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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5어시' 윤호영, 짧았지만 굵었던 코트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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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 5어시' 윤호영, 짧았지만 굵었던 코트 복귀

    원주 DB 윤호영(사진 왼쪽)이 돌아왔다 (사진 제공=KBL)

     


    "전 언제쯤 투입될까요?"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후 재활에 몰두해왔던 윤호영의 질문에 이상범 원주 DB 감독은 머리 속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끊어졌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윤호영이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회복력이 남달랐다. 일본 전지훈련 당시 윤호영의 몸 상태와 정밀검사 자료를 살펴본 일본의 한 전문의로부터 "이미 모든 각이 나오지 않나. 당장 운동을 해도 괜찮다. 아킬레스건은 회복까지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근육량이 많은 운동 선수의 경우는 회복이 빠르다"는 말을 들었다.

    이상범 감독은 당초 윤호영의 코트 투입 시기를 11월말로 생각하고 있었다. 윤호영의 회복력은 예상보다 빨랐고 윤호영 본인도 복귀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래서 KBL 하부리그인 D리그에서 먼저 컨디션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윤호영은 지난 6일 경기도 고양보조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 D리그 팀과의 경기에서 19분동안 출전해 5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몸 상태를 지켜보며 출전 시간을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워낙 움직임이 좋아 예상보다 오래 뛰었다.

    결과 역시 좋았다.

    현장을 찾지 못한 대신 인터넷으로 D리그 경기를 봤다는 이상범 감독은 윤호영의 정규리그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무리시킬 생각은 전혀 없다. 이상범 감독은 "처음에는 D리그에서 몇 경기를 더 뛰고 복귀하는 것을 생각했다.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 지금부터 5~7분 정도 조금씩 뛰면서 감각을 찾게끔 할 것이다. 아킬레스건 회복 후 운동을 하게 되면 다시 부어올랐다가 가라앉는 게 반복된다고 하더라. 부상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고 자리잡을 때까지 종종 휴식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호영은 9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정규리그 2라운드 2쿼터 중반 교체 멤버로 코트를 밟았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 멘트가 나오기도 전에 체육관이 떠나갈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윤호영의 복귀전은 강렬했다. 수비시 예전과 큰 차이없는 존재감과 움직임을 뽐냈다. 이상범 감독은 "윤호영의 존재는 김주성이 있고 없고의 차이와 같다. 수비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윤호영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윤호영의 경기 감각이었다. 윤호영은 6분동안 2점 2리바운드에 어시스트를 5개나 올렸다. 패스를 해야 하는 타이밍을 빠르게 포착했고 정확하게 전달했다. 날카로운 패스도 많이 나왔다. 팀 득점력은 살아났다.

    본인이 직접 골밑 레이업을 넣은 장면도 있었고 수비에서는 버논 맥클린과 공중볼을 경합하는 상황에서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게 부딪혀 공을 쳐내는 장면도 나왔다. 윤호영은 6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증명했다.

    윤호영의 복귀전은 짧고 굵었다. 3쿼터와 4쿼터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지만 이상범 감독은 윤호영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더 멀리 바라봤다. 사실상 DB의 승리가 결정된 연장전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윤호영을 다시 코트에 투입시켰다. 경기력을 기대한 게 아니었다.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오랜만에 코트에서 승리의 감격을 느껴보라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동부는 101-91로 이겼고 윤호영은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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