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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여은 "여성팬 특히 많아져… 저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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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여은 "여성팬 특히 많아져… 저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노컷 인터뷰] '언니는 살아있다' 구세경 역 배우 손여은 ②

    지난 14일 종영한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구세경 역을 맡은 배우 손여은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지난 14일 종영한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의 구세경은 드라마 초반에는 갖은 악행을 저질러 미움을 받았으나, 알고 보니 유년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당했던 기억이 있어 더 발버둥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극이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구세경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더 이상의 나쁜 짓을 추가하지 않는다.

    어떤 캐릭터든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캐릭터에 임했다는 손여은은, 구세경이라는 캐릭터에 꽤 몰입해 있었다고 밝혔다. '언니는 살아있다'라는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도 묻어났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손여은은 드라마를 수놓았던 여러 악역들에게마저 "짠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배역들도 매력있다고 치켜세웠다.

    (노컷 인터뷰 ① 손여은, 암 환자로 죽는 드라마 결말에 더 울컥했던 이유)

    ◇ 손여은이 생각하는 가장 불쌍한 캐릭터는

    김순옥 작가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악역은 보통 여성이다. 또한 그 극 안에서는 악역에게 속아 넘어가거나 모른 척해주는 무능하고 비겁한 등장인물들이 있다. '똥멍청이'라는 별명이 붙은 구필모(손창민 분), 한결 같이 '찌질하다'는 평을 들었던 추태수(박광현 분)가 대표적이다.

    가장 악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불쌍하다고 본 캐릭터를 묻자 "근데 회장님(구필모)도 그렇고 추태수 오빠도 그렇고 다 매력 있지 않나요?"란 답이 돌아왔다. 박광현 이야기를 할 때에는, 여러 가지 애드립을 선보여 장면을 더 재밌게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손여은은 "다들 매력이 있어서… 불쌍하게 보면 다 짠한 사람들이다. 다 이유들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와, 평생 살아도 겪기 힘든 일들이 하루 만에 벌어지는 탓에 '막장드라마'란 꼬리표를 뗄 순 없지만, 김순옥 작가는 이번에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를 또 한 편 탄생시켰다. 작품성을 두고는 이견이 갈려도, 드라마는 점차 인기를 끌며 2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손여은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드라마에) 열광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계신 것 같다. 대본대로 연기하고 나오면 (방송 후) 반응이 폭발적일 때도 되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에피소드들을 다 생각하셨지? 할 정도로 악행도 끝이 없지 않았나. 서로가 약점 잡아서 무언가를 뺏기고 하는 고리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런 게 작가님 능력이 아니었을까. 사건이 이렇게 몰아치는 걸 처음 봤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가 넘쳐나신다"고 치켜세웠다.

    극중 구세경이 화장품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직접 화장품을 먹으며 기싸움하는 모습 (사진='언니가 살아있다' 캡처)

     

    김 작가가 만든 장면에 감탄했던 사례가 바로 '화장품 퍼먹기' 장면이었다. 손여은은 문제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화장품을 먹을 만큼 구세경이 대단한 여자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발상이 되게 신선하지 않았나요?

    손여은이 그때 먹었던 것은 요거트였다. 극중에서 다른 사람들과 식사하는 장면이 별로 없엇고 주로 와인을 마시는 장면만 등장했던 그는 "그래서 사람들이 '밥을 안 먹으니까 아프지'라고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 "'착쁜년'이란 별명 들어봐"… 여성팬 많아진 것 실감도

    구세경은 재벌가의 딸이자 임원이었기에 늘 가장 좋은 옷을 입었다. 시크함과 우아함을 잃지 않는 것이 구세경 스타일이었다. 머리스타일과 착용한 옷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손여은의 아름다운 외모도 화제였다. '예쁜 악역'이라는 별칭은 이를 잘 보여준다.

    손여은은 "워낙 스타일리스트나 메이크업, 헤어 하시는 선생님들이 정성스럽게 꾸며주셔서 된 것이다. 옷도 너무 예쁘게 입혀주시고…"라며 손사래 쳤다. 그는 "그냥 못됐어! 하고 욕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관심 가져주실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언니는 살아있다' 구세경 스틸컷 (사진=SBS PD노트)

     

    구세경 역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애칭으로 이어졌다. '착쁜년'(착한+나쁜년)이라는 애칭을 들어봤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젖은 머리가 물미역 같다고 해서 붙여진 물미역도 있었다. 손여은은 "제가 은향을 부를 때 '기므냥~' 이러는 것도 봐 주시더라. 은향-세경 만화도 봤다. 재미있는 사진 캡처나 패러디도 많이 봤다. 재밌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높아진 인기는 특히 갑자기 늘어난 여성팬들로부터 실감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엄마 따라 (드라마를) 다 보는 것 같았다. 어떤 초등학생은 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리고는 '세경언니 머리스타일 따라하는 거예요!'라고 하더라. (웃음) 토요일에 방송 보고 '언니 때문에 힘내서 시험공부한다' 이러는 친구도 있고 '학교에서 언니 얘기밖에 안 해요' 하는 말도 들었다. 이 드라마로 인해 팬들도 생기고 팬 카페도 생겼는데 거의 다 여자분들이다. 그동안은 드라마 역할 때문에 남자팬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알았다. '아, 여자분들이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걸. '워너비에요!', '언니처럼 될 거에요' 이런 얘기는 처음 들어봤다."

    손여은은 올해를 무척 특별하게 보냈다. 공백 없이 한 해를 꽉 채워 활동했고, 연기적으로 호평을 들었고, 팬들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 받는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 목표다.

    "저는 데뷔한 지는 오래 됐어도 연기로 상 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아예 기대치가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그냥 그때그때 충실하면서 연기하고 싶다. 이번 작품도 뭘 바랐거나 욕심이 있었다면 더 힘들었을지 모르겠다. 기준치를 정해 놓고 '이걸 이룰 거야' 하는 게 전혀 없었다. 그때그때 오는 상황에 맞춰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소소하게 선물도 너무 많이 받았고 너무 재밌는 추억도 많다. 제 가치관 자체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사는 거다."

    ◇ 다음에 해 보고 싶은 역할은 "밝고 재미있는 것"

    '언니는 살아있다'의 성공으로 배우 손여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차기작으로 쏠리는 관심 또한 크다. 손여은은 드라마가 끝나기 전 소지섭-손예진 주연의 일본영화 리메이크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캐스팅돼 촬영 중이다. 그 외에는 아직 차기작을 정해 놓진 않았다고.

    악역에 또 도전할 마음이 있느냐고 묻자 "악역이든 선역이든 정해 놓은 건 없다. 하고 싶은 건 많다. 이거('언니는 살아있다') 하면서 밝고 재밌는 걸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동안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해서…"라고 답했다.

    배우 손여은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손여은은 "아직 안 해 본 역할이 많아서 이런 게(역할이) 맞다, 안 맞다 이걸 아직 잘 모르겠다. 주어지면 거기 빠져서 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역을) 집어서 얘기해드리면 좋을 텐데… 뭘 정해 놓지 않는 편이다. 작품을 고를 기회가 많아지면 그만큼 더 감사할 뿐이다. (무슨 역할을 할지) 기대되는 지금 이 시간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손여은이 맡은 배역의 스펙트럼은 꽤 넓었다. 사려 깊고 현명한 아내 윤지수, 외로움을 달래려 사이보그를 만드는 천재 과학자 윤세정,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희순, 천방지축 말괄량이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수줍음 많아지는 서커스단원 선화, 다소곳한 인상이지만 전처 아이에게까지 질투를 하는 채린, 4차원 멘탈과 두둑한 배짱을 갖춘 싱글맘 선혜주까지. 캐릭터 간 교집합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워낙 캐릭터를 "열어놓고 보는" 취향 덕분에 필모그래피가 다채로워졌다. "이미지 변신이 확확 되는 것 같다"는 칭찬에 "그런 말 듣는 걸 좋아한다"고 바로 감사를 표할 만큼 손여은은 여러 캐릭터를 소화해낸다는 칭찬이 가장 기분 좋다.

    올해를 지나며 가장 달라진 부분 역시 시청자·관객들이 "손여은이라는 배우가 스펙트럼이 넓구나 하고 생각해 주신" 것이다. 무엇보다 손여은이 '악역도 잘할 수 있구나' 하면서 대중이 가졌을 수 있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손여은은 "이런 건 내게는 없는 부분인데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해 내고 나면 그 뿌듯함과 보람이 선물로 돌아오니까,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재밌다"고 말했다. 이번에 맡은 구세경 역이 '완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만큼 빈틈 있는 허당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단다.

    ◇ "저 좋아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손여은은 영화 '보안관'에서 선보인 폭탄주 제조 실력을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나와 선보인 바 있다. (사진='라디오스타' 캡처)

     

    손여은은 올해 영화, 드라마만 오간 것이 아니다. '택시', '라디오스타', '런닝맨' 등 주요 예능을 두루 거치며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택시'에서는 길었던 무명 생활 이야기로, '라디오스타'에서는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능숙하게 폭탄주를 제조하는 모습으로, '런닝맨'에서는 웃음이 절로 터지는 춤사위로.

    자연히 예능 러브콜도 들어오고 있다. 작품 중이라 못 간 것도 있다. 가능한 선에서는 예능도 출연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사실 '예능 울렁증'은 여전하다고. 그간 예능에서 활약한 것도 다 주변에서 도와준 것이었다며 공을 MC들에게 돌렸다. 예능에 나와서 보여줄 만한 비장의 무기를 물으니 "특별히 준비하는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몸을 낮췄다.

    배우들도 곧잘 출연하는 일상 공개 예능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손여은은 "제가 저를 잘 모르겠다. 그런 게 잘 맞을지. 콘셉트 잡아서 쇼맨십 있게 뭘 보여줘야 되는 예능엔 약한데, 리얼한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거면 괜찮을까요? 잘 모르겠다. 어릴 때 (예능에 나갔던) 울렁증이 남아 있어서 그런 거 잘하시는 분들 보면 부럽다. 그런데 제가 예능 나오는 모습 보고싶어 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 전했다.

    당장 11월에 영화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여유가 많진 않지만, 모처럼 생기는 '휴식'을 그는 가족과 보낼 예정이다. 이사 준비를 하고, 못 만났던 사람도 만나고, 여행도 다녀올 계획이다. 짬을 내 배우고 싶은 건 발레.

    지치지 않고 설렘을 잃지 않으면서 계속 변신할 수 있는, 그래서 대중이 계속 '기대하는' 배우가 되길 원한다는 손여은은 예나 지금이나 '백지 같은 배우'를 꿈꾼다. 나이 들어서도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새로 태어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줄리엣 비노쉬 같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이내 미소 지으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가 많이 나오는 걸 원하시니까,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활동 더 많이 하려고 하니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해 주세요. 저 좋아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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