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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MB "적폐청산, 보복 아닌가"…바로 뒤에선 "구속하라"



국회/정당

    당당한 MB "적폐청산, 보복 아닌가"…바로 뒤에선 "구속하라"

    • 2017-11-12 13:12

    여론조작 사건 구체적 해명은 없어…이동관 "국격·품격 지켜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12일 오후 영종도 인천공항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12일 "현 정부가 지난 6개월 동안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진행하는 걸 보면서 이게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나 정치보복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이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재임 시절 국정원과 군의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 검찰이 수사망을 좁혀오는 가운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안보 위기 대응을 위해 국론을 모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폐청산 활동이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논리로 자신을 방어했다.

    그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 외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 세계의 경제 호황 속에서 한국 경제가 기회를 잡아야 할 시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번영시켜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오히려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갈등, 분열이 깊어졌다고 생각해 저는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부정적인 것을 고치기 위해선 긍정적인 측면을 파괴해선 안 된다. 부정적인 측면은 개혁해 나가야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은 이어나가야 한다"며 "군이나 정보기관의 조직이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다뤄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론 조작 지시 의혹이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본인을 향한 각종 물음표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없어 '경제·안보' 문제를 앞세워 여론몰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 시민들은 이 전 대통령이 차를 타고 들어서는 길목에 서서 '검찰은 이명박 출국 금지하라', '다스는 누구꺼?' 라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이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웃음을 보이며 여유 있는 걸음걸이로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 기자들을 향해 "눈이 부시니 이제 그만 찍으시라"라고 말하며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그가 준비한 입장을 밝히는 동안에도 등 뒤에서는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시위대의 고성이 계속됐다. 이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끝나자 "군 사이버사령부 활동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게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그는 "상식에 벗어난 질문은 하지 마라. 그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한 채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줄곧 "검찰 포토라인이 아니다", "나라 품격도 생각하시라"며 취재진에게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당부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 후 추가 설명을 통해 "세상에 어떤 정부가 댓글을 달라고 지시하겠느냐.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국정원 심리전단장 이태하 씨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거기서 이미 밝혀진 일이지만, 지금 문제가 된 댓글은 전체의 0.9%라는 게 검찰이 제기한 자료에 나오는 일이고, 그중의 절반만 법원이 받아들였다. 그러니까 0.45%의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저희가 눈곱만큼도 군과 정보기관의 정치 댓글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며 "잘못된 건 밝혀져야 되고, 처벌받는 게 맞다"고 했다. 결국 여론조작은 침소봉대된 것이며, 이 역시도 이 전 대통령과는 상관없다는 메시지다.

    이 전 수석은 시위를 이어가는 시민들을 향해 "참 안타깝다"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국격과 품격을 지키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바레인에 방문한다. 바레인 문화장관인 마이 빈트 모하메드 알 칼리파의 초청으로 성사된 이번 방문에서 이 전 대통령은 현지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강연에선)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기적적인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강조하고, 4차 산업 혁명 시기에 우수한 인적자원과 개방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양국 협력과 발전 방향을 제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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