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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낮추는 'AI 스피커' 하나 사볼까



IT/과학

    몸값 낮추는 'AI 스피커' 하나 사볼까

    할인 공세 국내외서 5만원대 경쟁…활용·가격 꼼꼼한 비교 필수

     

    지난해 구글(알파벳)의 인공지능(AI) 바둑기사 '알파고' 등장 이후 스마트폰 밖으로 뛰쳐나온 AI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AI 기반 음성 자연어 처리 기술을 차세대 홈 오토메이션 기술과 접목해 사용자를 위한 자동화 환경을 구현해주는 AI 스피커는 미국 아마존과 구글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 프리미엄 AI 스피커부터 중저가 스피커까지 다양한 라인업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 4분기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 1200만대, 연간 2400만대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판매된 스마트 스피커의 68%는 아마존 AI 가상비서 알렉사가 차지하고 뒤를 이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24%를 차지 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조 AI 스피커 제조사인 아마존은 179달러(약 20만원)에 내놓은 에코 이후 1/5 가격인 35달러(약 4만원)에 미니 버전 에코 닷을 선보였고, 모니터가 달린 에코 쇼를 229.99달러(약 26만원)에 내놨지만 최근 30달러 내렸다. 최대 성수기인 12월에는 에코 닷과 에코 쇼의 장점을 결합한 2.5인치 디스플레이 적용 2세대 에코 스팟을 129.99달러(약 14만7천원)에 출시 한다.

    구글은 AI 가상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 홈을 129달러(약 14만5천원)에 내놓은 이후 최근 라인업을 넓혔다. 구글 홈과 기능과 성능이 거의 비슷한 구글 홈 미니를 49달러(약 5만5천원)에 출시했다. 4.5인치 고출력 스피커를 탑재해 음향 성능을 강화한 구글 홈 맥스는 399달러(약 45만원)다.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무선 이어폰 픽셀 버드는 159달러(약 18만원)로 음질과 안정성을 강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더 저렴하고 소형화 되거나 더 뛰어난 음질의 스피커를 탑재한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올 4분기는 AI 스피커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음향기기 전문 기업이기도 한 소니는 애플 홈팟을 닮은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LF-S50G'를 199.99달러(약 22만6천원)에 10월 출시하고, 애플 홈팟의 롤 모델이자 세계 프리미엄 홈 스피커 시장의 최강자인 소노스는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소노스 원을 역시 199.99달러에 내놓는다. 소노스 원은 향후 구글 어시스턴트도 탑재 할 예정이다.

    애플의 오디오 브랜드 비츠 바이 닥터드레는 올해 초 시리(Siri)를 불러올 수 있는 비츠X를 149.95달러(약 17만원)에 출시했고, LG전자와 보스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헤드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마존과 구글처럼 먼저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부터 비슷한 성능을 가진 보급형 중저가 제품까지 시장 폭을 넓히고 있는 반면, 후발주자들은 가격은 비싸지만 프리미엄 성능 제품으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SA의 인텔리전트 홈 그룹 데이비드 왓킨스 이사는 "올 연말 스마트 스피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다양한 폼 팩터와 가격, 기능을 가진 제품들을 선택 할 수 있게 됐다"며 "제품의 세분화는 전통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가진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과 새로운 기술 활용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사양의 보급형 제품을 내놓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 국내 시장도 중저가 AI 스피커 쏟아져

    지난해 9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 스피커를 내놓아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기록한 SK텔레콤의 누구는 최근 에코 닷을 닮은 누구 미니 버전을 9만9천원에 내놨다. 음악감상(멜론), 홈 오토메이션, 일정관리, 날씨알림, 교통정보(T맵), 주문배달 등 30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시 기념으로 11월까지 4만9900원에 할인 판매한다.

    포털 사이트의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하다.

    AI 가상비서 클로바를 탑재한 스피커 웨이브를 15만원에 선보인 바 있는 네이버는 지난 8월 1차 예약판매에서 네이버 뮤직 1년 이용권(9만원 상당) 구입시 웨이브를 무료로 증정해 35분만에 매진됐다. 2차 예약판매에서도 같은 조건에 정가보다 73% 할인 된 4만원에 판매해 매진사례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휴대성을 강화한 두번째 AI 스피커 프렌즈를 26일부터 9만9천원(네이버 뮤직 1년 이용권 포함)에 판매한다.

    카카오도 AI 가상비서 카카오 아이를 탑재한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내놓자 마자 예판물량이 순식간에 동났다.

    지난 9월 18일 사전 예약판매에 들어간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는 정가 11만9천원 짜리를 멜론 1년 이용권과 카카오프렌즈 피규어를 끼워주고 5만9천원에 판매해 38분만에 3천대 완판 기록을 세웠다.

    사실 음성인식 AI 가상비서의 성능보다는 음악 스트리밍 1년 이용권, 캐릭터 마케팅 등 프로모션의 힘이 컸다. 아마존 구글은 물론 SKT의 누구에 비해 클로바나 카카오 아이의 성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데다 학습이 필요한 AI도 초기 수준이어서 소비자들의 유리지갑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말 카카오 미니 정식 출시를 앞두고 프로모션 규모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오 품질이나 AI 성능, 생태계 조성이 설익은 상황에서 AI 스피커를 소비자가 선뜻 구입하기는 쉽지 않아 카카오는 멜론 1년 이용권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SA 수석 애널리스트 조 브란스는 "AI 스피커는 소비자의 가격 저항선, 오디오 품질 기대, 가상비서 생태계 환경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모든 환경에 적합한 제품으로 단일하게 나올 수 없을 것"이라며 "제조사들은 기능 구성, 크기 및 가격의 적절한 조합이 AI 스피커의 대량 소비를 유발할 것인지를 두고 실험 모드 중에 있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조합을 따져보고 AI 스피커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나에게 맞는 AI 스마트 스피커는 무엇일까

    하반기 5~10만원대 보급형 AI 스피커와 30~4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12월 A8 프로세서와 독자 개발한 우퍼, 실시간 음향 모델링, 자동 빔 포밍 멀티 채널 에코 캔슬링을 지원하는 시리 AI 스피커 홈팟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는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한 스마트씽큐 허브 AI 스피커를 11월,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내년 초 선보인다. 삼성과 LG의 AI 스피커는 자사의 가전과 연동되는 스마트 싱크 플랫폼 구현이 특징이다. 아마존과 구글 등이 스마트 홈 오토메이션 환경을 서브 파트와의 결합에 촛점을 맞췄다면 삼성과 LG는 자사의 가전과 연동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KT의 기가지니는 하만 카돈 스피커 시스템을 탑재해 홈 사운드 기능과 IPTV 연동으로 AI 스피커 콘텐츠 중 하나인 구글 크롬캐스트, 안드로이드 스마트TV,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 대응이 가능하다.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는 '가성비'에 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 오디오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프리미엄 소비자 층과 차이를 보인다. AI 스피커의 경우 아직까지는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음악을 감상하거나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부가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적당한 품질의 오디오 성능과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 홈 미니와 아마존 에코 닷의 경우 오디오 품질에서는 구글 홈 미니가 조금 더 앞서고 AI 성능도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은 4~5만원대지만 국내에서는 구입 할 수가 없다. 일본에도 출시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대행을 통해 해외 직구만 가능하다. 알렉사는 지원 솔루션이 2만여개로 가장 많지만 아직 한국어 지원을 하지 않는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한국어를 지원하고 안드로이드와 iOS 구글 홈 앱을 통해 구글 홈 스피커와 연동할 수 있다. 세금과 배송비용을 포함하면 7~8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해외 출시 국가 중 환율 기준 미국이 가장 저렴하다.

    스피커 성능은 스트리밍 음악 감상을 하는데 둘 다 무리가 없지만, 검색과 업무환경 등 오피스 기능을 활용하는데는 후발주자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기술적으로나 고유의 생태계를 잘 갖춘만큼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 미니와 네이버 웨이브는 10~20만원대 AI 스피커로 멜론과 네이버 뮤직을 이용한 음악 스트리밍 이용과 검색·알람·콘텐츠 플레이 등 비교적 간단한 자사 플랫폼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운드는 시중에 판매되는 비슷한 가격대의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 성능을 가지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 네이버 플랫폼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입문자용으로 무난하다.

    SKT의 누구는 이미 10만 명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만큼 누구 미니가 사용자 환경에서는 좀 더 유리하다. 가격도 5만원 미만으로 부담이 적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보다 활용도 높은 AI 스피커를 선택하고 싶다면 추천할 만 하다. 초고속 인터넷과 IPTV, 스마트폰 요금제와 결합하면 KT의 기가지니도 가질 수 있다.

    여전히 고민이라면 좀 더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생태계 확산을 위해 알렉사, 어시스턴트, 클로바, 카카오 아이, 빅스비, 아리아 등이 탑재된 더 다양한 성능의 저렴한 '가성비' 제품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이어폰, 스피커 등 웨어러블 제품과 중형가전에서도 AI 가상비서를 쉽게 만나게 된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찾는 것이 아니라면 AI 스피커 구매자들이 주로 편안한 음악감상과 음식배달, 날씨, 뉴스 검색 비율이 높은 만큼 5만원 대의 저렴한 제품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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