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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연인' '국방부시계'…단풍잎 향수에 취한 시민들



사회 일반

    '옛 연인' '국방부시계'…단풍잎 향수에 취한 시민들

    다음주부터 전국 단풍 절정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구름 한 점 없는 22일 오전, 서울 도심 곳곳은 이른 시간부터 단풍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숲과 빨간 단풍나무 밑에서 한동안 옛 추억에 잠겼다.

    자전거 동호회원 강덕희(55) 씨는 단풍나무 밑에서 '국방부시계'를 떠올렸다. 그는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놔도 흘러가는데, 이제는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는 걸 단풍을 보면서 느낀다"고 말했다.

    단풍잎 속에서 옛 애인의 향수를 자아내는 시민도 있었다. 김영선(55) 씨는 "단풍을 보니 옛 여자가 생각난다"면서 곧바로 "그 사람이 이 사람"이라며 옆에서 웃고 있는 아내를 가리켰다.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

     

    한류스타를 만나기 위해 중국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근처에 사는 배우 김수현 씨를 만나고 싶어 왔는데, 단풍까지 보게 돼 너무 좋았다"며 어눌한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소감을 전했다.

    서울 한 가운데 위치한 남산도 어느덧 빨강과 노랑 줄무늬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과,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한손에는 셀카봉을 쥔 연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유모차 안에 있던 3살 난 아이 손에는 붉은색 단풍잎이 들려있었다. 아이는 신기한 듯 이파리 줄기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단풍잎을 관찰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

     

    아이 아빠 이인태(37) 씨는 "사실 이렇게 단풍이 피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와보니 수많은 단풍이 붉게 물들어있어 내 마음도 진하게 물든 기분"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아이 엄마 이정선(32) 씨도 "아이한테 좋은 풍경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며 유모차에서 단풍 관찰을 하던 아이 손을 살며시 붙잡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남산을 찾은 회사원 김영추(26) 씨는 "근래 날씨가 너무 따뜻했는데, 붉게 물든 단풍을 보니 비로소 가을이 온 걸 실감한다"면서 "여자친구와 함께 할 수 있어 더 행복하다"며 시종일관 입가에 번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덕수궁 돌담길 등 도심 속 곳곳도 오후 들면서부터 단풍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앞서 서울시는 멀리 가지 않고도 이처럼 도심 속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단풍길 109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서울숲과 남산을 비롯해 송파구 올림픽공원, 양재 시민의숲과 근처에 있는 문화예술공원이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강원도 주요 산들은 이미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속리산 등 남부지역에 위치한 산에도 첫 단풍이 들었다.

    단풍 절정기는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순 사이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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