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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우버에 '12조원' 투자…칼라닉 전 CEO-이사회 갈등 종식



IT/과학

    소프트뱅크, 우버에 '12조원' 투자…칼라닉 전 CEO-이사회 갈등 종식

    칼라닉 전 CEO, 소송 종결 조건 의결권 축소 및 소뱅 투자 받아들이기로

     

    손정의(마사요시 손) 회장이 이끄는 일본 기술기업 소프트뱅크가 미국 차량공유 업체 우버(Uber)에 최소 10억달러(약 1조 1천억원)를 현금투자하고 우버 주식 95억5천만달러어치(약 10조 7천억원)를 매입한다.

    12일(현지시간)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버의 공동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인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11일 우버의 핵심 투자자인 벤처캐피탈 벤치마크(BenchMark)와의 소송을 끝내는 조건으로 그동안 반대해왔던 소프트뱅크와의 이같은 투자협정을 승인하고, 현 이사회의 과반수 의석을 교체하는 평화협정에 합의했다.

    지난 8월부터 진행된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는 지난달 초 우버 이사회에서 합의됐지만 우버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 축소를 의식한 칼라닉 전 CEO가 이를 거부하자 벤치마크 등 일부 이사들이 소송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투자자와 창업자 간의 무력충돌로 비화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경쟁업체인 리프트(Lyft)에 투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번 투자협정으로 우버는 2019년까지 이사회 의석수를 기존 11석에서 17석으로 확대하고 칼라닉 전 CEO에게 과도하게 쏠려있는 의결권을 줄이는 대신 소프트뱅크의 현금투자를 받게 된다.

    우버의 현재 회사가치는 685억달러(약 77조원)로 소프트뱅크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은 신규 발행 및 기존 주식의 조합을 통해 최소 14%의 우버 주식을 매입 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억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기존 주주들로부터 약 95억5천만달러어치(약 10조7천억원)의 주식을 매입하는 셈이다. 이같은 거래는 민간 주식 거래에서 사상 최대 규모다.

    우버는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 할 강력한 지원군 형성으로 갈수록 고갈되는 현금보유고에도 파란불이이 켜졌다.

    우버 대변인 매트 캘먼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소프트뱅크와 드래곤니어(Dragoneer)가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잠재적인 투자에 합의했다"며 "우리는이 합의가 우버의 장기적 잠재력에 대한 강한 확신이라고 믿는다. 향후 기술 투자와 국내외에서의 지속적인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며 기업 지배 구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로 향후 늘어나는 이사회 의석 17개 중 2석을 확보한다. 기존 주주 등 투자자들도 주식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창업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도 상당한 이익을 보장 받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의 최대 승자는 우버 지분이 9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벤치마크와 같은 초기 투자자라고 지적했다.

    우버는 칼라닉 전 CEO와 그가 선임한 주요 임원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성희롱 및 차별 혐의 등으로 지난 1년 간 미국 연방검찰의 수사와 비난 여론으로부터 숨통을 트이게 될 전망이다. 우버내 권력구조 또한 더 균등해지고 내부 감시를 더 강화하는 '공공경영'(Governance) 규약이 실행된다.

     

    우버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술 업체 웨이모(Waymo)의 핵심기술인 라이다(Lidar)를 비롯한 1만4천여개의 기술을 빼돌려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오토를 차렸다가 우버에 6억8천만달러(약 7600억원)에 팔고 책임자로 있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의 기술 절도 사건, 경찰의 교통 단속 등을 피하는 프로그램인 '그레이 볼'과 리프트 등 경쟁 차량공유업체 기사를 감시하는 '헬'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운영하는 등 각종 불법 사건에 연루됐다.

    또, 전 우버 엔지니어 였던 수전 파울러가 지난 2월 사내 성희롱 폭로하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앞서 2013년 마이애미 휴양지에서 파티 겸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칼라닉 전 CEO가 사내 직원간 성관계를 부추기는 이메일을 보낸 사건, 2014년 한국 방문 당시에도 동반 임원들과 함께 번호가 붙은 여종업원을 선택한 뒤 시중을 들게 하는 '룸살롱'에 다녀온 사실이 그의 여자친구였던 가비 홀즈워스의 폭로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형사적·도덕적 논란에 휩싸였다.

    외부 감사로 선임된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의 법률 감사팀이 수개월 간 조사를 벌인 결과 우버 이사회는 지난 6월 긴급 이사회를 열고 관련자 20여명을 해고하고, 칼라닉 CEO와 그의 친한 친구인 에밀 마이클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통과시켰다. 결국 칼라닉 CEO는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막강한 이사회 의결권을 유지해왔다.

    미시간대 경영대학 로스쿨 에릭 고든(Erik Gordon) 교수는 "소송을 끝냄으로써 칼라 닉 CEO와 우버와의 연결고리도 끝내는 커다란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이미 2016년 중국 디디추싱(Didi Chuxing)을 시작으로 인도의 올라(Ola), 동남아시아의 그랩(Grab), 브라질의 99 등 차량 공유 업체들에 투자 한 바 있다.

    일본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소프트뱅크는 해외 투자를 확대하며 다국적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한 곳만해도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 야후, 알리바바, 위워크 등에 수억~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36조원에 영국 반도체 회사인 ARM 홀딩스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쿠팡에도 10억달러를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로봇(Robotics) 같은 차세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전 세계 IT 기업에 5년간 1천억달러(약 112조원)를 투자하는 테크 펀드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Softbank Vision Fund)'에는 약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을 비롯해 폭스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의 투자 자금도 합류했다.

    다만, 이 자금의 절반인 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일 경제 압박에 카드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참여기업들이 친미 성향의 국가 그룹이거나 친애플 기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은 세계 최대 통신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소프트뱅크 지분을 포함 2200만달러(약 246억원)의 개인 순자산과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골프장, 소프트뱅크 호크 프로야구단을 보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밸리 인근 우드사이드(Woodside)에도 1억 1700만달러(약 1900억원) 상당의 주택을 매입하기도 했다. 현재 도쿄 인근 3500만달러(약 392억원) 상당의 3층 저택에 살고 있다. 손 회장은 일본에서 두 번째, 세계 부자 순위 86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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