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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보수진영 주도권 경쟁, 2막 올랐다

    한국+국민+바른 '중도-보수통합론' 급부상…한국+바른 '보수통합론' 주춤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양갈래 통합 흐름이 분명해졌다. 당초 속도를 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 기류는 다소 주춤한 반면, 이번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흐름이 급부상하는 기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선에 이은 보수 세력 내 주도권 경쟁의 2막이 오른 셈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유승민, 개혁보수 주도 '통합론' 제시…한국당·국민의당에 '손짓'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각된 새로운 통합 기류는 바른정당 내 자강파 대표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 내 개혁세력까지 포함하는 '중도 개혁보수 통합론'으로 확장시키면서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 의원은 19일 CBS 노컷뉴스 통화에서 "개혁보수의 길 위에서 뜻을 같이하는 바른정당, 한국당, 국민의당 의원들이 뭉치는 것이 진정한 보수통합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 논의를 한다면 (한국당에서도) 동참할 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당에 자극제가 될 것이란 얘기"라고 밝혔다.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 한국당 내 개혁세력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방식의 '중도 개혁보수 통합론'을 새롭게 제시한 셈이다.

    다만 유 의원은 그동안 줄곧 국민의당의 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에도 그는 "햇볕정책과 지역주의 문제는 (통합과정에서) 선행 합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안보관과 관련된 국민의당 내 '교통정리'와 지역주의 탈피를 통합의 조건으로 내세운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바른정당 내 자강파들은 일단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11월13일 전당대회 전 빠른 통합 가능성은 낮으며,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뒤 바른정당이 중심을 잡고 '중도 개혁보수 통합론'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일단 국정감사 이후 국민의당과의 정책 연대로 시작해 전대 후 지방선거 연대로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스킨십' 먼저 나서는 안철수…유승민과 회동 추진

    반면 국민의당은 보다 적극적이다.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지지율 2위 정당으로 올라선다는 내부 '비밀 여론조사'마저 언론에 공개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의원 모임을 주도하는 바른정당 정운천 최고위원과 추석 전 만난 데 이어 지난 주말엔 주호영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도 만났으며, 유 의원에게도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에 안 대표와 만났다"며 "당내 사정에 대한 얘기와 한국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통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안 대표와 만나 앞으로 우리가 중간지대에서 중도, 실용, 민생에 대한 열망을 하나로 모아 가보자는 데 공감을 이뤘다"고 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18일 직접 주 원내대표를 찾아 통합과 관련된 당내 논의를 진행시켜줄 것을 요청했고, 주 원내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국민의당이 통합에 속도를 내는 건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간 '보수통합'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홍준표, 보수통합 가속 페달…한국당 윤리위 오늘 朴·서·최 출당 시도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홍 대표도 보수통합을 위한 작업을 더욱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다. 당장 20일 직접 윤리위원회를 소집했으며, 여기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이 한꺼번에 추진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출당 과정 조차도 친박계의 강한 반발이 터져나오는 것으로 미뤄볼 때, 윤리위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최고위 논의과정서부터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공개 성명으로 "윤리위가 지도부 각본대로 결정한다면 모든 걸 잃어버린 전직 대통령을 또 다시 짓뭉개는 무자비한 당 지도부의 홍위병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대표가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인사는 "보수 통합을 밀어붙이다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의 빌미를 줬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통합은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며 '국민·바른' 접촉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新 통합 기류에 바른정당 보수통합파 '주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통합파의 움직임은 주춤한 상태다. 10월 말까지 박 전 대통령 출당 등 한국당의 조치를 지켜보면서 세를 불려 전대 전 한국당행(行)을 택할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통합기류가 형성되면서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들을 모으기가 더욱 쉽지 않아진 셈이다.

    중립지대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변수가 많아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통합파 세(勢) 모으기에 나섰던 김무성 의원 주변에 모여들었던 동합파 9~10명 중 절반 가량이 '탈당 유보'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합파인 한 의원은 "(국민의당과) 특별한 기류가 형성됐다고 보지 않는다. 양측이 정체성이 달라 통합이 현실화 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파는 보수 대통합이라는 큰 명분 속에서 자유한국당의 혁신 조치가 잘 마련되기를 기다리고 있고, 그렇게 되면 바른정당 다수 의원들이 통합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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