 시청자에게 복무하는 제대로 된 방송으로 만들지 누구도 몰랐다. 내부 종사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알 필요가 있다. 마지막 요구는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는 것이다.

    MBC 새 사장에게 기대하는 덕목이 있다. 공영방송 저널리즘에 대한 확고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MBC에 쌓여있는 적폐를 깨끗이 청산하고 개혁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이런 과제를 추진하는 원동력은 내부 현업종사자들과 시청자 국민들의 신뢰다. 그 신뢰의 시작이 바로 독립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에 있다고 본다.

    ▶ 5년째 해직사태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어떻게 다뤄져야 한다고 보는지.

    사측이 상고를 취소하면 고등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므로 해직자들은 즉각 회사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새 경영진이 상고를 풀면 대법원 판결에 기대지 않고 푸는 방법도 있다. 다만, 2015년 고법 판결까지 노동운동과 한국 언론에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것(공정방송은 방송노동자의 근로조건)이기 때문에 대법까지 확정 판결을 받아보자는 의견이 있기도 하다. 해직자들과 더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저희가 고민하기 전에 대법원이 더 이상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법리에 따라 빠른 판결을 내리는 것에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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